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비대칭성을 극대화하는 인공지능: 통제된 기술의 국가 편입
미국 연방정부가 대규모 시민 감시와 완전 자율 살상 무기 활용을 거부해 퇴출했던 인공지능 기술을 국가 안보망으로 다시 편입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대중에게 공개하기에는 기술적 파급력이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대다수 시민의 접근이 차단된 최신 기술이, 오히려 소수 거대 자본과 국가 공권력에만 독점되는 권력 비대칭성이 심화하는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백악관 관리예산국은 최근 국방부, 재무부, 상무부 등 주요 부처에 이메일을 발송하여 앤스로픽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를 정부 기관이 사용할 수 있도록 보호 장치 및 수정 버전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국방부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해당 기업을 적대국 기업에나 적용하던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일어난 전면적인 정책 선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까지 더해지며 전면 사용 중단 조치가 내려졌으나, 기술의 현실적 효용 가치 앞에서 기존의 제재 조치는 빠르게 무력화되었다.

안보 논리 앞의 노골적인 정책 불일치 현상
이러한 급격한 정책 선회의 이면에는 미국 정부 내부의 명백한 정책 불일치와 이중 구조가 핵심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상위 기관인 국방부가 인공지능의 합법적 군사적 활용 전면 허용을 요구하며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 앤스로픽을 공식 배제하고, 록히드 마틴과 팔란티어 등 관련 방산업체에도 협력 중단을 강제했다.
그러나 정작 최전선에서 사이버 정보를 다루는 산하 첩보기관인 국가안보국은 자체 시스템 스캔을 명목으로 앤스로픽의 미토스 미리보기판을 지속해서 비밀리에 사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나아가 지난 17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직접 만나 인공지능 보안 관행을 논의한 직후 행정부 차원의 재도입 조치가 가시화되었다.
정부가 표면적으로 윤리적 원칙이나 통제 가이드라인을 내세웠지만, 국가 안보 및 군사적 경쟁력과 직결되는 기술 앞에서는 그 기준이 얼마나 쉽게 지연되고 우회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제도적 한계다.
위험성이 창출한 역설적인 전략 자산 가치
정부마저 기존의 윤리적 갈등을 덮고 타협을 선택하게 만든 근본적 요인은 미토스가 지닌 압도적인 해킹 방어 및 공격 능력이다. 사이버 보안 취약점 재현 지표인 사이버짐 평가에서 미토스의 미리보기판은 83.1%라는 전례 없는 점수를 기록하며 기존 모델을 큰 격차로 뛰어넘었다.
이는 개발자나 시스템 관리자조차 아직 인지하지 못해 보안 패치가 없는 시스템 결함인 제로데이 취약점을 완벽에 가깝게 탐지하고, 나아가 해당 취약점을 이용해 스스로 사이버 공격 코드까지 생성할 수 있는 전문가 이상의 능력을 의미한다.
앤스로픽 측은 이 기술이 악의적인 해커의 손에 들어갈 경우 발생할 파장을 우려해 일반 배포를 중단하고 극소수의 기관과 기술 기업에만 제한적으로 제공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대중의 접근을 차단한 이 압도적인 위험성은, 자국의 통신 및 금융 인프라를 적대국의 해킹으로부터 방어해야 하는 안보 기관에게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강력한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며 폭발적인 수요를 창출했다.
통제권의 편중이 낳는 사회적 리스크와 통찰
최첨단 보안 역량을 명분으로 한 기술의 제한적 배포와 국가 편입은 산업 생태계와 인간 사회에 새로운 형태의 구조적 위험을 낳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인공지능 기술은 철저한 안전 검증이라는 명분 아래 대중적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었다.
하지만 그 통제의 이면을 살펴보면, 프로젝트 글래스윙이라는 명칭 아래 사이버 방어망 구축에 동참하는 엔비디아, 아마존, 구글 등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극소수 빅테크 기업들과 국가 정보망을 통제하는 권력 기관에만 기술이 허용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혁신적 기술이 지닌 막대한 파급력과 위험성을 제어한다는 명분이, 결과적으로는 그 기술을 거대 자본과 국가의 전유물로 전락시키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기술의 평등한 활용이나 투명한 관리가 배제된 채, 지배 계층에게만 정보 통제권이 독점되는 권력 구조를 심화시킨다.
투명한 권력 분산을 위한 새로운 제도적 논의 방향
위험성을 내포한 최신 인공지능 기술이 결국 윤리 논쟁을 우회하여 국가 안보 시스템에 편입되는 현재의 전개 과정은, 기업의 도덕적 원칙이 현실의 권력과 어떻게 타협점을 찾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인공지능의 사이버 방어 역량이 국가 안보 및 글로벌 패권과 직결되는 시대에, 기존의 단순한 배제나 개별 기업의 자율적 통제에만 의존하는 낡은 방식은 수명을 다했다.
자본주의적 독점망과 국가 공권력으로만 첨단 기술이 쏠리는 비대칭적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술의 통제권이 어떠한 기준을 통해 누구에게 부여되며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사회가 객관적으로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술 권력을 적절히 분산하고 통제 구조의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인공지능 거버넌스 제도를 서둘러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전문 용어 사전]
▪️클로드 미토스: 미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앤스로픽이 개발한 최신 인공지능 모델로, 최고 숙련자를 능가하는 소프트웨어 결함 탐지 및 사이버 보안 능력을 갖추고 있다.
▪️제로데이 취약점: 소프트웨어나 시스템 제작자조차 결함을 인지하지 못해 방어용 보안 패치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의 보안 취약점을 의미한다.
▪️권력 비대칭성: 첨단 기술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 및 제어 권한이 사회 전반에 평등하게 분배되지 못하고, 막대한 자본을 쥔 기업이나 국가 권력 기관에만 과도하게 집중되는 불균형 현상이다.
▪️사이버짐: 해커의 공격을 재현하거나 보안 취약점을 방어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 및 역량을 수치화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성능지표다.
▪️공급망 위험 기업: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기술이나 부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정부 기관 및 관련 계약 업체와의 거래가 엄격히 통제되는 기업 분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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