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이 기후 목표를 설정하며 한국 산업에 요구하는 변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1990년 대비 무려 90%까지 감축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야심찬 기후 정책은 글로벌 산업계, 특히 유럽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게도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7일 공식 발효된 EU의 개정 기후법은 단순히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경제적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하며, 이는 전 세계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상당한 도전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EU의 새로운 기후법은 2026년 4월 7일 공식 발효되었으며, 1990년 대비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9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토지 이용, 토지 이용 변화 및 임업(LULUCF) 규정과 노력 분담 규정(ESR)의 개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동시에 EU 배출권 거래제(EU ETS)의 대폭적인 개선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소가 현재 EU 기후 정책 프레임워크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LULUCF 규정은 산림, 농지, 습지 등 토지 부문의 탄소 흡수와 배출을 관리하는 체계로, EU는 이를 통해 자연 기반 탄소 제거 능력을 극대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광고
노력 분담 규정(ESR)은 회원국별로 차별화된 감축 목표를 설정하여 각국의 경제적 역량에 맞는 기후 행동을 촉진합니다. EU ETS는 탄소 배출에 가격을 부과함으로써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감축을 유도하는 제도로, 이번 개정을 통해 더 많은 산업 부문이 포함되고 배출 허용량 상한선이 더욱 낮아질 예정입니다. 특히, 2030년까지 연간 최소 5천만 톤의 CO2를 저장하는 용량을 확보하려는 목표는 EU의 넷 제로 산업법(Net-Zero Industry Act, NZIA)에 명시되어 있으며, 이는 경감하기 어려운 산업 부문 및 영구적 탄소 제거를 위한 충분한 저장 용량 접근을 보장하는 첫 단계로 간주됩니다.
이 목표는 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CCUS)에 기반한 새로운 시장을 위한 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은 궁극적으로 EU 시장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에게 더 엄격한 탄소 관리 방식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광고
석유와 가스를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제조업 기반의 기업들은 더욱 상세하고 정밀한 탄소 배출 전략이 필요해질 것입니다. 특히 EU는 석유 및 가스 생산자들에게 2025년 6월 30일까지 EU의 2030년 탄소 저장 목표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에 대한 상세 계획을 제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이 마감일은 이미 지난 상태이므로, 현재는 제출된 계획들의 이행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2026년 6월 30일부터는 이러한 생산자들이 진행 상황을 매년 보고해야 하며, 이 보고서들은 유럽위원회에 의해 공개될 예정입니다.
첫 연례 보고 시점이 약 두 달 반 앞으로 다가온 상황입니다. 이러한 규제는 한국 기업들에게 지속 가능한 사업체 운영을 위한 기후 전략 수립과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투자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EU 시장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들은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발자국을 추적하고 관리해야 하며,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생산 공정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광고
EU가 설정한 기후 법안은 도전뿐만 아니라 기회를 제공합니다. 특히 탄소 포집·저장 기술은 앞으로 EU의 산업계에서 필수불가결한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 이미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EU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탄소저감 기술 역시 새로운 협력 분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탄소 포집 기술은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하거나 산업 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활용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기술입니다. 이 분야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향후 산업화와 상용화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탄소 다배출 산업에서는 기술적으로 배출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기 때문에, CCUS 기술이 2040년 및 2050년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한국 기업들은 탄소저감 기술 부문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기존 연구개발(R&D) 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EU의 정책 방향과 연동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추가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광고
한국의 주요 에너지 기업들과 중화학 산업체들은 이미 탄소 포집 기술 개발에 투자를 시작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탄소 중립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탄소 중립 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며, 민관 협력을 통한 실증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술 개발의 경제적 의미를 강조합니다. 유럽투자은행(EIB)의 수석 기후 경제학자인 포티오스 칼란치스(Fotios Kalantzis)는 기후 투자가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경제적 안보, 경쟁력, 그리고 리더십의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기후 행동이 유럽의 경제를 강화하고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며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2007년 이후 EU 전력 부문 배출량은 약 50% 감소했으며, 화석 연료 수입도 줄어들어 에너지 안보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광고
이러한 데이터는 기후 정책이 경제적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산업 혁신과 에너지 자립의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EU의 기후 정책을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규제 준수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개발과 시장 선점의 기회로 인식해야 합니다.
탄소 포집·저장 기술 투자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기회
기후 기술은 또한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EU가 2030년까지 5천만 톤의 탄소 주입 능력을 확보하려는 계획은 대규모 인프라 구축과 기술 투자를 필요로 하며, 이는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시장 기회를 의미합니다.
