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스포츠 무대를 보면 분명한 흐름이 있다.
선수들은 국경을 넘어 더 큰 무대에 도전하고, 더 강한 리그에서 경쟁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그 경험을 다시 자국 스포츠의 발전으로 환원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쿠바 야구다. 쿠바는 오랫동안 국가 중심의 체육 시스템을 유지해 왔지만 최근에는 선수들이 해외 리그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고, 해외에서 뛰더라도 국가대표 활동이나 자국 리그 복귀의 길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쿠바가 선수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밖에 나가 더 큰 무대에서 도전해라, 그리고 돌아와도 된다.” 이것은 단순한 정책이 아니라 도전하는 선수에 대한 존중과 신뢰의 표현이다.
반면 대한민국 체육의 현실은 조금 다르다. 선수가 해외 리그에 도전하면 응원과 격려가 먼저 나오기보다 “얼마나 잘되나 보자”, “괜히 나갔다가 실패하는 것 아니냐”와 같은 시선이 뒤따르기 쉽다. 도전하는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기보다 실패를 기다리는 분위기가 존재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문화가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도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외 진출 이후 국내 리그로 복귀하려 할 때 드래프트 제한이나 각종 규정, 사실상의 패널티가 존재하는 구조 속에서 선수들은 도전을 고민하게 된다. 결국 선수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는 하나다. “도전은 좋지만 돌아올 생각은 하지 마라.” 이런 구조에서 누가 쉽게 도전에 나설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세계 스포츠는 이미 경험의 경쟁 시대에 들어섰다. 미국 메이저리그, 유럽 축구 리그, 일본 프로야구, NBA와 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무대에서 선수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이 개인의 경기력을 바꾸며 국가 스포츠의 경쟁력을 높인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은 선수들에게 “나가서 배우고 돌아와라”라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왜 나가려고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차이가 결국 스포츠 경쟁력의 차이를 만든다. 해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는 단순히 개인의 경력을 쌓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다시 국내 리그와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달하며 국가 스포츠의 자산이 된다. 지도자가 되고, 경험을 공유하며,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도전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투자다.
대한민국 체육이 이제는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우리는 선수들에게 도전하라고 말하고 있는가, 아니면 도전하지 말라고 말하고 있는가. 우리는 해외로 나가는 선수를 응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실패를 기다리고 있는가. 스포츠는 경기력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철학의 문제이기도 하다. 도전하는 선수를 응원하는 사회는 더 많은 도전자를 만들고, 도전을 의심하는 사회는 결국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구조를 만든다. 대한민국 체육이 세계 스포츠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전술 이전에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선수가 해외 리그에 도전하면 “멋진 도전이다”, “세계 무대에서 마음껏 뛰어라”, “그리고 돌아와 경험을 나눠라”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스포츠 선진국의 태도다. 이제는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도전하는 선수를 막는 나라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기 어렵다. 도전은 개인의 모험이 아니라 국가 스포츠의 미래를 위한 투자다. 대한민국 체육이 더 강해지기 위해서는 선수를 통제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선수가 자유롭게 도전하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지금 선수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혹시 남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가?

#사진 - 이형주 교수, 한기범농구교실, 국제스포츠전문지도자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