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 쏟아부은 아시아 스포츠 축제, 흥행 참패 위기 속 '이것'이 미래 올림픽 유치 불씨 살린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아 대회 개막, 막대한 개최 비용 대비 저조한 국민적 관심도 분석과 과제

메달 색깔보다 빛나는 풀뿌리 외교, 지역 사회와 참가국 간의 시민 교류가 낳은 뜻밖의 스포츠 유산

히로시마부터 도쿄까지 이어지는 레거시 창출, 메가 국제 이벤트의 진정한 존재 이유와 향후 전망

[에버핏뉴스] 메달 색깔보다 빛나는 풀뿌리 외교, 지역 사회와 참가국 간의 시민 교류가 낳은 뜻밖의 스포츠 유산 사진=ai생성이미지

 

'아시아 최대의 스포츠 축제'로 불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아 대회가 지난 19일 팔로마 미즈호 스타디움에서 성대한 개회식을 열며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하카세 타로의 화려한 연주와 다채로운 공연이 단상을 수놓았고, 올림픽 규모를 웃도는 총 43개 종목에 1만 5000명 이상의 거대한 선수단이 집결하는 매머드급 종합대회로 기록됐다. 그러나 화려한 팡파르 이면에는 규모에 미치지 못하는 씁쓸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대회에 쏠리는 대중의 주목도와 열기는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논란의 중심에는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한 개최 비용이 있다. 당초 예상했던 예산은 자재비 폭등과 인건비 상승 등 복합적인 경제 요인이 맞물리면서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파라 대회 예산까지 합치면 총 개최 비용은 무려 3700억 엔(약 3조 3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당초 계획했던 예산 대비 3배 이상 폭등한 수치다. 천문학적인 혈세가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걸맞은 국민적 관심이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컨테이너형 숙박시설에 대한 해외 미디어의 불만 보도까지 겹치며 대회 운영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력 측면에서도 아시아 대회의 위상은 다소 미묘한 위치에 놓여 있다. 체조나 아티스틱 수영처럼 세계 최강국인 중국 선수들과 직접 기량을 겨루며 올림픽을 대비하는 중요한 모의고사로 삼는 종목이 있는 반면, 참가국 간의 기량 차이가 너무 커서 사실상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기도 적지 않다. 게다가 다가오는 10월 4일 아제르바이잔에서 개막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둔 유도 등 일부 종목의 경우,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나 랭킹 포인트와 직결되는 세계선수권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로 인해 최정상급 선수들이 아시아 대회 출전을 포기하거나 2군을 파견하는 현상이 빚어지며 '아시아 무대에서 우승하는 것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가 남기는 분명한 족적과 가치는 경기장 밖, 즉 '시민 교류'라는 풀뿌리 현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대회를 계기로 일본 각지의 지자체들은 참가국 선수단과 스포츠를 통한 활발한 국제 교류를 촉진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바로 이 지점이 현시대 국제대회 개최의 진정한 의의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카자흐스탄 육상 국가대표팀은 오카야마현 오카야마시에서 사전 합숙 훈련을 진행하며 지역 주민들과 밀착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인도 하키 국가대표팀은 도야마현 오야베시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대회 전부터 맹훈련을 소화하는 동시에, 지역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일 하키 교실을 개최하여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러한 지역 밀착형 교류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일본 내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레거시(유산) 역사는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아 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히로시마는 시내 공민관 단위로 특정 참가국 및 지역에 대해 학습하고 선수를 응원하는 이른바 '일관 일국(一館 一國) 운동'을 전개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 훌륭한 선례는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일교 일국(一校 一國) 운동'으로 성공적으로 계승되었고, 가장 최근인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전국적인 규모의 '호스트 타운' 프로젝트로 진화하여 각국 선수단과 일본 시민들을 연결하는 가교 구실을 했다.

 

올림픽 역사와 스포츠 사회학에 정통한 환태평양대학교 사나다 히사시 교수는 "히로시마 대회 당시 지역 주민들이 주도했던 국제 교류의 경험은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역 사회의 소중한 레거시로 지금까지 굳건히 남아 있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시민 차원의 풀뿌리 교류야말로 오늘날 막대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국제대회를 자국에서 개최해야 하는 본질적인 의미이자 가장 가치 있는 명분"이라고 통찰력 있게 지적했다.

물론 모든 지자체가 동일한 성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이번 아시아 대회에서 각국 선수단과 지자체를 연결하는 교류 사업의 실무를 총괄한 사와데 리에 씨는 "각 지자체의 추진 의지와 대처 방식에 따라 온도 차이가 뚜렷하게 존재한다"며 "단순히 형식적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의미를 찾아낼 때 비로소 지역 사회가 얻을 수 있는 결실의 크기가 달라진다. 모든 지자체가 이 귀중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려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결국, 메달 경쟁이라는 표면적인 승패를 넘어선 곳에 메가 스포츠 이벤트의 활로가 있다. 막대한 예산 투입에 대한 비판과 종목별 우선순위 하락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지역 사회와 세계가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서 스포츠의 내재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회를 통해 피어난 풀뿌리 교류의 싹이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현재 동력을 잃고 멈춰 서 있는 일본의 미래 올림픽 유치 활동에도 긍정적인 명분과 돌파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 스포츠 행사가 남겨야 할 진짜 금메달은 경기장이 아닌 시민들의 일상 속에 있다.

 

현대 국제 스포츠 대회는 천문학적인 비용 문제로 인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아이치·나고야 대회 역시 이러한 딜레마를 피하지 못했으나, 돌파구는 명확하다. 승패주의와 상업주의에서 벗어나 국가와 국가, 시민과 시민을 연결하는 교류의 장이라는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다. 과거 선배들이 남긴 유산을 발판 삼아 지역 사회 차원의 국제 교류를 강화한다면, 이는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미래를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되어 침체된 올림픽 유치전의 새로운 원동력이 될 것이다.
 

작성 2026.09.20 06:54 수정 2026.09.2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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