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의 가장 거룩한 도시 메카에 다시 경보가 울렸다. 사우디아라비아 민방위청은 24일 메카와 제다, 타이프, 얀부, 타북 등 5개 도시에 긴급 경보를 내렸다가 얼마 뒤 위험이 지나갔다고 발표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알려진 드론이 메카 남쪽 상공에서 격추된 지 9일 만이다. 예멘 전쟁의 포성이 순례객이 모이는 성지 턱밑까지 다가오고 있다.
깨진 휴전, 되살아난 전선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사우디는 수도 사나를 장악한 후티를 몰아내기 위해 연합군을 이끌고 예멘에 개입했다. 2022년 4월 유엔 중재로 휴전이 성립하면서 사우디 영토를 향한 공격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올해 7월 후티가 사우디 해운 봉쇄를 선언하고 바브엘만데브 해안의 요충지를 장악하면서 전선이 다시 달아올랐다. 9월 초에는 사우디 전역을 겨냥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5개 도시에 울린 경고음
사우디 민방위청은 X(옛 트위터) 계정을 통해 5개 도시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렸다. 주민들에게는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민방위 요원의 지시를 따르고,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며, 영상을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경보를 내린 구체적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민방위청은 이후 두 번째 공지에서 위험이 끝났다고 발표했다.
'레드라인'과 '거짓말' 사이
앞서 15일 오후 6시 50분께 사우디 방공군은 후티 드론 1대를 메카의 비행 제한 구역에 들어오기 전에 탐지해 도시 남쪽에서 격추했다. 연합군 대변인 투르키 알말리키는 성지와 순례객의 안전은 '레드라인'이라며 억지 조치를 예고했다. 사우디가 메카에 보안 경보를 낸 것은 후티가 2017년 메카를 겨냥한 이후 처음이었다. 후티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군 대변인 야히아 사레아는 자신들의 표적이 성지와 멀리 떨어진 석유 시설과 군사 기지라고 주장했다. 메카를 공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슬람협력기구(OIC)와 튀르키예 외무부는 성지를 겨냥한 공격을 규탄했다.
기도의 도시에 드리운 전쟁의 그림자
경보는 해제됐지만 불안은 남았다. 메카는 해마다 수백만 명의 무슬림이 순례를 위해 찾는 도시다. 공격 주체를 둘러싼 진실 공방과 별개로, 전쟁이 성지의 하늘까지 넘보기 시작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슬람 세계는 술렁이고 있다. 예멘의 불길을 끄지 못한다면, 다음 경보는 누구의 기도를 멈춰 세울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