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이프타임즈 연속보도] 2026 고령자 통계로 본 달라진 노후
④ 65세 이상 인터넷 이용률 79.2%…80세 이상은 55.3%, 고령층 안에서도 격차
- 인터넷 접속 여부만으로 디지털 활용능력 판단하기 어려워
- 병원 예약·금융거래·복지 신청까지 혼자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률이 79.2%까지 높아졌다. 2020년 55.2%와 비교하면 5년 만에 24%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의 인터넷 이용이 더는 일부에 한정된 일이 아니라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고령층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으면 내부에 존재하는 큰 차이가 가려진다.
인터넷 이용률은 65∼69세에서 95.0%였지만 80세 이상에서는 55.3%에 그쳤다. 두 연령대의 차이는 39.7%포인트에 달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사실이 병원 예약이나 금융거래, 본인인증, 교통정보 확인, 복지서비스 신청을 혼자 처리할 수 있다는 뜻도 아니다.
디지털 전환이 빨라질수록 정책의 기준을 ‘기기를 보유했는가’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가’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 인터넷 이용률 5년 만에 24%포인트 상승
국가데이터처의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률은 79.2%였다.
전년 76.9%보다 2.3%포인트, 2020년 55.2%보다는 24.0%포인트 높아졌다.
이번 인터넷 이용률은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최근 1개월 안에 인터넷을 이용한 사람의 비율이다. 전체 국민 가운데 3세 이상 인구의 인터넷 이용률은 95.0%로, 65세 이상보다 15.8%포인트 높았다.
성별 이용률은 남성 고령자 82.7%, 여성 고령자 76.3%였다. 남녀 모두 인터넷을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졌지만 여성 고령자의 이용률은 남성보다 6.4%포인트 낮았다.
이용 목적은 사람들과 메시지나 사진 등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이 97.8%로 가장 많았다. 자료와 정보를 찾기 위한 이용이 97.4%, 동영상 시청 등 여가활동이 90.0%로 뒤를 이었다.
교육·학습을 목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응답은 31.4%, 직업·직장 관련 이용은 19.4%였다.
여러 항목에 응답할 수 있는 조사이므로 각 비율을 합해 100%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65∼69세 95.0%·80세 이상 55.3%
연령에 따른 차이는 뚜렷했다.
2025년 인터넷 이용률은 65∼69세 95.0%, 70∼74세 81.9%, 75∼79세 73.3%, 80세 이상 55.3%였다. 나이가 높아질수록 이용률이 낮아지는 흐름이 나타났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목적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자료와 정보를 찾는 데 인터넷을 활용한 비율은 65∼69세 98.6%, 80세 이상 96.4%로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교육·학습 목적의 이용은 65∼69세 40.4%에서 80세 이상 19.0%로 낮아졌다.
직업·직장 관련 이용은 65∼69세 26.9%, 80세 이상 6.1%였다.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운영하는 비율도 65∼69세 23.1%, 80세 이상 8.0%로 차이가 났다.
다만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이용 목적 조사에서 빠질 수 있다.
80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정보검색 비율이 높다고 해서 전체 80세 이상 고령자가 디지털 정보에 쉽게 접근한다고 해석할 수 없는 이유다.
메신저 이용률 96%…가족·지인 소통은 일상으로
2025년 65세 이상 인터넷 이용자의 인스턴트 메신저 이용률은 96.0%였다.
인스턴트 메신저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로 메시지와 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연령별 이용률은 65∼69세 99.8%, 70∼74세 97.3%, 75∼79세 94.7%, 80세 이상 84.8%였다. 인터넷 이용률보다는 연령별 차이가 작았지만 80세 이상에서는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주 사용하는 메신저로는 카카오톡을 선택한 비율이 99.5%로 가장 높았다.
네이버밴드 메신저는 9.2%,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는 7.4%였다. 여러 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복수 응답으로 집계됐다.
메신저 이용 확대는 가족과 지인, 지역 모임 등과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보이스피싱이나 악성 인터넷주소, 원격제어 앱 설치 유도 같은 금융범죄가 메신저를 통해 접근할 가능성도 있어 이용법과 함께 안전교육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공공기관을 사칭해 송금이나 개인정보 제공을 요구하면 메시지에 표시된 연락처를 그대로 믿지 말고, 평소 알고 있던 전화번호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인터넷주소나 첨부파일은 열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인공지능 ‘알고 있다’ 66.8%…이용 경험과는 다른 지표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66.8%였다. 2022년 39.9%에서 2023년 50.1%, 2024년 58.0%로 상승한 데 이어 2025년에도 8.8%포인트 높아졌다.
전체 연령대의 인공지능 인지율은 87.9%로 고령층보다 21.1%포인트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 고령자 72.8%, 여성 고령자 61.8%였다.
연령별 격차는 인터넷 이용률과 마찬가지로 컸다. 인공지능 인지율은 65∼69세 82.1%, 70∼74세 71.1%, 75∼79세 57.5%, 80세 이상 44.0%였다. 65∼69세와 80세 이상의 차이는 38.1%포인트다.
