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문제 제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 네이버 등 주요 7개 오픈마켓 사업자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 조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사업자가 '제3자 해킹'이나 '이용자 과실'을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보안 위험을 일방적으로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부당한 면책 조항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시정 대상에 포함된 오픈마켓은 쿠팡, 네이버, 컬리, SSG닷컴,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커머스 등 7곳이다.
공정위는 이들 사업자가 제출한 시정안을 검토한 뒤 다음 달 초까지 약관 개정을 완료하도록 요구했다. 특히 지난해 발생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논란이 되었던 면책 조항이 이번에 삭제 대상에 포함되었다.
당시 쿠팡은 약관상 '제3자의 서버 불법 접속'을 이유로 손해배상 책임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근거로 소비자 보호 책임을 회피하려 했고, 이는 소비자단체와 법조계의 강한 비판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러한 면책 조항이 개인정보보호법과 전자상거래법이 사업자에게 부과한 보안 의무를 사실상 무력화한다고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9조는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안전성 확보 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전자상거래법 제12조 역시 통신판매업자에게 이용자 정보 보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오픈마켓들은 약관을 통해 이러한 법적 책임을 우회해왔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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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G마켓 등 다른 오픈마켓 역시 유사한 면책 조항을 운용해왔다. 네이버는 '이용자의 ID와 비밀번호 관리 소홀로 인한 정보 유출'에 대해 회사가 책임지지 않는다는 조항을 두었고, G마켓은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으로 인한 서비스 제공 불가'를 폭넓게 해석해 보안 사고 책임을 면제받으려 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조항들이 사업자의 귀책사유를 지나치게 좁게 해석할 여지를 주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한다고 보았다. 쿠팡의 또 다른 불공정 약관도 시정 대상에 포함되었다. 쿠팡은 회원 탈퇴 시 유상으로 충전한 쿠페이머니 잔액을 돌려주지 않는다는 조항을 운영해왔다.
공정위는 이 조항이 소비자의 재산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불공정 약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법 제18조는 선불식 통신판매업자에게 소비자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쿠페이머니는 현금과 동일한 재산적 가치를 지니므로 탈퇴 시 환불이 원칙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번 조치는 국내만의 현상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단순히 중개 역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보호 및 규제 준수에 대한 실질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8년 5월 시행한 일반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통해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시 72시간 이내 당국 신고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전 세계 매출의 최대 4%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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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역시 2020년 1월 소비자프라이버시법(CCPA)을 시행하며 사업자의 데이터 보호 책임을 대폭 강화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업자 책임 강화 목소리가 커졌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2024년 개인정보 침해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는 전년 대비 18.3% 증가한 2만3천여 건에 달했다. 이 중 전자상거래 플랫폼 관련 신고가 32%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특히 해킹이나 내부 유출로 인한 대규모 개인정보 노출 사건이 연간 5건 이상 발생하면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그동안 오픈마켓들이 약관을 통해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가 반복되었고, 실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되었다"며 "이번 공정위 조치가 소비자 권익 보호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25년 접수한 오픈마켓 관련 피해구제 신청 중 개인정보 유출 관련 건수는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나, 사업자의 면책 조항을 근거로 기각된 사례가 60% 이상을 차지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강화된 조치
이번 시정 조치는 사업자에게도 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에는 보안 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이는 소비자 신뢰 회복과 장기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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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2025년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높은 플랫폼일수록 이용자 재방문율이 평균 23% 높고, 연간 거래액 증가율도 15%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안 투자가 단기 비용이 아닌 장기 수익성 확보 수단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 조치 이후에도 오픈마켓 약관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사업자들이 약관을 형식적으로 개정한 뒤 실제 운영에서는 소비자 권익을 침해하는 관행을 유지하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 개정이 실질적인 소비자 보호로 이어지도록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며 "위반 사례 적발 시 시정명령은 물론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는 국내 소비자는 연간 4천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연간 220조 원을 넘어섰고, 이 중 오픈마켓 거래액이 약 40%인 88조 원을 차지했다. 이처럼 대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소비자 권익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회적 신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보안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하고, 내부 개인정보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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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보안 전문 인력 채용 확대, 다단계 인증 시스템 도입, 정기적 보안 취약점 점검 등 구체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는 이번 시정 조치 이후 보안 관련 예산을 전년 대비 30% 이상 증액하고, 외부 보안 전문기관과 협력해 시스템 전반을 재설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플랫폼 이용 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비밀번호를 정기적으로 변경하고, 이중 인증을 활성화하며, 불필요한 개인정보 제공을 최소화하는 등 기본적인 보안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소비자 대상 개인정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인식 제고에 나서고 있다. 이번 공정위의 불공정 약관 시정 조치는 전자상거래 생태계 전반에 걸쳐 소비자 중심의 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플랫폼 사업자가 단순 중개자가 아닌 소비자 보호 의무를 지닌 사업 주체로서 책임을 다할 때, 지속 가능한 시장 성장과 사회적 신뢰 구축이 가능하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디지털 플랫폼 분야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FAQ
소비자 보호의 중요성과 전망
Q. 공정위의 이번 조치로 오픈마켓 이용자 보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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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개인정보 유출 시 사업자가 '제3자 해킹'이나 '이용자 과실'을 근거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사업자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안전성 확보 조치 의무를 이행해야 하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
또한 쿠팡의 쿠페이머니 미환불 조항 삭제로 회원 탈퇴 시 유상 충전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Q. 이번 시정 조치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A. 사업자는 보안 시스템 강화에 추가 투자가 필요하므로 초기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그러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 결과, 개인정보 보호 수준이 높은 플랫폼은 이용자 재방문율이 23% 높고 거래액 증가율도 15% 이상 높아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Q.
세계적인 데이터 보호 트렌드에서 이번 조치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A.
유럽연합의 GDPR(2018년 시행), 미국 캘리포니아주 CCPA(2020년 시행) 등 글로벌 규제 강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플랫폼 사업자가 단순 중개자가 아닌 소비자 보호 의무 주체로서 책임을 지도록 하는 국제적 추세가 국내에도 본격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알림] 본 기사는 법률·규제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법률적 자문을 대체할 수 없다.
실제 법적 문제가 있을 경우 반드시 변호사 등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