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가뭄 등 환경 스트레스가 심화되는 가운데, 식물이 이러한 조건에 적응하는 핵심 조절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건국대학교 글로벌식물스트레스연구센터 윤대진 교수 연구팀은 식물 호르몬 앱시스산(ABA) 신호전달을 후성유전적으로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 제어 시스템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물의 스트레스 반응이 단순한 신호전달을 넘어 염색질 수준에서 정교하게 조절된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에 따르면 GPS2-like 단백질은 HOS15 단백질, 히스톤 탈아세틸화 효소 HDA6와 결합해 전사 억제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 복합체는 스트레스 반응 유전자의 프로모터 영역에 직접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ABA 신호의 과도한 활성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로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를 활용한 실험에서 GPS2-like 유전자가 결손된 경우, ABA 반응 유전자 발현이 비정상적으로 증가하고 가뭄 스트레스 반응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는 해당 단백질 복합체가 스트레스 반응의 ‘브레이크’ 역할을 수행함을 의미한다.
ABA는 수분 부족 상황에서 기공을 닫아 수분 손실을 줄이고 스트레스 대응 유전자 발현을 유도하는 핵심 호르몬이다. 그러나 신호가 과도하게 작동할 경우 식물 생장이 저해되고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 수 있어, 반응 강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균형 조절이 후성유전적 메커니즘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이번 성과는 식물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Plant Communications’에 게재됐으며, 한국생물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선정됐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SRC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윤대진 교수는 “식물의 환경 스트레스 적응 과정이 후성유전적 전사 조절 시스템을 통해 정교하게 제어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향후 이를 기반으로 식물의 환경 적응 연구를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