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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를 배출한 작은 현의 기적, 한국 지자체가 배워야 할 룽장현의 도시재생 비결

나뭇가지로 비행기를 만든 소년, 그리고 30년 후 그를 기억한 교사

사람이 곧 관광자원이라는 인물 스토리텔링으로 재탄생한 소멸 위기 도시의 화려한 부활

교육과 관광의 선순환 구조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모델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시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 중국 동북부의 광활한 평원 깊숙이 자리한 룽장현(龙江县). 이 작은 현(县)은 중국이 자랑하는 우주비행사 자이즈강(翟志刚)의 고향이다. 2008년 중국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한 그는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은 현이 우주비행사 한 명을 배출한 것을 넘어, 그를 매개로 도시 전체의 정체성을 재창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 중국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한, 그리고 중국이 자랑하는 우주비행사 자이즈강(翟志刚)의 고향인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시에서 기차로 약 한 시간, 중국 동북부의 광활한 평원 깊숙이 자리한 룽장현(龙江县)에서 그의 어린시절을 모티브로 이미지를 생성하였다. 이미지=ChatGPT

 

1982년, 룽장현의 한 초등학교에서 작은 전시회가 열렸다. 미술교사 위티엔샹(于天祥)은 제자들이 만든 작품들을 둘러보던 중 한 소년의 출품작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뭇가지로 만든 투박한 비행기 모형이었지만, 뭔가 남달랐다. "한 자루의 연필깎이와 몇 개의 못만으로도 작은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아이였죠."  위 교사는 그 소년에게서 특별한 기질을 보았다. 그 소년이 바로 자이즈강이었다.

 

위 교사의 회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가 투박하지만 독특하게 비행기 모형을 만들었는데, 현 전시회에 출품하여 상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미 그에게서 우주비행사의 기질을 보였고, 많은 제자들 중에 가장 뛰어난 제자입니다." 한 교사의 날카로운 눈썰미와 세심한 격려가 있었기에, 가난한 농촌 소년의 '나무 비행기'는 훗날 실제 우주선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자이즈강의 집안은 넉넉지 않았다. 형제자매 6명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방과 후면 어머니가 파는 해바라기씨를 볶고, 극장에 가서 그것을 팔며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 그런 그가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었던 데는 국가의 지원도 있었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인정해준 위 교사 같은 '어른'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룽장현은 자이즈강을 단순한 '지역 출신 유명인사'로 두지 않았다. 그를 매개로 한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펼쳤다. 2022년 중국 정부가 자이즈강에게 '우주비행 공로 메달'을 수여했을 때, 그의 모교는 이미 그의 이름을 딴 '즈강소학교'로 새롭게 탈바꿈해 있었다. 도시 곳곳에는 그의 생가와 우주 박물관이 들어서고, 그가 다녔던 학교와 거닐던 골목은 관광 명소가 되었다.

 

룽장현이 추진하는 '관광흥현(旅游兴县)' 전략의 핵심에는 바로 이 '우주비행사 서사'가 자리 잡고 있다. 현 정부는 자연생태경관, 농촌체험관광과 함께 '우주항공 정신 계승(航天精神传承)'을 지역 관광의 주요 테마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 이는 단순한 볼거리 제공을 넘어, 아이들에게는 꿈을 심어주고 어른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제대로 활용한 예다.

 

그 결과, 소멸 위기의 작은 현은 우주를 꿈꾸는 아이들의 순례지가 되었다. 지금도 룽장현의 교실에서는 수많은 어린 학생들이 우주비행사의 꿈을 마음속에 키우고 있다. 온 도시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지원 활동으로 가득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지 언론은 "룽장현에서는 앞으로 더욱 많은 우주비행사가 탄생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전망한다 . 이것이 바로 '선한 영향력'의 선순환이다.

 


 

룽장현의 사례는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이라는 똑같은 위기에 직면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준다.

 

첫째, '사람 중심의 스토리텔링'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룽장현은 자이즈강이라는 인물이 가진 '인간적인 면모'에 주목했다. 가난한 농촌 소년이 나뭇가지로 비행기를 만들던 일화, 우주비행사가 되기까지의 끈기와 노력, 고향을 향한 애정 등이 결합되면서 하나의 완성된 서사가 만들어졌다. 단순히 '우주비행사 고향'이라는 간판을 내거는 것을 넘어, 그가 성장한 과정과 꿈을 키워나간 이야기를 관광 콘텐츠로 승화시킨 것이다.

 

둘째, '지역의 인적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룽장현은 특별한 관광자원이나 산업기반이 없었음에도, '사람'이라는 가장 중요한 자원을 발견했다. 그 사람이 걸어온 길, 그가 다닌 학교, 그가 꿈을 키우던 공간이 모두 살아있는 박물관이 되었다. 한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역 출신의 예술가, 과학자, 운동가 등 '숨은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지역 브랜드로 연결하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과 관광의 융합'이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 룽장현의 변화는 한 교사의 헌신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도 위 교사는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교단에 서서 아이들의 꿈을 키우고 있다 . 이처럼 룽장현은 교육 현장에서 시작된 꿈이 관광 자원화되고, 다시 그 수익이 교육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꿈을 키우는 도시, 그 꿈을 보러 방문객이 찾아오는 도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지방도시들은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각종 정부 지원 사업과 개발 계획이 쏟아지지만, 도시마다 비슷비슷한 외모를 하고 있어 '차별성'을 찾기란 쉽지 않다.

 

룽장현은 보여준 것은 '사람의 힘'이다. 거대한 예산이나 화려한 개발 계획이 없어도, 한 사람의 진심 어린 관심과 격려가 도시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위 교사가 자이즈강의 나무 비행기에서 우주의 꿈을 보았듯이, 지금 룽장현의 아이들은 자신들이 사는 거리와 학교에서 우주를 꿈꾼다.

 

"오늘 나는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한 사람의 교사에게서 시작된 기적이 도시 전체를 바꾼 룽장현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다. 아마도 지방소멸을 극복할 해법은 화려한 개발 계획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의 '사람'과 그들의 '꿈'에 대한 진지한 성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의 저작권은 이비즈타임즈에 있습니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작성 2026.03.07 11:55 수정 2026.03.0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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