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막의 별들이 손을 잡다 - 이란의 불길이 되살린 이스라엘과 UAE의 밀약
역사는 종종 전쟁의 폐허 위에서 가장 낯선 우정을 빚어낸다. 중동이라는 모래바람 가득한 무대 위에서, 지금 그 낯선 우정이 전례 없는 속도로 굳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이야기다. 2020년, 아브라함 협정이 체결되던 날을 기억하는가. 26년 만에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과 손을 맞잡았다는 소식에 세계는 경악과 기대를 동시에 쏟아냈다. 그러나 그 악수가 진짜 무게를 가지게 된 것은, 협정문이 서명된 회의실이 아니라 이란의 미사일이 아부다비 하늘을 가르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이스라엘-미국 대(對) 이란 전쟁이 격화되던 국면에서, UAE는 이란의 집중 보복 공격을 정면으로 맞았다. 이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그는 비밀리에 이스라엘군 아이언돔 포대 한 기와 운용 병력 전체를 UAE에 파견하도록 명령했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얀 UAE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의 일이었다. 아이언돔이 이스라엘 국경 밖에 실전 배치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고, 이스라엘 군대가 아랍 국가 영토에 발을 디딘 것 역시 전무후무한 사례였다. 이 시스템은 전쟁 기간 이란 미사일 수십 발을 요격했다고 이스라엘 측 소식통이 밝혔다.
사실 이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2022년, 예멘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이 아부다비를 강타해 세 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이스라엘은 당시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 시절 UAE 측의 요청을 받아들여 바라크-8 방공 포대를 조용히 건네준 바 있었다. 중동 외교의 수면 아래에서 두 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운명 공동체의 언어로 대화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 전쟁이 지역 판도에 남긴 가장 뚜렷한 균열은 무엇인가. 바로 UAE와 전통적 아랍 동맹 사이의 벌어진 틈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이란 전쟁 동안 걸프 아랍 국가들로부터 실질적 지지를 받지 못했다. UAE 대통령 자문인 안와르 가르가쉬는 두바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걸프 국가들의 반응을 향해 "역사적으로 가장 미약한 태도였다"라고 직격했다. 아랍연맹을 향해서도 실망을 숨기지 않았지만, 걸프 국가들에 대한 충격은 더 컸다고 그는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스라엘의 영향력이 걸프에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예상 밖의 발언이 아니다. 이제 이 지역에서 누가 진짜 파트너인가를 이란의 불길이 가려준 셈이다.
지정학적 재편의 신호는 또 있다. UAE는 약 57년간 몸담았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전격 탈퇴를 선언했다. UAE 에너지 장관 수하일 알 마즈루이는 이것이 "주권적 국가 결정"임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오랫동안 OPEC 내 제약에 불만을 품어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를 배려해 참아왔다고 분석한다.
이제 그 인내의 끈을 놓은 것이다. 이스라엘 소식통은 이 결정이 UAE가 전통적 걸프 노선에서 멀어져 이스라엘·미국 쪽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하는 또 하나의 증거라고 해석한다. "UAE는 자신들이 지역을 벗어나 성장했다는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라는 하버드대 벨퍼센터 타레크 알오타이바 연구원의 말은 이 상황을 예리하게 압축한다. UAE의 경제·외교적 복잡성은 이미 걸프 이웃들보다 서방 및 아시아 선진국들과 더 공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물론 이 관계에는 한계도 있다. 이스라엘은 UAE가 추가 아이언돔 포대를 요청했을 때 이를 거절해야 했다. 자국 방공망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에서였다. 어떤 우정도 자국 안보를 담보로 삼을 수는 없다. 한편 UAE는 그 대가로 이스라엘에 신호정보(SIGINT), 즉 전자 신호 감청 및 분석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두 나라는 철저하게 상호 이익의 언어로 관계를 쌓아가면서도, 그 위에 공통의 위협 인식이라는 감정적 접착제를 입혀두고 있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의 요엘 구잔스키 선임연구원은 이렇게 단언한다. "안보뿐 아니라 관광, 과학, 투자, 무역까지 - UAE만큼 이스라엘에 가까운 아랍 국가는 없다." 가자 전쟁의 불똥이 튀던 시기에도 UAE는 텔아비브 주재 대사를 철수시키지 않았고 항공 노선도 유지했다. 그리고 이란은 바로 그 이유로 UAE를 집중하여 타격했다. 가까움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여기서 나는 잠시 멈추게 된다. 중동을 오래 바라본 한 사람으로서, 이 풍경이 경이롭기도 하고 또 무겁기도 하다. 이스라엘이 아랍의 하늘 위로 자국의 가장 정밀한 방패를 펼쳐 올린 날, 그것은 단순한 군사 협력이 아니었다. 두 민족이 수십 년간 서로를 향해 겨눴던 불신의 총구가, 이제는 공동의 적을 향해 방향을 바꾼 순간이었다. 나는 그 전환이 얼마나 험난한 내면의 여정을 거쳐 가능해졌는지를 생각할 때마다, 인간사가 얼마나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새삼 경외감을 느낀다.
모래 위에 새겨진 발자국은 바람이 지우지만, 공포를 함께 견딘 두 나라의 기억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 관계가 진정한 평화의 씨앗이 될지, 아니면 이해관계가 사라지는 날 모래 속으로 묻혀버릴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오늘, 사막의 별들은 같은 하늘 아래 나란히 빛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