[ESN쇼츠뉴스]DMZ에서 치유를 그린 양서경 작가의 15년 예술 기록 [ESN오늘의인물] DMZ양서경작가치유의예술DMZ15년의기억필라스캐릭아트경계의미학하나님의공간예술로담다
ESN엔터스타뉴스ㅣ로이정 기자
DMZ 추상화작가 서양화가 양서경은 오늘도 치유의 축복을 캔버스에 실었다. 폭 4km, 길이 250km의 냉전이 만들어 낸 텅 빈 공간은 작가에게 하늘로 향하는 문이었다. 아픔과 절망의 민둥산은 우거진 숲이 되었고, 생명의 작은 숨소리조차 찾기 어려웠던 불모지에는 온갖 숨소리로 가득했다고 작가는 전했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작가는 DMZ라는 하나님의 공간에서 치유와 축복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의 분신들과 어울려 춤추고 노래하면서 그 몽환적 실상을 캔버스에 담아냈다.
DMZ에 천착하는 양서경은 그런 경계의 미학을 중시하는 작가였다. 그리고 그 깨달음의 장소가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장소인 DMZ이라는 게 신비롭게 다가왔다. 작가는 20여 년 동안 DMZ의 텅 빈 컨테이너 속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한 깨달음의 여정은 예술적 가치를 승화시켰다. 생과 사, 성과 속, 카오스와 코스모스, 자연과 인위 등 다양한 경계 속에서 중용(中庸)을 만드는 것이 곧 성숙이라고 작가는 역설했다.
양서경 작가는 『DMZ 15년의 기억들』을 통해 “귀중한 자연과의 시간 속에서 존재로부터 차이에 이르기까지 자연무위의 도로부터 의경에 이르기까지 숱한 이들이 고뇌하며 찾으려 했던 이데아가 내 안에 내재돼 있음을 알았고, 작업을 통해 내 안의 이데아를 놓치지 않으려는 구도의 여정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에서 가장 깊게 알 수 있는 것은 경계에 대한 자신감이다. 스스로 자연의 역동을 그림의 파동으로 만들어간다며, 던진 것이 철학과 예술을 결합한 필라스캐릭아트(philoscharacart)인데, 이는 일반에서는 유통되지 않는 작가만의 신조어였다. 우리들에게 나타나는 하나님의 모습은 모두가 캐릭터이며 그 경계를 통해 구원이라는 하나님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고 작가는 설명했다. 이런 경계의 마음은 신인합일(神人合一), 진공묘유(眞空妙有)나 카오스모스(카오스+코스모스)에도 그대로 투사됐다. 세상의 구분들도 작가의 경계로 들어가면 혼융된다는 것이 그의 예술관이었다. 그래서 작가가 미술 기법으로 선호한 것이 재료의 질감을 살리면서 표현하는 떡갈나무 마티에르 기법인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또 그 사이 작가의 영성을 채운 것은 종교도 있지만 다석 유영모나 들뢰즈가 되기도 했다.

DMZ는 70년간 인간의 발을 제한한 채 보존된 남북 4km, 길이 250km, 면적 1000㎢의 공간으로 특별한 영성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크투어리즘의 상징이자, 지뢰로 인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놀라운 자연의 치유 에너지는 이 불모의 대지를 원시의 자연으로 복원시켰다. 이렇듯 DMZ가 지구상 유례없는 치유와 생명의 탄생 공간이자, 인간 본성의 복원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공간이라는 것에 작가는 더 깊은 의미를 부여했다.
작가가 작품 《DMZ memorys》 시리즈를 통해 고통과 아픔으로부터 치유와 회복을 기원했다면 작품 《DMZ From Nature》 시리즈를 통해서는 끊임없는 자연의 생명력을 화폭을 통해 보여주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루미나 고라니, 꽃이나 자작나무 같은 생명들이었다. 이들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기도 하지만 꽃을 피워도 고통으로 느껴지는 연리목처럼 만나지 못하는 공간들이 존재했다. 그런 가운데 생명들이 존재했다. 때로는 꽃덤불을 향하는 연인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자작나무 숲속에 어울림으로 나타났다.
작가가 DMZ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 영성의 교감을 갖고 갓 태어난 아기의 눈동자 같은 세계를 접하면서 그려낸 작품 《Infinity(∞) C·A·P》 시리즈는 이미 세상은 구원받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며 하나님의 궁창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자신에 대한 완성의 표시였다. 유엔사령부 앤드류해리슨 전 부사령관이 가족들과 함께 JSA평화미술관을 방문하고 작품 앞에서 감동의 눈물을 흘렸던 것은 작가가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있는 하나의 사례였다.
일본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전시회를 준비 중인 작가의 예술세계는 《DMZ추상》으로 명명되었고, 《양서경 채플》의 완성을 위한 마지막 사역에 몰두하고 있었다. 작가는 현재 DMZ JSA에 있는 평화미술관 관장이자 에코아트센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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