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세기가 넘는 모진 세월 동안 서로의 거친 손을 맞잡고 살아온 서해 최북단 백령도 어르신들이 머리가 하얗게 센 황혼의 나이에 눈부신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었다.
백령노인문화센터(시설장 이시형)는 지난 13일 센터 강당에서 평생을 함께해 온 어르신 부부 3쌍을 주인공으로 모시고 ‘제3회 황혼결혼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이번 황혼결혼식은 어려운 시절 제대로 된 예식을 올리지 못하고 가정을 일궈온 어르신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고, 부부간의 애틋한 정과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식장에는 반세기를 훌쩍 넘겨 결혼 55년 차를 맞이한 백발의 잉꼬부부를 비롯해, 여든여섯(86세)의 나이에 생애 처음으로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수줍은 미소를 짓는 할머니 신부 등 저마다 가슴 뭉클한 사연을 품은 부부들이 레드카펫 위에 올랐다.
예식은 장엄하면서도 따뜻한 감동 속에 치러졌다. 평생의 동반자를 향해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혼인서약에 이어, 신랑 어르신들이 떨리는 손으로 직접 쓴 감사 편지를 낭독하자 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뤘다. 한 신랑 어르신은 떨리는 목소리로 “여보, 그 모진 세월 나 하나 믿고 시집와서 고생만 시켰는데 지금까지 곁에 있어 줘서 고맙소. 진심으로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해 하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흥겨운 전통 장구 공연과 축하 노래가 울려 퍼지며 가족과 주민들이 다 함께 손뼉을 치고 어깨춤을 추는 등 화기애애한 잔치 분위기가 이어졌다. 본식을 마친 뒤에는 가을 햇살 아래 야외 스냅 촬영이 진행돼, 어르신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손을 꼭 쥐고 다정한 포즈를 취하며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사진 속에 영원히 담았다.
이시형 백령노인문화센터 시설장은 “오늘 아름다운 황혼을 맞아 뜻깊은 화촉을 밝히신 어르신 부부들의 앞날에 건강과 더 큰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한다”라며 “풍파를 견디며 가족을 지키고 지역사회를 일궈오신 어르신들의 헌신과 노고에 머리 숙여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백령노인문화센터의 황혼결혼식은 이번 예식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10쌍의 부부가 연을 맺었다. 센터는 앞으로도 도서 지역 어르신들의 삶에 따뜻한 위안과 활기를 불어넣고, 경로효친 사상을 드높이는 체감형 복지 프로그램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