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58센트. 가자지구 주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경제 몫이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이 숫자가 폐허가 된 가자의 오늘을 말해 준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가자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최소 715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액수마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한다. 보고서는 가자의 경제가 세계에서 기록된 가장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십 년 쌓아 온 발전이 잔해 아래 묻혔다.
휴전이 멈추지 못한 붕괴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의 도시와 생산 기반은 대부분 무너졌다. 지난해 10월 발효된 휴전은 여전히 불안하다. 가자 보건부는 휴전 이후에만 이스라엘 공습으로 1,394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23년 10월 이후 누적 사망자는 7만 3,914명으로 늘었다. 전쟁 전에도 가자 주민 셋 중 둘은 빈곤 속에 살았다.
숫자로 본 폐허
UNCTAD는 24일(현지 시각) 제네바에서 팔레스타인 경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가자에서 일자리와 소득을 만들던 경제 시설의 92%가 부서지거나 사라졌다. 농업과 산업 생산은 각각 94%, 건설은 99% 줄었다. 실업률은 78%에 이르렀고, 일할 나이의 주민 90% 이상이 일자리가 없다. 2025년 1인당 국내총생산은 212달러로, 2022년에 비해 17%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가는 2022년보다 274% 뛰었다. 학교의 93%는 전면 재건이 필요하고, 병원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 세계은행·유럽연합·유엔의 공동 평가는 물리적 기반 시설 피해를 352억 달러, 경제·사회적 손실을 227억 달러로 집계했다.
수십 년의 발전이 사라졌다
페드루 마누엘 모레노 UNCTAD 사무총장 대행은 이번 위기가 가자에서 수십 년의 발전을 지워 버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가자가 위기 이전의 1인당 소득 수준을 되찾으려면 10년 넘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세 가지 긴급 과제를 제시했다. 이스라엘이 2025년 5월부터 올해 중반까지 전액 보류한 팔레스타인 세수를 돌려주는 것, 은행 시스템을 지키는 것, 국제 재건 지원을 실제 피해 규모에 맞추는 것이다.
청구서는 나왔지만, 낼 사람은 없다
715억 달러라는 청구서는 나왔다. 그러나 누가, 언제, 얼마를 낼지는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유엔 보고서의 역할은 기록에서 멈춘다. 잔해를 치우는 굴착기 옆에서 오늘도 58센트로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무너진 건물은 돈으로 다시 세울 수 있다. 그러나 무너진 삶의 10년은 누가 돌려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