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에서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에 따른 전력 인프라 및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증시 주도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발전, 송배전, 그리고 2차전지 등으로 구성된 한국 에너지 밸류체인에 포함된 54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무려 660조 원을 넘어섰다. 이는 한 달 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강한 성장세다.

에너지 밸류체인은 원자력·천연가스 발전, 재생에너지 생산부터 전력 변환과 송배전, 마지막으로 2차전지 배터리를 포함한 에너지 저장 장치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친 포괄적인 생태계를 가리킨다. 최근 데이터센터들이 자체 발전 시설을 확장하면서 이들 기업의 성장에 강력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저압 케이블 전문 기업 대원전선의 주가가 이달 한 달간 166% 이상 폭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LS에코에너지와 가온전선 역시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중저압 케이블은 전기가 소비처까지 전달되도록 하는 핵심 인프라로,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고압에서 저압으로 변환되어 안전하게 사용처로 이송되는 역할을 맡는다.
배전 변압기 분야의 대표주자인 LS일렉트릭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하는 등 실적 개선과 함께 주가가 90% 가까이 상승했다. 블룸에너지와의 3190억원 규모 배전 솔루션 공급 계약 소식도 주가 상승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송전변압기를 생산하는 효성중공업 또한 60% 이상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데이터센터 확대가 견인하는 전력·배터리 업종 급등
이처럼 미국 내 공급 부족 문제로 초고압 변압기의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은 중저압 배전 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차전지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의 수요 정체를 넘어 데이터센터 관련 수주 증가에 힘입어 활황을 이어가고 있다. 에너지 저장장치(ESS)는 데이터센터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발전 부문에서는 가스터빈과 소형 모듈 원자로(SMR)가 데이터센터 전력 생산에 주목받고 있다. 가스터빈은 대규모 발전이 가능하고 부지 선정이 유동적이며 출력 조절이 용이해 데이터센터 가동률에 맞춰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SMR은 차세대 발전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스터빈·SMR·재생에너지: 에너지 기술 중심 산업 부상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스터빈과 SMR 분야에서 두드러진 경쟁력을 보이며, 지난해 체코 원전 수주와 최근 미국 가스터빈 공급 계약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주가가 40% 이상 오른 점도 그 기대감을 반영한다. 이 밖에 DL이앤씨와 한전기술 역시 SMR 관련 기술과 시공능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조선업체들도 에너지 밸류체인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가스터빈 공급 병목 현상으로 선박용 엔진이 데이터센터 발전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HD현대중공업과 STX엔진의 주가가 각각 48%, 117% 이상 상승하는 성과를 낳았다.
한편,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가 급등하며 에너지 공급 위험이 부각되자 대체에너지 투자도 증가하고 있다. 태양광 기업 OCI홀딩스는 폴리실리콘 수요가 지상 태양광뿐만 아니라 우주 태양광까지 확대 가능하다는 전망에 힘입어 이달 주가가 98% 가까이 급등, 스페이스X와 연계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처럼 AI 기반 데이터센터 확산과 지정학적 위험 증가가 맞물리며 K에너지 밸류체인 전반이 구조적인 성장과 투자 기회로 주목 받고 있어, 에너지 산업이 앞으로도 증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