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디시즘 철학 동화 - 3. 왜 조용해야 들릴까
― 우리는 왜 소음 속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는가
하루가 시작되면
세상은 곧바로 소리로 가득 찬다.
알람 소리, 사람들의 말소리,
끊임없이 울리는 알림.
그리고 그보다 더 큰 소리가 있다.
머릿속의 소리.
해야 할 일, 걱정, 비교, 후회.
우리는 혼자 있어도
조용하지 않다.
시끄러움은 우리를 보호한다
지호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TV를 켰다.
소리가 없는 집이
이상하게 불편했기 때문이다.
채널을 돌리다가
그냥 아무 프로그램이나 틀어놓았다.
내용은 보지 않았다.
그저 소리가 필요했다.
왜일까.
조용해지면
생각이 들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뤄둔 질문들.
“나는 지금 괜찮은 걸까.”
“이대로 살아도 되는 걸까.”
그 질문들은
소음 속에서는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더 크게 소리를 만든다.
침묵은 불편하다
다음 날,
지호는 우연히 이어폰을 놓고 나왔다.
버스를 타고 가는 길.
처음으로
아무 소리 없이 앉아 있었다.
사람들의 말소리는 있었지만,
자신을 덮어주는 소리는 없었다.
그때였다.
작은 생각 하나가 떠올랐다.
“나, 요즘 웃은 적 있었나?”
지호는 고개를 들었다.
그 질문은
갑자기 온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이제야 들린 것이었다.
작은 소리는 틈에서 들린다
점심시간,
지호는 운동장 구석에 앉았다.
아이들은 뛰어다니고 있었지만
그곳은 조금 조용했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웃음소리.
그 사이에서
아주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지호는 놀라서 주변을 둘러봤다.
아무도 없었다.
그 목소리는
밖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그건
자신 안에서 들린 것이었다.
하나님은 왜 작은 소리로 말씀하시는가
우리는 종종
하나님이 크게 말해주길 원한다.
확실하게, 분명하게,
놓치지 않게.
하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분의 목소리는
들리는 것이 아니라
“머무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큰 소리는 지나가지만,
작은 소리는 남는다.
그래서 그분은
소음이 아니라
침묵의 틈에서
말씀하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