포집된 탄소를 재활용하거나 활용하여 화학 제품, 합성 연료,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기술(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은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화학 산업 및 소재 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들은 탄소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을 넘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자원으로 전환함으로써 순환 경제 모델을 구현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입니다. EU의 기후법 개정은 단순히 기술적 혁신만이 아니라 기업의 전반적인 경영 철학과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재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합니다.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품 및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 중심의 접근법이 필요합니다. 첫째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을 강화해야 합니다. EU는 ESG를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러한 요구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U의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과 같은 규제들은 기업들에게 환경 및 사회적 영향에 대한 투명한 공시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를 준수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시장 접근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은 ESG 경영 체계를 내재화하고, 이를 기업 전략의 핵심 요소로 통합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국제 협력 확대입니다. EU는 회원국 간의 협력뿐만 아니라 비회원국과도 기후 행동을 위한 연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과 EU는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기후 및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합니다. 양자간 기후 및 에너지 협력 프레임워크를 구축하여 공동 연구 개발, 기술 이전, 투자 촉진 등을 추진하는 방안이 모색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소 경제, 재생에너지, 배터리 기술 등에서 한국과 EU는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어 협력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 번째로, 공급망 전반의 탄소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EU의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CBAM)과 같은 정책들은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고, 이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자사의 직접 배출뿐만 아니라 공급업체와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까지 관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급망 전반에 걸친 데이터 수집 시스템을 구축하고, 협력업체들과 함께 탄소 저감 노력을 공유해야 합니다. 향후 한국 기업들이 유럽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육 및 연구 기회를 제공받아야 하며, 동시에 전국적인 지원 체계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기업이 ESG 및 탄소저감 기술을 도입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 보조금 지급, 기술 지원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에 비해 기후 대응 역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므로,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업계 동향 및 정책 대응 전 세계 기업들은 이미 이러한 변화를 감지하고 투자와 연구 개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생산을 대폭 확대하고 있으며, 생산 공정 전반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기업들은 화석 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수소 및 CCUS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도 이에 뒤질 수 없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수소 전기차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EU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수소 상용차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어, EU의 중대형 운송 수단 탄소 저감 정책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산 공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와 에너지 효율 개선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EU 내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공장을 건설하여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있습니다. 이는 EU의 배터리 규정과 탄소 관련 규제를 준수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포스코와 같은 철강 기업들도 수소 환원 제철 기술 개발에 투자하여 철강 생산 과정의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 유럽 진출 전략 변화의 필요성
이러한 움직임은 단순히 개별 기업 차원의 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의 패러다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기후 위기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으며,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기업들이 미래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향후 이러한 패러다임은 모든 기업들로 하여금 경영 전략을 재구성하고 환경적으로 친화적인 경로를 모색하도록 만들 것입니다.
대중 참여와 정책 형성 과정 주목할 만한 점은 EU가 기후 정책 수립 과정에서 대중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2030년 이후 기후 프레임워크에 대한 대중 자문이 2026년 5월 4일까지 진행 중입니다. 오늘이 4월 16일이므로 자문 마감까지 약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자문 과정에서는 2040년 EU 기후법 목표 달성을 위한 국제 탄소 크레딧 사용에 대한 법적 프레임워크에 대한 피드백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국제 탄소 크레딧 메커니즘은 EU 역내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감축 목표를 역외 프로젝트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메커니즘이 실제 배출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그린워싱'의 수단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어, EU는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정책 논의 과정에 관심을 가지고, 필요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채널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U의 정책 형성 과정은 투명하고 참여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려 노력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EU 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산업계 협회나 양자 협력 채널을 통해 한국 산업의 입장을 전달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 및 시사점
EU의 새로운 기후법은 단순히 유럽 지역 내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전 세계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글로벌 리더의 역할을 다하고자 하는 EU의 의지를 반영합니다.
2026년 4월 7일 발효된 이 법안은 이미 시행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관련 세부 규정들의 이행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에 동참하여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기술 혁신과 ESG 관리 능력, 그리고 국제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EU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들은 미래에도 번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단지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 될 것입니다. 특히 석유·가스 생산자들에 대한 엄격한 보고 의무는 화석 연료 의존도가 높은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것입니다. 2026년 6월 30일부터 시작될 연례 보고 제도는 탄소 저장 목표 이행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실질적인 행동을 촉진할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러한 투명성 요구에 대비하여 탄소 회계 시스템을 구축하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EU 기후 법안의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이 어떤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협력하여 기후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EU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한국 기업들은 기후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민수 기자
광고
[참고자료]
vertexaisearch.cloud.googl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