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슬러깅(Slugging)'이라는 새로운 뷰티 트렌드가 급부상했다. 잠들기 전 얼굴 전체에 바세린을 두껍게 펴 발라 수분 증발을 막는 이 요법은 '저비용 고효율' 보습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인기가 높아질수록 바세린의 주성분인 '페트롤라툼'에 대한 공포 섞인 우려도 확산 중이다.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분이기에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괴담이 그것이다.
150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국민 보습제 바세린, 과연 얼굴에 직접 발라도 안전한 것인지 그 진실을 심층 취재했다.
페트롤라툼 정제 등급과 발암 논란의 팩트체크
바세린의 핵심 성분인 페트롤라툼은 석유 정제 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이 맞다. 이 때문에 정제가 제대로 되지 않은 하급 페트롤라툼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라는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시중에서 구매하는 '오리지널 바세린'은 의약외품 및 화장품 등급으로 분류되어 고도의 정제 과정을 거친다. 3단계 이상의 정제 공정을 통해 불순물을 완벽에 가깝게 제거한 '화이트 페트롤라툼'은 미국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안전성을 입증받았다.
단순히 석유 추출물이라는 이유로 발암물질이라 규정짓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공포 마케팅에 가깝다.
유럽 규제의 실체와 한국 내 유통 안전성
유럽연합(EU)에서 페트롤라툼 사용을 엄격히 규제한다는 소문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EU는 발암물질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는 하위 등급의 페트롤라툼 사용을 금지하고 있을 뿐, 정제 이력이 명확하고 안전성이 입증된 고급 페트롤라툼은 여전히 허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정품 바세린 역시 유럽의 기준보다 엄격하거나 대등한 수준의 정제 과정을 거친 제품이다. 따라서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기업 제조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 발암물질 노출에 대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하다. 다만, 출처가 불분명한 저가형 공업용 페트롤라툼 함유 제품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피부 타입에 따른 슬러깅 요법의 부작용 주의보
성분 자체는 안전할지라도 사용 방식에 따라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될 수는 있다. 바세린은 피부에 수분을 직접 공급하기보다 강력한 막을 형성해 수분 증발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건성 피부나 노화 피부에는 드라마틱한 보습 효과를 주지만, 지성 피부나 여드름성 피부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페트롤라툼의 입자는 크기 때문에 모공 속으로 침투하지는 않지만, 피부의 피지와 노폐물이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막아 좁쌀 여드름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본인의 피부 장벽 상태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바세린 활용 가이드
바세린을 얼굴에 사용할 때는 '소량'과 '레이어링'이 핵심이다. 세안 후 수분 크림을 바른 다음, 쌀알만큼의 아주 적은 양을 손바닥에 펴 발라 열감으로 녹인 후 얼굴을 감싸듯 눌러주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특히 눈가나 입술 등 피지선이 적고 건조한 부위에 국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한, 바세린을 바른 다음 날 아침에는 약산성 클렌저보다는 세정력이 있는 폼 클렌저를 사용하여 피부 표면에 남은 기름막을 깨끗이 제거해야 모공 막힘을 방지할 수 있다.
바세린은 지난 한 세기 반 동안 수많은 임상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된 보습 성분이다. 발암물질 논란은 정제되지 않은 저가 원료에 국한된 이야기이며, 우리가 사용하는 정품 제품은 안심하고 사용해도 무방하다. 중요한 것은 성분의 '독성'이 아니라 내 피부와의 '궁합'이다.
무분별한 유행을 따르기보다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자신의 피부 상태에 맞는 적절한 사용법을 익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올바른 정보가 뒷받침될 때, 바세린은 다시 한번 우리 피부를 지켜주는 최고의 가성비 뷰티 아이템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