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일반 토의가 9월 28일 막을 내렸다. 일주일 동안 각국 정상들이 연단에서 가장 많이 다룬 주제는 인공지능(AI),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이었다. 올해 말 퇴임하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인류의 앞날이 네 가지 시험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력으로 평화를 이루었다고 자평했다. 전쟁을 멈추려는 호소와 무력 사용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한 회의장에서 엇갈렸다. 올해 총회에서 드러난 다섯 가지 핵심 장면을 정리한다.
결국 권력의 문제다
일반 토의는 9월 22일에 시작해 28일에 끝났다. 올해 주제는 '신뢰 회복과 전환 관리'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퇴임 전 마지막 연설에서 AI, 기후변화, 전쟁, 불평등을 인류가 통과해야 할 네 가지 시험으로 꼽았다. 그는 네 가지 모두의 핵심이 결국 권력이라고 진단하고, 유엔헌장의 가치가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로 다자 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호소였다.
가자와 이란, 그리고 트럼프
가장 뜨거운 쟁점은 팔레스타인 문제였다. 프랑스, 캐나다, 영국, 이라크 등이 팔레스타인의 주권을 촉구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가자 사태를 방관하는 국제사회가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평화위원회'는 가자 재건 사업 66건, 총 24억 달러 규모의 청사진을 내놓았다. 그러나 유엔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를 계획에서 제외해 논란을 불렀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마스와 이란을 상대로 전투를 계속하겠다고 선언하자, 수십 명의 대표단이 항의의 뜻으로 회의장을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상들이 평화를 말할 때 자신은 평화를 실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붙잡아 온 군사작전을 정당한 조치라고 옹호했다. 이란과의 전쟁에서는 이란 해군 함정 159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합의할지 아니면 이슬람 공화국을 무너뜨릴지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선거 직후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테헤란과 베이징의 셈법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최고지도자와 과학자,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은 공격에 맞서 방어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을 테러국가로 규정하는 데 반대했고, 평화적 핵기술에 대한 권리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총회 기간에 카타르의 중재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 재러드 쿠슈너와 네 시간 동안 만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와의 정상회담 때문에 미국에 머물고 있었지만 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한정 국가부주석이 중국 대표로 연설했다. 한 부주석은 이란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걸프 국가를 포함한 중동 국가들의 주권과 안보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AI를 둘러싼 새로운 대립
AI는 올해 총회에서 새로운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AI를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기술로 평가하고, 각국의 협력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과 유럽연합은 안전 기준과 국제 규범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규제가 AI 혁신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전쟁과 기술 경쟁이 겹친 올해 총회에서 유엔은 누가 국제 규칙을 정하느냐는 물음에 답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