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 생물공학과 박기수 교수 연구팀은 단백질이나 화학적 조절 인자 없이 DNA 서열 설계만으로 RNA 전사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2026년 4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며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연구팀은 RNA를 생성하는 T7 RNA 중합효소의 작동 과정에서 특정 DNA 구조인 ‘플랩 구조(DNA flap)’가 형성될 경우 RNA 생성이 선택적으로 억제된다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 특히 플랩 구조를 구성하는 염기 조성에 따라 전사 효율이 크게 달라지며, 시토신과 티민 등 피리미딘 계열 염기가 풍부할수록 전사가 강하게 억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RNA 전사를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두 가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D-FIT’ 시스템은 DNA 절단 효소인 DNAzyme이 플랩 구조를 제거할 때만 전사가 활성화되는 방식으로, 억제된 RNA 생성 과정을 필요에 따라 다시 작동시킬 수 있다.
또 다른 ‘M-FIT’ 시스템은 특정 핵산이 존재할 때만 전사가 유도되는 구조다. 표적 핵산이 존재하면 분리돼 있던 MNAzyme이 결합해 플랩 구조를 제거하고, 이에 따라 RNA 생성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통해 특정 유전 물질을 인식하고 원하는 RNA를 생성하는 것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RNA 생성 여부를 형광으로 확인할 수 있는 ‘RNA light-up 압타머’를 활용해 실험을 진행했으며, 플랩 구조가 제거된 경우에만 정확한 RNA 산물이 생성됨을 확인했다. 이는 특정 핵산 서열을 기반으로 원하는 신호를 출력할 수 있는 분자 진단 플랫폼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기술은 기존처럼 단백질이나 화학 물질에 의존하지 않고 DNA 설계만으로 RNA 전사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단순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RNA 치료제, mRNA 생산, 핵산 기반 진단 등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긴 RNA 생성 시스템에 대한 추가 검증과 함께 T7 RNA 중합효소의 피리미딘 인식 메커니즘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경우, 해당 기술이 더욱 정교한 RNA 전사 제어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이은성, 우지수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연구사업과 BK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