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빠르게 움직이는 시대, ‘천천히 머무르는 요가’를 만나다
바쁜 일상 속에서 몸과 마음을 돌보는 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업무와 학업, 스마트폰을 통해 쏟아지는 정보와 인간관계 속에서 현대인에게 필요한 것은 때로 더 많은 움직임이 아니라 잠시 속도를 늦추는 시간일 수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 자세에 비교적 긴 시간 머물며 자신의 호흡과 몸의 감각을 관찰하는 ‘인요가(Yin Yoga)’가 새로운 수련법을 찾는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성신여대 인근에서 요가 수련을 찾는 이들에게도 이러한 ‘느림의 수련’을 경험할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체인지요가&필라테스 성신여대점에서는 송주미 강사가 인요가 수업을 진행하며 회원들과 만나고 있다. 인요가는 빠르게 다음 동작으로 이동하기보다 앉거나 누운 자세 등을 중심으로 한 자세에 천천히 머무르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더 유연한지, 얼마나 어려운 자세를 완성했는지를 겨루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호흡과 몸의 감각을 관찰하면서 현재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데 의미를 둔다.
이러한 인요가의 특성은 송주미 강사가 그동안 강조해 온 요가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완벽한 자세’보다 ‘오늘의 나’를 바라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온 그녀의 수업 철학이 느린 움직임을 강조하는 인요가에서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가는 나를 다시 돌보게 해준 시간”
송주미 강사가 처음부터 요가 지도자를 목표로 수련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 역시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에 요가를 만났다. 당시의 경험은 요가를 단순한 신체 운동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 계기가 됐다. 송 강사는 앞선 인터뷰에서 “요가는 저에게 온전히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었어요. 그 경험이 너무 소중해서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길을 선택하게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다시 바라볼 수 있었던 경험은 이후 지도자로서 수업을 구성하는 중요한 바탕이 됐다. 다양한 요가 스타일을 공부하고 하타와 빈야사를 중심으로 회원들을 만나온 그녀는 수련생이 수업 시간만큼은 외부의 평가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느낄 수 있도록 돕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인요가 수업에서도 이러한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 인요가는 끊임없이 새로운 동작을 수행하기보다 하나의 자세에 머무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호흡과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에 관심을 기울일 여지가 생긴다. 송 강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연결’이다.
그녀는 자신의 티칭 철학을 “한 호흡, 한 동작마다 나 자신과 더 깊이 연결되는 수업입니다”라고 표현했다. 빠른 일상에서는 자신의 몸이 어떤 상태인지 알아차리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어깨가 긴장돼 있는지, 호흡이 지나치게 가빠졌는지, 몸의 어느 부분이 불편한지도 잠시 멈춘 뒤에야 알아차리는 경우가 있다. 인요가 수업에서 자세에 머무르는 시간은 이러한 자신의 상태를 관찰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요가에는 정답이 없어요”…완벽한 자세보다 중요한 것
인요가를 처음 접하면 ‘한 자세를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가’, ‘어디까지 몸을 늘려야 하는가’에 관심을 갖기 쉽다. 하지만 송 강사의 수업 철학은 기록이나 경쟁과 거리가 있다. 그녀는 “요가에는 정답이 없어요. 완벽한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의 몸과 마음을 진심으로 바라보는 시간이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요가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주변 수련생과 자신의 유연성이나 자세를 비교하기 쉽다. 하지만 개인마다 신체 구조와 가동 범위, 그날의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자세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수련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송 강사가 수업 전 회원과 나누는 짧은 대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회원의 컨디션을 살피고 그날 필요한 선택지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몸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녀는 과거 자신 없어 하며 특정 동작을 포기하던 한 회원이 어느 날 “오늘은 그동안 안 되던 자세가 편안했어요”라고 이야기하며 지었던 미소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전하기도 했다. 수련 중 몸이 흔들리는 것 역시 실패로 보지 않는다. “흔들리는 것 자체가 과정입니다. 그 안에서 스스로의 중심을 찾아가도록 돕고 싶어요.”