고령자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는 스마트 가전과 음성인식 등을 포함한 주거 편의 분야로 55.4%였다. 교통 분야는 39.3%, 커뮤니케이션·친교 분야는 25.0%, 헬스케어 분야는 17.3%, 금융 분야는 12.4%였다.
이번 수치는 해당 분야의 인공지능 서비스를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다. 실제로 사용해 본 비율이나 스스로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의 비율은 아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2025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도 디지털 수준을 기기·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지, 이용 능력을 갖췄는지, 실제 생활에 활용하는지로 나눠 측정한다.
스마트폰을 보유하거나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디지털 역량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인터넷 이용률이 가리지 못하는 ‘생활 속 격차’
인터넷 이용률은 디지털 전환의 흐름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지만, 고령자가 어떤 서비스를 혼자 이용할 수 있는지까지 알려주지는 않는다.
메신저로 가족과 사진을 주고받을 수 있어도 새로운 앱을 설치하거나 복잡한 본인인증을 통과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포털에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사람도 공식 정보와 광고, 허위정보를 구분하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병원 예약과 검사 결과 확인, 금융거래, 기차표 예매, 택시 호출, 길 찾기, 정부 지원 신청은 단순히 화면을 누르는 수준을 넘어선다. 회원가입과 비밀번호 관리, 본인인증, 개인정보 제공 범위 확인, 오류 발생 시 복구 방법까지 알아야 한다.
고령자가 직접 처리하기 어려울 때 가족이 대신해 주는 방법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 항상 곁에 있을 수 없고, 금융·의료정보처럼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하는 서비스도 있다. 대리 사용에만 의존하면 고령자의 선택권과 개인정보 보호가 약해질 수 있다.

교육도 ‘스마트폰 기초’에서 생활 과제로 바뀌어야
고령층의 디지털 지원은 스마트폰의 전원을 켜고 문자를 보내는 기초교육에 머물러서는 부족하다. 일상에서 자주 부딪히는 과제를 직접 해결해 보는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 병원·건강관리
병원 예약과 변경, 건강검진 결과 확인, 처방전과 복약정보 조회 등을 실제 화면에서 반복해 볼 수 있어야 한다. 여러 건강 앱의 기능을 혼동하거나 광고를 의료정보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출처 확인 방법도 함께 알려야 한다.
▲ 교통·길 찾기
버스 도착정보와 지하철 환승경로, 지도 앱, 택시 호출, 기차표 예매를 생활권 안에서 연습할 필요가 있다. 작은 글씨나 복잡한 화면 때문에 이용이 어렵다면 글자 크기와 화면 확대, 음성안내 설정부터 조정해야 한다.
▲ 금융·본인인증
계좌조회와 이체, 간편인증, 공동인증서 사용뿐 아니라 송금 취소가 어려운 상황과 금융사기 의심 문자를 구분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비밀번호나 인증번호를 가족·상담자에게 그대로 알려주는 방식의 교육은 피해야 한다.
▲ 복지·공공서비스
복지서비스 검색과 신청, 정부 민원서류 발급, 지방정부 알림 확인 등을 직접 해볼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신청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전화·방문 창구도 계속 제공해야 한다.
▲ 인공지능 활용
음성으로 질문하기, 일정 확인, 문장 이해하기 등 쉬운 기능부터 시작하되 인공지능의 답이 항상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함께 알려야 한다. 의료·법률·금융 판단은 인공지능의 답만 믿지 말고 전문가나 공식 기관에 다시 확인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교육 횟수보다 혼자 해결할 수 있는지 평가해야
디지털 교육의 성과를 단순히 수강 인원이나 교육 횟수로만 평가하면 실제 변화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교육을 마친 뒤 병원 예약을 혼자 변경할 수 있는지, 버스 도착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지, 출처를 알 수 없는 링크를 구분할 수 있는지처럼 구체적인 생활 과제를 기준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시력과 청력, 손 움직임, 기억력 등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지원도 중요하다.
화면 글자를 키우고 명암을 조정하거나 음성입력과 화면읽기 기능을 활용하면 같은 기기라도 이용하기 쉬워질 수 있다.
한 번 배운 뒤 끝내는 방식도 한계가 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앱 화면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생활권 안에서 반복해 질문할 수 있는 교육장과 상담창구가 필요하다. 전화나 방문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의 대체 수단도 유지해야 한다.
고령자의 인터넷 이용률이 79.2%까지 높아진 것은 분명한 변화다.
그러나 80세 이상에서는 절반가량이 최근 한 달 동안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았고, 인공지능 서비스 인지율도 44.0%에 그쳤다.
디지털 포용의 목표는 고령자에게 모든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이용하도록 요구하는 데 있지 않다.
필요한 사람에게는 사용 능력을 높일 기회를 제공하고, 이용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전화와 대면 창구를 보장해 디지털 전환이 의료·금융·복지 이용의 장벽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다음 편은 ‘사회적 관계와 삶의 만족도’
연속보도 ⑤편에서는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우울할 때 대화할 사람이 있다는 고령자가 10년 전보다 소폭 줄어든 현상을 살펴본다. 평소 외로움을 느끼는 비율과 삶의 만족도를 함께 비교해 가족관계 만족과 실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관계망이 어떻게 다른지 짚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