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 펼쳐진 문학의 시간…시·수필·가곡으로 이어진 ‘2026 열린문학회’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회장 Lotus Chung 정병연), ‘문학, 시간을 넘어 세계를 잇다’ 주제로 지역 문인·한인 동포와 문화 교류
90년 삶에서 길어 올린 원로문인의 이야기부터 시·수필·아동문학·소설 구상까지 한자리에
가곡과 플루트 선율까지 더해진 문학축제…작품으로 삶과 기억을 나누며 세대와 마음을 잇다
문학이 세월을 건너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특별한 자리가 밴쿠버에서 펼쳐졌다. (사)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회장 Lotus Chung 정병연)가 주최한 ‘2026 열린문학회’가 19일 성 스티븐 교회에서 열렸다. 올해 행사는 ‘문학, 시간을 넘어 세계를 잇다’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지역 문인과 한인 동포들이 참석해 시와 수필, 아동문학, 소설 이야기와 음악을 함께 나눴다.
문학축제의 첫 장은 환영과 축하의 메시지로 열렸다. 박락준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은 1부 개회식에서는 김석봉 고문의 환영사가 이어졌으며 주밴쿠버 총영사관 이아름 영사와 한인 언론사 대표들 밴쿠버 조선일보 김종국 사장님과 중앙일보 김소영 사장님의 축사를 전했다. 문학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구성원이 한 공간에 모이면서 이날 행사는 단순한 작품 발표회를 넘어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
세월을 통과한 삶의 경험은 원로문인들의 작품을 통해 묵직한 이야기로 전달됐다. 2부에서는 원로문인들의 작품 발표와 특별 순서가 마련됐다. 심정석 문인은 수필 ‘다 하나님의 은혜였소’를 통해 90년에 이르는 삶과 문학 속에서 얻은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어 심현섭 문인은 시 ‘차나 한 잔 드시게나’를 발표하며 작품에 담긴 정서를 참석자들과 나눴다.
한 편의 시에 담긴 감성과 기억은 본격적인 작품 발표 무대로 이어졌다. 3부는 세 개 섹션으로 구성돼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했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임현숙 문인의 ‘휴가’를 시작으로 송무석의 ‘글자의 안무’, 김계옥의 ‘밤 비는 내리고’, 김회자의 ‘밥’, 송요상의 ‘레이크 루이스’ 등 시 작품이 차례로 발표됐다. 윤미숙 문인은 고(故) 김영주 시인의 작품 ‘풀밭에서’를 낭송하며 고인의 작품을 참석자들과 다시 나눴다.
문학의 영역은 시를 넘어 수필과 아동문학, 소설로 확장됐다. 두 번째 섹션에서는 심현숙 문인의 ‘회귀’와 전상희 문인의 ‘버드나무 꺾꽂이’ 등 수필 작품이 소개됐다. 윤경란 문인은 아동문학 작품 ‘펭귄은 오렌지를 좋아해’를 발표했고, 이재헌 문인은 ‘구상 중인 새로운 소설에 대해’를 주제로 새로운 소설의 구상을 참석자들에게 들려줬다. 장르가 다른 작품들이 한 무대에서 소개되면서 참석자들은 문학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을 접할 수 있었다.
평범한 하루와 오래된 기억 역시 문학 안에서는 하나의 이야기가 됐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박명숙 문인의 ‘살아있음이 이리도 기쁜데’, 예종희의 ‘소확행’, 양한석의 ‘코다리의 추억’, 김유훈의 ‘나의 취미 생활’ 등 수필이 발표됐다. 작품들은 일상의 경험과 개인의 기억을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내며 삶 가까이에 자리한 문학의 모습을 보여줬다.
문학 사이로 흐른 음악은 행사에 또 다른 감성을 더했다. 작품 발표 중간에는 테너 임윤빈 씨가 가곡 ‘산노을’과 ‘그리운 마음’을 불렀다. 플루티스트 모니카 조는 ‘My Way’를 연주했다. 문학 작품을 듣는 시간 사이에 성악과 플루트 연주가 이어지면서 글과 음악을 함께 접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행사가 구성됐다.
작품 발표가 끝난 뒤에도 문학을 매개로 한 교류는 계속됐다. 참석자들은 준비된 점심 도시락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감상하는 공식적인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서로의 생각과 일상을 나누는 시간이 마련되면서 행사장은 한층 편안한 교류의 공간으로 이어졌다.
한 사람의 삶이 작품이 되고 그 작품이 다시 누군가의 마음으로 건너가는 것이 문학의 힘이라는 메시지도 전해졌다. 로터스 정 회장은 한 사람의 삶이 문학이 되고 한 편의 작품이 서로의 마음을 이어준다는 취지와 함께 문학을 통해 더욱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뜻을 밝혔다.
문학은 이날 무대 위 작품에만 머물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발표된 작품 가운데 기억에 남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감상을 공유했다. 이후 단체사진을 촬영하며 ‘2026 열린문학회’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2026 열린문학회’는 밴쿠버 지역 문인과 한인 동포가 문학을 중심으로 만나 삶과 기억을 공유한 문화행사였다. 원로문인의 수필과 시에서 시작해 시, 수필, 아동문학, 소설 구상으로 프로그램의 폭을 넓혔으며 가곡과 플루트 연주를 더해 문학과 음악이 함께하는 자리로 구성했다.
특히 여러 세대의 문인이 자신의 경험과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소개했다는 점에서 지역 문학 활동의 지속성과 문화 교류의 의미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문학 행사는 창작자에게 작품을 소개할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한국어 문학과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다.
밴쿠버에서 열린 ‘2026 열린문학회’는 시와 수필을 비롯한 여러 문학 장르에 음악을 더해 사람들의 삶과 기억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작품 속에는 90년에 이르는 인생의 이야기부터 일상에서 발견한 소소한 기억과 새로운 창작 구상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이 담겼다.
‘문학, 시간을 넘어 세계를 잇다’라는 행사 주제처럼 이날 발표된 작품들은 서로 다른 시간과 경험을 한 공간으로 불러왔다. 문학을 쓰는 사람과 읽고 듣는 사람이 작품을 사이에 두고 만났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밴쿠버 한인사회에서 이어지는 한국어 문학 활동의 한 장면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