이러한 철학은 인요가에서도 중요한 메시지가 된다. 자세의 깊이나 유지 시간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현재 자신의 몸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수련해야 한다. 특히 날카로운 통증이나 저림, 관절의 불편감 등이 나타난다면 억지로 참으며 자세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송 강사가 강조하는 ‘존중’은 결국 오늘의 몸을 어제의 몸과 비교하지 않고, 현재의 상태에서 출발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스트레스 시대의 인요가…‘치료’보다 일상의 쉼표로

인요가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현대인의 스트레스와 휴식에 대한 관심도 자리한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구분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인요가를 스트레스나 불안 등의 질환을 치료하는 의학적 방법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요가와 스트레스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에서는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보고돼 왔지만, 연구마다 대상과 요가 방식, 수련 기간 등이 서로 다르다. 특히 ‘인요가 자체’의 효과와 ‘요가 전반’에 관한 연구 결과를 동일하게 해석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인요가는 특정한 효과를 보장하는 수단보다는 호흡과 움직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관찰하고 일상에서 잠시 속도를 낮춰보는 자기관리 활동의 하나로 접근하는 편이 적절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송 강사가 회원들에게 전해온 메시지가 인요가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호흡을 잊지 않기. 그리고 비교하지 않기. 요가는 경쟁이 아니에요.”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결과를 요구받는 일상에서 요가 매트 위에서만큼은 비교를 멈추자는 이야기다. 오늘의 몸이 어제보다 유연하지 않더라도, 자세가 흔들리더라도 그것을 실패로 규정하지 않는다. 송 강사는 일상에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한다.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거나 글을 쓰면서 마음을 쉬어가는 시간도 갖는다. 요가를 수련실 안에서 끝나는 운동이 아니라 일상을 바라보는 태도로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체인지요가&필라테스에서 이어지는 ‘힐링과 회복’
송주미 강사와 체인지요가&필라테스의 인연에는 ‘편안함’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다. 그녀는 합류 당시 “편안함과 전문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공간이라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센터의 분위기와 강사진의 전문성뿐 아니라 회원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는 문화를 인상적인 부분으로 꼽았다.
“회원 한 분 한 분을 진심으로 대하는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저 역시 그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었어요.” 현재 성신여대점에서 진행되는 인요가 수업 역시 이러한 방향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송 강사는 회원의 몸을 획일적인 기준에 맞추기보다 각자의 컨디션을 살피면서 수련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무게를 둔다.
그녀에게 전문성은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 배우는 태도까지 포함한다. 특히 해부학과 인체 움직임에 관심을 두고 공부하는 것도 보다 안전하고 깊이 있는 수련을 안내하기 위해서다. “정확한 움직임에 대한 이해는 안전하고 깊이 있는 수련으로 이어집니다.”
송 강사가 앞으로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힐링과 회복(Recovery)’이다.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몸과 마음을 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다. “지친 몸과 마음이 본래의 편안함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게 제 다음 목표예요.”
그녀가 이야기하는 회복은 누군가보다 더 유연해지고 어려운 자세를 완성하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의 몸과 호흡을 살피고, 때로는 멈추고, 필요하다면 쉬어갈 수 있는 선택을 배우는 것에 가깝다.
“요가는 경쟁이 아니라 나만의 여정입니다”
성신여대 인근 체인지요가&필라테스 성신여대점에서 이어지고 있는 송주미 강사의 인요가 수업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하루 중 얼마나 자주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라보고 있을까. 수업을 잘 따라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을 알아차리는 일일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깊은 자세를 만드는 것보다 오늘의 몸이 허용하는 범위를 발견하는 일이 먼저일 수도 있다.
송 강사가 초보 수련생에게 강조해 온 메시지는 명확하다. “호흡을 잊지 않기. 그리고 비교하지 않기. 요가는 경쟁이 아니에요.” 그녀에게 요가는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기 위한 경쟁이 아니라 각자의 속도로 이어가는 여정이다. 인요가 역시 그런 철학을 보여주는 수련 가운데 하나다.
송 강사는 회원들에게 이런 말을 전한 바 있다. “바쁜 하루 속에서도 체인지요가&필라테스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수업이 여러분에게 숨을 고르고 자신에게 온전히 머물 수 있는 따뜻한 쉼표가 되길 바랍니다. 요가의 여정에 천천히, 함께하겠습니다. 나마스떼.”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익숙해진 시대다. 그래서 오히려 천천히 호흡하고, 한 자세에 머물며, 오늘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새롭게 다가온다. 성신여대에서 이어지는 송주미 강사의 인요가 수업이 이야기하는 것도 거창한 변화보다는 그런 작은 ‘쉼표’에 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