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팬들의 복합적 감정
2026년 6월 개막 예정인 FIFA 월드컵이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공동 개최로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국제 팬들 사이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앞서는 분위기다.
2026년 3월 Upgraded Points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제 응답자의 37%가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 참석할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49%는 미국이 개최국이라는 사실 자체에 대해 덜 흥분된다고 밝혔다.
높은 여행 비용, 안전 문제, 이민 정책 우려 등 복합적 장벽이 팬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정반대의 열기가 감지된다. YouGov가 2026년 4월 발표한 조사 결과, 미국 스포츠 팬의 38%가 2026년 월드컵 시청 계획을 세웠으며, 18~34세 젊은 층에서는 이 수치가 55%까지 치솟았다.
국제 팬과 미국 팬 사이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갈린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Upgraded Points 조사에서 응답자의 79%는 미국이 다른 주요 스포츠 이벤트 개최국보다 훨씬 더 비쌀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항공료, 숙박비, 교통비, 식비를 포괄하는 전반적인 여행 경비 부담을 의미한다. 특히 유럽이나 남미 팬들에게 미국행 장거리 항공편은 경제적 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중동 지역 숙박비 폭등이 논란이 됐지만, 미국은 도시마다 물가 수준이 천차만별이고 대중교통 인프라가 유럽보다 취약해 렌터카나 우버 비용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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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 못지않게 팬들의 참여 의지를 꺾는 요인은 안전 문제와 이민 정책이다. Upgraded Points 설문에서 복수 응답으로 집계된 주요 우려 사항 중 안전 문제(치안, 총기 사고 가능성)와 이민 관련 불확실성(비자 발급, 입국 심사 강화)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은 2025년까지도 총기 규제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대도시에서는 범죄율 상승 우려가 제기돼 왔다.
또한 미국 이민 정책은 행정부에 따라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국제 팬들은 비자 신청 과정이나 입국 심사에서 예상치 못한 지연이나 거부를 겪을까 봐 불안해한다. 이러한 복합적 우려는 단순히 비용만 해결한다고 해소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내부 시각은 전혀 다르다. YouGov 조사에서 드러난 미국 팬들의 높은 시청 의향은 최근 몇 년간 미국 내 축구 인기 급상승을 반영한다.
특히 18~34세 젊은 층에서 55%가 시청 계획을 밝힌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보다 10%포인트 이상 상승한 수치다. 이 배경에는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이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경험이 자리 잡고 있다.
FOX Sports는 2025년 클럽 월드컵 중계 시청률이 예상을 웃돌았다고 보도했으며, 이는 2026년 월드컵에 대한 미국 팬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젊은 팬층은 단순히 경기를 시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SNS를 통해 실시간 반응을 공유하고 경기 하이라이트를 소비하는 새로운 형태의 스포츠 경험을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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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전통적인 TV 중계보다 스트리밍 플랫폼과 모바일 앱을 통한 시청을 더 많이 택하며, 경기 전후 콘텐츠(분석, 인터뷰, 비하인드 영상)에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GWI가 2026년 1월 발표한 스포츠 팬 행동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팬들은 평균 소비자보다 여행에 관심을 가질 확률이 41% 더 높았다.
지난 12개월 동안 이들 중 31%는 1~2회 이상 해외 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드컵이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에 걸쳐 열리는 이번 대회 형식과 맞물려 '스포츠 관광' 트렌드를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팬들은 이제 단순히 경기장에서 90분 경기를 보는 것을 넘어, 개최 도시의 관광 명소를 탐방하고 현지 음식을 체험하며 문화 행사에 참여하는 통합적 경험을 원한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경기를 본 뒤 브로드웨이 공연을 관람하거나, 로스앤젤레스에서 할리우드 투어를 즐기는 식이다. 이러한 '경기+관광' 패키지는 여행사와 호텔 업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열어준다.
