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로 체중을 줄일 때 함께 감소하는 근육 등 제지방을 지킬 가능성이 있는 RNA 치료법이 개발됐다. 생쥐에게 세마글루타이드와 실험용 RNA 치료제를 함께 투여하자 제지방 감소율이 약 10%에서 5.5%로 낮아졌다.
체지방은 더 많이 줄었다. 치료가 끝났을 때 병용군의 체지방량은 약 4g으로 세마글루타이드만 투여한 생쥐의 약 8g보다 적었다. 아직 동물실험 단계지만 GLP-1 계열 비만치료제로 살을 뺄 때 지방은 더 줄이고 제지방 손실은 줄이는 방법이 될 가능성을 보여줬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대에 따르면 조지프 배스 교수 연구팀은 지방의 에너지 소비를 늘리는 RNA 치료법을 개발해 세마글루타이드와 함께 투여했을 때의 효과를 생쥐에서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비만치료제 위고비 등에 사용되는 GLP-1 계열 약물이다. 식욕을 줄여 체중 감량을 돕지만 살이 빠지는 과정에서 지방뿐 아니라 근육을 포함한 제지방도 함께 감소할 수 있고, 치료를 중단한 뒤 체중이 다시 늘 때 주로 지방이 증가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음식 섭취를 더 줄이는 대신 몸에 저장된 지방이 에너지를 더 많이 쓰게 하는 방법에 주목했다. 우리 몸의 백색지방은 남은 에너지를 주로 저장하는 반면, 갈색지방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베이지색 지방'은 에너지를 열로 소모한다. 연구팀이 표적으로 삼은 것은 백색지방이 베이지색 지방으로 바뀌는 것을 억제하는 'ZFP423' 유전자다.
새로운 치료법은 짧은 RNA 가닥을 이용해 ZFP423의 작용을 억제한다. 백색지방이 에너지를 태우는 지방으로 바뀌지 못하도록 잡고 있던 '브레이크'를 풀어, 몸이 에너지를 열로 소모하는 '열 발생(thermogenesis)'을 활성화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먼저 일반식과 고지방식을 먹인 생쥐에게 RNA 치료제를 단독 투여한 결과 체지방이 감소하고 포도당을 처리하는 능력이 개선됐다. 이어 RNA 치료제와 세마글루타이드를 함께 투여하자, 병용군은 세마글루타이드만 투여한 생쥐보다 체중과 지방이 더 많이 줄면서 제지방은 덜 감소했다. 세마글루타이드 단독군의 제지방 감소율은 약 10%였지만 병용군은 5.5%였고, 치료가 끝났을 때 남아 있던 체지방도 단독군 약 8g, 병용군 약 4g으로 차이를 보였다. 병용군에서는 포도당 처리 능력을 비롯한 대사 건강 지표도 개선됐다.
배스 교수는 "열 발생을 촉진하는 RNA 치료법을 처음으로 확인했으며, 세마글루타이드와 함께 사용했을 때 제지방을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측정한 '제지방(lean mass)'은 근육만을 뜻하지 않는다. 골격근을 비롯해 수분과 뼈, 장기 등 지방을 제외한 신체 조직을 말하는 만큼, 제지방 감소율이 낮아진 것을 근육량이 그대로 유지됐다는 의미로 볼 수는 없다. 사람에게 사용할 수 있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번 연구는 생쥐를 대상으로 했을 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비슷한 RNA 치료법을 인간 세포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노스웨스턴대는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실험용 RNA 치료법과 관련해 임시 특허를 출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