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의 공원 산책로와 등산로, 해변가 모래사장이 맨발로 지면을 딛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 던지고 자연의 흙길을 직접 밟는 이른바 '맨발걷기'와 '어싱(Earthing, 지구 표면과의 접지)'이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시작된 이 건강법은 최근 젊은 세대로까지 확산하며 전국 지자체마다 '맨발 황톳길' 조성 경쟁을 유발할 만큼 대중적인 생활 운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맨발로 땅을 밟는 것만으로도 각종 만성 질환이 개선되고 신체 활력이 증진된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매일같이 흙길로 향하고 있다.
전용 신발과 어싱 양말의 실체?!! 과학적 기능성인가? 상술의 산물인가?
맨발걷기 열풍이 거세지자 관련 용품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유리를 비롯한 날카로운 이물질이나 cold 차단, 상처 방지를 내세운 '베어풋(Barefoot) 전용 신발'과 구리선이나 탄소 섬유를 전도체로 적용한 '어싱 양말'이 시장에 대거 등장했다.
맨발의 자연스러운 감각을 살리면서도 부상의 위험을 낮춰준다는 기능성 홍보 문구는 건강을 염려하는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이러한 장비들이 실제로 어싱의 생리학적 효과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발을 안전하게 보호하는지에 대해서는 신발학적·의학적 정밀 검증이 필요하다.
어싱 양말이나 전용 신발의 핵심은 전도성 소재의 적용 여부다. 일반 고무나 밑창 소재는 완벽한 절연체이므로 지구 표면과의 전하 교환을 차단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용 장비들은 밑창 일부에 구리 스터드를 박거나 은사, 탄소사를 원단에 엮어 전도성을 부여하는 기술을 적용한다.
실제로 접지 측정기를 통해 전위차 변화가 확인되기도 한다.
하지만, 신발 본연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충격 흡수(Cushioning)'를 제거한 얇은 밑창 구조는 지면의 충격을 발목과 무릎, 척추에 그대로 전달하는 치명적 약점을 지닌다.
안전성 확보라는 본래 취지와 달리 단단한 노면에서의 충격을 완화하지 못해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상술과 기능성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건강 챙기려다 발병하는 양날의 검?!! 족저근막염과 파티마 병변 등 부작용
맨발걷기를 시작한 후 오히려 발바닥과 관절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은 '족저근막염'이다. 발바닥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두꺼운 족저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어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
쿠션이 충분한 신발에 익숙해져 있던 현대인이 단단한 흙길이나 돌길, 아스팔트 위를 맨발로 오래 걸으면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과도한 비틀림과 충격으로 인해 강한 통증을 겪게 된다.
아울러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는 아킬레스건염이나 무릎 관절염 악화 위험도 수반된다.
더욱 심각한 부작용은 발바닥 지방층이 파괴되거나 얇아지는 '파티마 병변(Fat Pad Atrophy)'과 외상성 감염이다.
발바닥 충격을 완화해 주는 완충 지방 패드가 지속적인 압박과 마찰로 손상되면 뼈가 지면에 직접 닿는 듯한 통증을 느끼며 정형외과적 회복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흙 속에 숨어있는 유리 조각, 가시, 쇠붙이 등에 의해 외상을 입을 경우 파상풍균이나 파티마 감염균 등 치명적인 세균 침투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말초신경 감각이 무뎌진 당뇨병 환자의 경우 자칫 조그만 상처가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당뇨발' 괴사로 악화될 수 있어 맨발걷기는 치명적인 양날의 검이 된다.
안전하게 걷고 효과 높이는 방법?!! 부작용 차단 및 어싱 장비 활용법
맨발걷기의 건강상 혜택은 안전 수칙과 정교한 보행법이 전제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우선 당뇨병 환자, 심한 관절염 환자, 발바닥 변형이 있는 사람, 말초혈관 질환자는 맨발걷기를 원천적으로 금지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처음부터 긴 시간을 걷기보다는 하루 10~15분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적응 기간을 늘려가는 적응 단계가 필수적이다.
보행 장소 역시 딱딱한 보도블록이나 돌길을 피하고, 이물질이 정돈된 부드러운 흙길이나 젖은 모래사장을 선택해야 한다.
어싱 장비를 활용할 때는 용도와 한계를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부상이 우려되는 야외 환경에서는 무조건적인 맨발 고집보다는 전도성 밑창이 적용된 안전한 전용 신발이나 어싱 양말을 착용하여 최소한의 외상 방지망을 구축하는 것이 지혜롭다.
발꿈치부터 쿵쿵 찍으며 걷는 일명 '강한 보행'을 피하고, 발가락 전체를 활용해 지면을 부드럽게 굴리듯 걷는 사뿐사뿐한 보행법을 유지해야 한다.
맨발걷기 전후에는 반드시 아킬레스건과 발바닥 스트레칭을 이행하여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외상 예방을 위해 파상풍 예방접종을 사전에 마쳐두는 것이 안전 골든타임을 지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