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가 가져다주는 건강 효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암, 심장병, 치매를 비롯한 여러 질병의 위험을 줄여주며, 특히 제2형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생활 운동으로 꼽힌다.
걸을 때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혈액 속 포도당이 근육으로 이동하는 데 도움이 되며, 규칙적으로 걷고 근육을 사용하는 습관은 인슐린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도와 혈당 조절에 유리하다. 특히 식사 후 가볍게 걸으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할 수 있다.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평균 걷는 속도가 시속 3.2~4.8㎞인 사람들은 이보다 느리게 걷는 사람들보다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15% 낮았다. 시속 4.8~6.4㎞로 빠르게 걷는 사람은 위험이 24% 낮았으며, 시속 6.4㎞ 이상으로 걸으면 위험이 39%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 운동 시간과 당뇨병 간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도 있다. 러닝머신에서 걷기 운동을 많이 하는 당뇨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40~65%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병원 내분비내과 연구팀은 재향군인병원에 등록된 2690명의 남성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7년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정상 체중, 과체중, 비만으로 나누고 러닝머신에서 걷는 시간에 따라 운동 능력을 상급·중급·하급으로 구분했다. 그 결과 운동 능력이 높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았다. 정상 체중이든 과체중이든 운동 능력 중급 환자는 하급 환자보다 사망 위험이 40% 감소했고, 비만인 경우 중급 환자의 사망 위험은 하급 환자보다 52% 줄었다. 특히 운동 능력 상급인 환자의 사망 위험은 정상 체중과 과체중에서 각각 60%, 65%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는 적어도 중급 수준까지는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며 "체중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적당한 운동이 제2형 당뇨병 남성의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제목으로 미국 내분비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당뇨병 환자에게 중간 강도의 걷기를 주당 150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처음에는 하루 10~15분부터 시작해 점차 늘리는 것이 좋으며, 식사 후 10~30분 사이에 가볍게 걷는 습관은 식후 혈당 상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걷기만으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는 없으며 식사, 체중 관리, 약물치료, 근력 운동 등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