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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65세 시대 앞당기나…여야·노사·청년이 뒤얽힌 ‘세대 균형’ 시험대

민주당, 연내 입법 속도…여론 80% 찬성에도 세대별·노사 간 온도차 뚜렷

임금체계 개편·재고용 절차·취업규칙 완화까지…정년 연장 ‘디테일’이 변수

2030 “채용 줄고 승진 막힐라”…장년층·기업·청년층의 엇갈린 셈법

 

사진 = AI 생성 이미지

 

65세 정년 연장 논의가 정치권과 노사, 세대 간 다양한 이해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올해 정국의 핵심 현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년 연장 입법을 연내 발의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속도가 붙고 있지만, 임금체계 조정과 청년 고용 문제 등 풀어야 할 쟁점이 여전히 산적해 있다.

 

민주당 정년연장특별위원회는 최근 연속 회의를 열어 단계적 정년 연장 방식과 재고용 제도 구성안 등을 두고 최종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검토 중인 안은 2028년부터 2036년까지 2년마다 1년씩 높이는 방식, 2029~2039년 2~3년 간격 연장, 2029~2041년 3년 간격 연장 등 세 가지다. 기존 정년 도달자의 1~2년 재고용 연계 가능성도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특위 의원들은 “정년 연장은 선택이 아니라 구조적 과제”라며 강한 추진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특위 의원들 역시 “본회의 통과는 내년 초로 이월될 수 있어도 최소한 법안 발의는 올해 안에 진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년 연장 드라이브에 정치적 동력을 제공한 것은 높은 찬성 여론이다. 지난달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데 전체 응답자의 79%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지지층(87%)뿐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71%가 긍정적으로 답해 진영을 넘은 공감대가 확인됐다. 20대(77%)와 30대(76%), 60대(74%)를 제외하면 대부분 연령대가 80% 이상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제도 설계로 들어가면 분위기는 복잡해진다. 노사 간 의견차, 세대 간 기대와 우려, 고용 형태별 체감도 차이, 기업 부담 문제 등이 한꺼번에 얽히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연장된 정년에 맞춰 기존 임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며 우려를 표시한다. 한 경영단체 관계자는 “정년을 늘리는 것 자체는 공감하지만, 기업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 임금 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정년 후 60~70% 임금을 기반으로 재고용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인 절충안”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동계는 민주당이 처음 제시했던 ‘2033년 65세 정년’ 약속에서 여러 해 뒤로 밀려난 연장 시기를 문제 삼는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당 안은 기존 약속보다 최대 8년까지 늦춰졌고, 내부적으로는 강력 대응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며 “합의가 쉽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를 조율하기 위해 민주당 특위 내부에서는 정년 연장과 임금체계 개편 절차를 연계해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행법상 취업규칙을 노동자에게 불리하게 바꾸려면 노동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정년 연장 대상자에 한해 이를 ‘의견 청취’ 수준으로 완화하는 대안을 논의 중이다. 즉, ‘임금체계 조정 절차 간소화’라는 경영계 요구와 ‘정년 연장 신속 추진’이라는 노동계·정치권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절충책을 모색하는 셈이다.

 

이해관계 조정이 어려운 또 하나의 축은 청년층이다. 민주당은 정년 연장 논의가 본격화된 직후 청년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켜 2030세대의 의견을 들을 창구를 마련했다. 이는 정년 연장이 청년층의 신규 채용 위축, 승진 정체, 경력 이동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세대별 인식조사에서도 청년층의 불안이 확인된다. 미취업 청년의 61.2%는 정년 연장이 신규 채용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았고, 업무 효율 저하 가능성에도 절반 이상이 동의했다. 반면 45~59세 재직자들은 정년 연장이 채용이나 업무 효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절반 이상 제시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세대가 완전히 다른 경험과 전망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년 연장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두고 의견이 이처럼 엇갈리는 이유는 단순한 노사 갈등을 넘어, 세대 간·고용형태 간 이해가 복잡하게 얽힌 다층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기업 정규직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지만, 중소기업 종사자·비정규직은 체감도가 낮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정치권 반응도 갈린다. 국민의힘은 “정년 문제는 특정 세대를 위한 정책이 되어선 안 된다”며 민주당의 속도전을 비판했다. 청년 일자리 감소와 기업 비용 부담 증가 문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서두르는 정책 추진은 위험하다는 주장이다.

 

결국 정년 연장 문제는 필요한 방향성에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시기·방식·임금 조정·재고용 조건·청년층 영향 등 ‘디테일 조율’이 핵심 난제로 남아 있다. 입법 시한을 연내로 잡은 민주당의 목표가 현실화되기 위해선 노사, 청년, 기업, 정치권 모두가 참여하는 정교한 합의 구조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작성 2025.12.08 04:11 수정 2025.12.0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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