스포츠 브랜드와 개최 도시들은 이러한 팬들의 복합적 욕구를 마케팅 전략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월드컵 시즌에 맞춰 한정판 유니폼과 신발을 출시하며, 팬들이 SNS에 인증샷을 올릴 수 있도록 체험형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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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 도시들도 월드컵 기간 동안 팬 페스티벌, 거리 공연, 푸드 트럭 행사 등을 기획해 경기장 밖에서도 축제 분위기를 조성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팬존 운영으로 경기 없는 날에도 관광객을 유치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리우데자네이루가 해변 팬 페스티벌로 전 세계 팬들을 끌어모았다. 이번 미국 월드컵에서도 뉴욕, 로스앤젤레스, 마이애미 등 주요 개최 도시들이 유사한 전략을 준비 중이다.
2026년 월드컵과 여행 트렌드
그러나 국제 팬들이 제기하는 우려를 무시하면 이러한 마케팅 노력도 반쪽짜리 성과에 그칠 수 있다. 비용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는 항공사와 호텔 업계가 월드컵 특별 패키지를 저렴하게 제공하고, 대중교통 당국이 경기장 접근성을 높이는 셔틀버스나 임시 노선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경기장 주변과 팬존에 경찰 인력을 집중 배치하고, 응급 의료 서비스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이민 정책 우려를 덜어주려면 미국 국토안보부가 월드컵 방문객을 위한 간소화된 비자 신청 절차나 입국 심사 전용 창구를 운영해야 한다. 실제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카타르 정부는 하야 카드(Hayya Card)라는 디지털 입국 허가 시스템을 도입해 비자 없이도 팬들이 입국할 수 있게 했고, 이는 국제 팬 유치에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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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유사한 디지털 시스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한국 시장 역시 이번 월드컵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마다 높은 TV 시청률을 기록해 왔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 경기는 평균 시청률 40%를 넘어섰고, 16강 진출이 결정된 포르투갈전은 순간 최고 시청률 52.3%를 기록했다. 2026년 월드컵에서도 한국 대표팀이 본선에 진출하면 비슷한 수준의 관심이 예상된다. 또한 한국 팬들은 직접 현장을 찾는 비율도 높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당시 약 5000명의 한국 팬들이 러시아를 방문했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3000명 이상이 현지를 찾았다. 미국은 지리적으로 한국에서 직항편이 많고 시차가 상대적으로 적어(동부 13시간, 서부 16시간) 한국 팬들이 접근하기 유리하다. 다만 높은 여행 비용은 한국 팬들에게도 동일한 장벽이므로, 여행사들이 항공+숙박+경기 티켓을 묶은 패키지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내놓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결국 2026년 월드컵은 국제 팬과 미국 팬 사이의 기대 격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국제 팬들이 제기하는 비용, 안전, 이민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현장 관중 수는 예상보다 저조할 수 있고, 경기장 분위기도 활기를 잃을 위험이 있다. 반대로 미국 내 팬들의 높은 관심을 잘 활용하면 TV 시청률과 스트리밍 수익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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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와 개최국 정부, 브랜드들은 이러한 양면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제 팬 유치를 위한 실질적 해법을 지금 당장 내놓아야 한다. 시간은 한 달밖에 남지 않았다.
Q. 2026년 월드컵에서 국제 팬들이 미국 방문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A.
2026년 3월 Upgraded Points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9%가 미국이 다른 개최국보다 훨씬 비쌀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항공료, 숙박비, 교통비가 주요 장벽이며, 안전 문제와 이민 정책 우려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
Q. 미국 내에서는 2026년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가?
A. YouGov 2026년 4월 조사 결과, 미국 스포츠 팬의 38%가 시청 계획을 밝혔고, 18~34세 젊은 층에서는 55%로 급증했다.
2025년 FIFA 클럽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가 미국 팬들의 기대를 끌어올린 주요 배경이다. Q.
스포츠 관광 트렌드가 2026년 월드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A.
GWI 2026년 1월 보고서에 따르면 스포츠 팬들은 평균 소비자보다 여행 관심도가 41% 높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31%가 1~2회 해외 여행을 다녀왔다. 팬들은 경기 관람뿐 아니라 개최 도시 관광, 문화 체험, 현지 음식 탐방 등 통합적 경험을 원하므로, 여행사와 호텔 업계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