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도시가 한 사람을 이토록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2026년 9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의 뉴욕 일정이 그것을 보여 준다. 유엔 총회 연설을 위해 미국에 가지만, 그는 그 도시에서 하룻밤도 자지 않기로 했다. 네타냐후 뉴욕 방문은 몇 시간짜리로 쪼그라들었고, 비행기는 늘 쓰던 공항을 피해 내린다. 도시의 새 시장이 그를 향해 던진 두 단어, '전쟁범죄자'가 그 배경에 있다.
발단은 2024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 총리와 전 국방장관 요아브 갈란트에게 전쟁범죄 및 반인도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가자 작전에서 인도적 지원을 막아 '기아를 무기로 사용'했다는 것이 주된 근거였다. 이스라엘은 이를 전면 부인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ICC 회원국이 아니며, 트럼프 행정부는 ICC 관계자들에게 제재까지 부과했다. 그런 가운데 뉴욕에 새 시장이 등장했다. 조흐란 맘다니다.
맘다니 시장은 네타냐후를 거듭 '전쟁범죄자'로 규정했다. 그는 CNN 인터내셔널과의 대담에서, 네타냐후를 팔레스타인 주민을 겨냥한 참혹한 학살의 설계자로 본다고 밝혔다. 선거 운동 당시 그는 네타냐후가 뉴욕에 오면 ICC 영장을 집행해 체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취임 뒤에는 시 당국에 그럴 법적 권한이 없음을 인정하고, 대신 연방정부가 나서 줄 것을 촉구하는 쪽으로 물러섰다. 권한은 없지만 압박의 언어는 거두지 않은 셈이다.
이스라엘 언론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9월 24일 오후 유엔 총회에서 연설한 뒤 같은 날 저녁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다. 이스라엘 총리 전용기 '시온의 날개'는 관례인 JFK 공항 대신 뉴저지의 군 비행장이나 뉴어크 리버티 공항에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이스라엘 측 안보 소식통은 맘다니가 전용기의 JFK 대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결정 배경이라고 전한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이를 위기라기보다 공항 측과의 주기(駐機) 협의 같은 기술적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거리 시위에 대한 우려도 체류 단축의 한 이유로 꼽힌다. 앞서 네타냐후는 일론 머스크와의 텍사스 회동 계획도 취소했다. 이번 방문 기간에 트럼프 대통령과의 별도 회담은 잡히지 않았고,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과의 접촉만 '가능성'으로 거론된다. 측근들은 그의 연설이 이란에 초점을 맞추며 '깜짝 요소'를 담을 것이라 예고한다.
한때 이스라엘 총리의 뉴욕 방문은 위풍당당한 외교 무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공항을 바꾸고, 숙박을 포기하고, 몇 시간 만에 떠나는 일정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다. ICC 영장과 도시 여론, 그리고 거리의 항의가 한 정상의 동선을 이토록 좁혀 놓았다. 연단에서 그가 무슨 '깜짝' 발언을 하든, 정작 세계가 먼저 읽은 것은 그가 서둘러 도시를 떠나는 뒷모습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