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주택 시장의 매매가 상승 기류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시장 침체 우려 속에서도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격 오름세는 여전히 매섭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93% 뛰어올랐으며,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4.56%나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가 아파트 위주로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이후 매도자 우위의 일반 거래가 안착한 데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중저가 외곽 지역으로 무주택 실수요층의 자금이 유입되며 전체적인 실거래가 상승을 견인한 결과로 분석된다.
권역별 흐름을 살펴보면 서울 전역에서 일제히 붉은 불이 켜졌다. 특히 강남권이 포진한 동남권과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중심의 동북권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동남권은 2.73%, 동북권은 2.11%의 높은 변동률을 기록하며 서울 시내 평균을 웃도는 강세를 이끌었다. 주택 규모별 분석에서도 자금 조달 부담이 덜한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가 3.05%나 급등하며 가장 가파른 오름폭을 나타냈다. 이어 소형(2.28%)과 중소형(1.46%)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며 서민들의 주택 매입 비용 부담 가중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 아파트 역시 2.90% 상승하며 전반적인 오름세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러한 매매가 상승 흐름 이면에는 거래량 급감이라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2026년 9월 15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143건에 그치며 전월(5,838건) 대비 46.2%나 급감했다. 6월과 7월 연속으로 5천 건대의 활발한 손바뀜을 유지하던 거래 시장이 8월 들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신고 기한을 감안하면 최종 수치는 늘어나겠지만, 단기간 내 거래가 반토막 난 현상은 시장의 짙은 관망세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거래 절벽’ 속에서도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5월 72.4%로 저점을 찍었던 15억 이하 거래 비중은 점차 덩치를 키워 8월에는 79.9%에 달했다. 특히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의 15억 이하 거래 비중이 99.8%를 기록했고, 도봉구와 강북구, 금천구는 무려 100%로 나타나며 외곽 지역의 중저가 주택을 향한 실수요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확인됐다.
임대차 시장 역시 매매 시장 못지않게 불안정한 흐름이 감지된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0.50% 오르며 매매가와 동반 상승 곡선을 그렸다. 동북권(0.88%)과 동남권(0.86%)이 강세를 보였고, 전세 시장에서도 초소형 평형이 1.98% 뛰어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8월 전월세 거래량은 계절적 비수기 파장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인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전세 거래량은 7,263건으로 전월 대비 18.0% 감소했으며, 월세 역시 7,347건으로 20.7%나 줄어들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전세는 32.2%, 월세는 18.7% 폭락한 수치다.
눈여겨볼 대목은 주거 이동 자체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8월 전체 전세 거래 중 기존 계약을 연장하는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전월(53.0%) 및 전년 동월(43.7%) 수치를 크게 상회했다. 반면 갱신계약 중 법적 권리인 '계약갱신요구권'을 사용한 비중은 48.7%로 전월(54.1%) 대비 감소하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이는 치솟는 전셋값과 이사 비용 부담에 쫓긴 세입자들이 법적 청구권을 굳이 행사하지 않고서라도 임대인과 적당한 선에서 합의하여 현재 거주지에 안주하려는 방어적 심리가 시장 전체에 팽배해졌음을 시사한다.
현재 서울 아파트 시장은 표면적인 '가격 랠리' 속에서 거래량 급감이라는 '거래 절벽'의 전조를 동시에 노출하고 있다. 특히 외곽 지역의 중저가 소형 평형으로 실수요 자금이 몰리고 갱신계약이 급증하는 작금의 현상은, 치솟는 주거비 부담 속에서 서민층이 취할 수밖에 없는 생존을 위한 방어적 선택의 결과물이다. 정부 당국은 단순한 지표 등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공급 다변화와 임대차 시장의 근본적인 연착륙을 유도할 세밀한 주거 안정화 정책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