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디시즘 철학 동화 - 5. 왜 단순한 것이 더 깊을까
수업 시간이었다.
선생님이 칠판에 한 문장을 적었다.
“하나님은 어디에 계실까?”
아이들은 손을 들기 시작했다.
“하늘에 계세요.”
“우리 마음 속이요.”
“교회요.”
그때, 민호가 손을 들었다.
민호는 반에서 가장 똑똑한 아이였다.
“하나님은 초월적 존재로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존재하시며
인간의 인식으로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분입니다.”
아이들이 조용해졌다.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설명이야.”
모두가 민호를 바라봤다.
정답 같았다.
이해는 깊어 보이지만, 반드시 깊은 것은 아니다
선생님은 다시 물었다.
“그럼, 하나님을 느껴본 적 있는 사람?”
교실이 잠시 조용해졌다.
그때, 뒤쪽에서 작은 손이 올라왔다.
지우였다.
평소에 말이 많지 않은 아이였다.
“나는, 잘 모르겠는데요.”
아이들이 웃었다.
민호도 살짝 웃었다.
지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근데, 엄마가 나 안아줄 때,
그때, 따뜻한 게 있어요.”
교실이 조용해졌다.
“그게, 하나님 같아요.”
마음이 맑은 사람은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선생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잠시 뒤, 천천히 말했다.
“민호는 하나님을 잘 설명했어.”
그리고 지우를 보며 말했다.
“지우는 하나님을 느꼈구나.”
그 순간,
아이들의 표정이 조금씩 달라졌다.
민호는 처음으로 말을 잃었다.
설명은 할 수 있었지만,
느껴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우는 설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었다.
단순함은 부족함이 아니라, 가장 깊은 상태다.
수업이 끝난 뒤,
민호는 혼자 교실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는, 알고 있는 걸까?”
그날 집에 가는 길,
민호는 일부러 이어폰을 빼고 걸었다.
바람 소리가 들렸다.
나뭇잎이 흔들렸다.
그리고 이상하게,
가슴이 조금 따뜻해졌다.
“이건, 뭐지?”
그는 처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이해보다 진심이 더 멀리 간다
우리는 종종
복잡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을
깊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깊은 것은
설명되지 않는 곳에 있다.
머리는 이해하려고 하지만,
마음은 이미 알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맑게 느끼는 사람이
더 깊이 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