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대 이후 유병률 크게 증가…중장년층은 검진 수치 변화 확인해야
- 캠페인 끝나도 측정은 계속…이상 수치는 상담·치료로 연결해야
고혈압이 있는 20대 5명 가운데 약 4명은 자신에게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몸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고 젊다는 이유로 검사를 미루면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을 뒤늦게 발견할 수 있다는 경고다.
질병관리청이 매년 진행하는 ‘자기혈관 숫자알기-레드서클 캠페인’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공식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은 9월 1일부터 7일까지였지만, 지방정부의 지역별 캠페인과 홍보 활동은 9월 한 달간 이어진다.
중요한 것은 캠페인 기간이 끝난 뒤다.
청년층은 자신의 수치를 확인하고, 중장년층은 검진 결과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고령층은 이미 치료 중인 질환이 제대로 조절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혈관 관리는 9월에 한 번 측정하는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예방관리주간 끝났지만 캠페인은 9월까지
레드서클(Red Circle)은 건강한 혈관을 상징한다.
‘자기혈관 숫자알기-레드서클 캠페인’은 자신의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해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을 예방하자는 취지로 진행된다.
질병관리청과 지방정부는 매년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인 9월 1∼7일을 중심으로 9월 한 달간 캠페인을 펼친다.
지역별로 공공장소 등에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혈압·혈당 측정과 건강상담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2026년에는 20∼40대의 참여를 높이고, 특히 20대부터 혈관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심뇌혈관질환은 주로 중장년과 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이를 일으키는 위험요인은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더 일찍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 있는 20대, 진단 인지율 22.1%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질병관리청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고혈압 유병자 가운데 의사에게 고혈압 진단을 받은 비율은 22.1%였다.
이는 20대 전체의 22.1%가 고혈압이라는 뜻이 아니다.
검사상 고혈압이 있는 20대 가운데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고 있는 비율이 22.1%라는 의미다. 반대로 보면 약 77.9%, 즉 5명 중 약 4명은 자신의 고혈압을 인지하지 못했다.
치료율도 낮았다. 각 질환을 가진 20대 가운데 치료받는 비율은 고혈압 20.0%, 당뇨병 32.6%, 고콜레스테롤혈증 8.5%였다.
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몸이 괜찮다고 느끼는 것과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인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기억할 숫자는 120·80, 100, 200
질병관리청이 캠페인에서 제시한 정상 범위는 다음과 같다.
▲ 정상 혈압: 수축기혈압 120mmHg 미만이면서 이완기혈압 80mmHg 미만
▲ 정상 혈당: 공복혈당 100mg/dL 미만
▲ 정상 콜레스테롤: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
수축기혈압은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다. 이완기혈압은 심장이 쉬면서 혈액을 받아들이는 동안의 압력이다.
공복혈당은 일정 시간 음식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혈당을 말한다.
이 숫자는 건강한 범위를 알기 쉽게 제시한 기준이다.
한 번 기준을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혈압은 긴장이나 운동, 카페인 섭취, 측정 자세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혈당도 공복 여부와 검사방법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검진 결과가 높거나 ‘주의’로 표시됐다면 재검사 또는 추가 검사가 필요한지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총콜레스테롤 200 미만이어도 다른 수치 봐야
콜레스테롤은 총콜레스테롤 하나만으로 혈관 위험을 모두 판단할 수 없다.
건강검진이나 진료에서는 총콜레스테롤과 함께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인 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인 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확인한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혈관 벽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동맥경화가 진행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치료 목표는 나이와 흡연 여부, 혈압, 당뇨병, 콩팥질환, 과거 심근경색·뇌졸중 병력 등에 따라 다르게 정할 수 있다.
총콜레스테롤이 200mg/dL 미만이라는 이유만으로 혈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반대로 한 차례 기준을 넘었다고 스스로 질환을 확정하거나 약을 복용해서도 안 된다.
청년은 발견, 중장년은 변화 확인
20∼30대는 국가건강검진이나 직장검진 결과에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체중이 정상이어도 허리둘레가 늘었거나 가족 중 고혈압·당뇨병·심뇌혈관질환 환자가 있다면 더 일찍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흡연과 잦은 음주, 운동 부족,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도 함께 점검해야 한다.
40∼50대는 한 번의 검사 결과보다 수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10년간 성인의 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50대 이후 유병률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질환 진단 기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혈압이나 공복혈당, L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해마다 나빠지고 있다면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상담받는 것이 좋다.
60대 이상은 치료·조절 상태가 중요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60대 이상 성인 약 2명 중 1명은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었고, 약 4명 중 1명은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0대 이상 절반이 세 질환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각각 해당 연령대의 절반가량, 당뇨병은 약 4분의 1에서 나타났다는 의미다.
고령층은 질환을 새로 발견하는 것뿐 아니라 치료 중인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이 적절하게 조절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약을 복용한 뒤 수치가 정상 범위로 내려왔다면 치료가 효과를 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질환이 없어졌다고 판단해 의료진과 상의하지 않고 약을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된다.
캠페인에서 제시한 정상 범위와 개인별 치료 목표도 반드시 같지는 않다.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거나 콩팥 기능 저하, 낙상 위험 등이 있는 고령자는 자신의 상태에 맞는 목표 수치를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캠페인 이후에도 이어가야 할 9가지 수칙
혈관 건강을 지키려면 수치를 확인한 다음 생활관리와 치료로 이어가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다음과 같은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 생활수칙을 권고한다.
▲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는다.
▲ 음식을 규칙적으로 골고루 먹고, 짜게 먹지 않는다.
▲ 통곡물과 채소, 콩,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고 오래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인다.
▲ 적정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 혈압·혈당·콜레스테롤을 정기적으로 측정한다.
▲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은 꾸준히 치료하고 심근경색·뇌졸중의 응급증상을 알아둔다.
생활습관 개선이 약물치료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질환을 진단받았다면 의료진이 권고한 치료와 생활관리를 함께 이어가야 한다.
갑작스러운 마비·가슴통증은 즉시 119
갑자기 한쪽 얼굴이나 팔·다리에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시야 이상과 심한 어지럼증,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도 주요 증상이다.
심근경색증은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턱·목·등의 통증, 호흡곤란, 팔이나 어깨의 통증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집에서 혈압이나 혈당을 반복 측정하며 기다려서는 안 된다.
환자가 직접 운전하거나 가족이 올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9월의 측정을 일상의 관리로
2025년 기준 심장질환은 국내 사망원인 2위, 뇌혈관질환은 4위였다. 당뇨병은 7위, 고혈압성 질환은 8위였다.
같은 해 단일 상병 기준 진료비는 고혈압 4조5000억원, 당뇨병 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레드서클 캠페인은 9월 말이면 마무리되지만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관리는 끝나는 것이 아니다.
청년층은 증상이 없어도 자신의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중장년층은 검진 결과가 나빠지는 방향인지 살펴야 하며, 고령층은 진단받은 질환의 치료와 조절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캠페인 기간에 측정한 숫자를 일회성 기록으로 남겨두지 말고 다음 검진 결과와 비교할 수 있도록 보관하는 것도 방법이다.
‘내 혈관 숫자’를 아는 것은 행사의 목표가 아니라 일상적인 혈관 건강관리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