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역세권 중심 개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중심지와 환승역, 간선도로를 연결하는 다핵도시 재편에 착수한다. 첫 무대는 역삼·자양·성내·창동·중곡·독산 등 6곳이다. 역삼동과 자양동에는 서울의 경쟁력을 이끌 대규모 성장거점을 조성하고, 성내동·창동·중곡동·독산동에는 업무와 상업, 생활 기능을 갖춘 생활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지난 3월 발표한 ‘서울 역세권 직·주·락 활성화 전략’의 후속 조치다. 서울시는 당시 상업지역 용도 상향이 가능한 역세권을 기존 중심지 내 153곳에서 서울 전체 325개 역세권으로 확대했다. 2031년까지 100곳을 추가 개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번에는 정책의 공간적 범위가 더 넓어졌다. 중심지·환승역은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역과 역 사이 비역세권 간선도로는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을 통해 개발한다.
서울시는 첫 6곳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 28곳,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42곳 등 총 7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① 역삼동 680-1 일원…테헤란로 업무축, 언주로·선정릉역으로 넓힌다
6개 지역 가운데 개발 규모와 밀도 측면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 중 하나가 강남구 역삼동이다.
대상지는 **강남구 역삼동 680-1 일원으로 면적은 5475.1㎡**다. 선정릉역 환승역세권에 위치하고 폭 48m의 언주로와 접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교통 접근성과 주변 업무시설과의 연계성을 활용해 업무를 중심으로 상업·문화·여가 기능을 결합한 복합개발을 추진한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서울시가 제시한 공간 확장 방향이다.
현재 강남의 핵심 업무·상업 기능은 테헤란로를 중심으로 강하게 형성돼 있다. 서울시는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을 통해 이 기능을 언주로와 선정릉역 일대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자료 9쪽 대상지 위치도를 보면 사업지는 선정릉역과 언주로에 인접해 있으며 주변에는 지구단위계획구역과 정비사업 등이 분포한다.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의 제도적 인센티브도 크다.
도심·광역중심에 위치하면서 폭 20m 이상 간선도로와 접하거나 환승역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5000㎡ 이상 부지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일반상업지역 기준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적용할 수 있다.
역삼동 사업의 의미는 단일 부지 개발에만 있지 않다. 향후 실제 계획이 구체화될 경우 테헤란로 중심으로 형성된 강남 업무공간이 선정릉역과 언주로 방향으로 어떻게 확장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② 자양동 17-1 일원…성수와 건대를 잇는 동북권 성장거점
광진구에서는 자양동이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의 첫 대상지로 선정됐다.
대상지는 **광진구 자양동 17-1 일원으로 면적은 5132.6㎡**다.
성수지역중심에 위치하고 건대입구역 환승역세권에 속한다. 폭 35m 아차산로에도 접하고 있다.
주변에는 세종대학교와 어린이대공원이 자리한다.
서울시는 이 지역이 첨단산업축에 놓여 있음에도 지역 여건에 비해 토지이용 밀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이에 복합개발을 통해 성수·건대의 첨단산업과 청년인재, 문화·상업 기능을 연결하는 동북권 성장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자양동은 역삼동과 같은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이기 때문에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일반상업지역 기준 최대 1300% 용적률 적용이 가능하다.
다만 자양동을 바라볼 때는 최대 용적률이라는 숫자뿐 아니라 성수와 건대입구 생활권의 연결 가능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료 9쪽 대상지 위치도를 보면 사업지는 아차산로에 접하면서 건대입구역과 인접해 있다. 주변에는 건대입구역지구단위계획구역과 화양2지구 지구단위계획 등이 분포하고 있다.
서울시 계획대로 복합개발이 진행될 경우 자양동은 기존 주거·상업 기능에 업무와 첨단산업 연계 기능을 추가하는 형태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③ 성내동 448-1 일원…강동구청역·올림픽공원역 사이 생활거점
강동구 성내동은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다.
대상지는 성내동 448-1 일원, 2607.5㎡다.
강동대로에 접한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며 강동구청역과 올림픽공원역 사이에 위치한다.
서울시가 이곳에서 주목한 것은 풍부한 배후 주거수요다.
주변에 주거단지가 밀집해 생활인구가 충분한 만큼 복합개발을 통해 업무·상업·생활편의시설을 갖춘 강동대로변 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은 역세권에서 벗어난 간선도로변의 저이용 토지를 개발 대상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폭 35m 이상 간선도로변의 1500㎡ 이상 제2종·제3종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 등이 대상이다. 사업 유형에 따라 최대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지역을 상향할 수 있도록 했다.
늘어난 용적률의 50%를 공공기여로 받는 것이 기본이지만 자치구 여건에 따라 30%까지 완화할 수 있다.
성내동은 특히 ‘역과 역 사이’라는 이번 정책의 취지를 잘 보여주는 지역이다.
서울시는 지하철역 바로 앞만 고밀 개발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역 사이 간선도로에도 업무와 상업, 생활 기능을 공급하려 한다.
④ 창동 715-1 일원…GTX-C·복합환승센터 효과 간선도로로 확산
도봉구 창동은 이번 정책에서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되는 지역이다.
먼저 **창동 715-1 일원 4201㎡**가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대상지는 도봉로와 접한 준주거지역이다. GTX-C 노선과 창동역 복합환승센터 조성이 예정된 창동역 일대와 가깝다.
서울시는 광역교통 여건 개선과 연계해 토지이용을 고도화하고 업무·상업·생활시설을 확보해 동북권의 새로운 생활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창동·상계 광역중심 일대가 별도의 ‘성장거점권장구역’으로 설정된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창동역 광역교통거점을 중심으로 서울아레나와 씨드큐브창동,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등 대규모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GTX-C와 복합환승센터 조성에 따른 개발 수요를 연계해 창동·상계를 동북권 광역 성장거점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따라서 창동은 이번 6개 사업지 가운데 개별 생활거점 사업과 광역 성장거점 정책을 동시에 살펴봐야 하는 지역이다.
⑤ 중곡동 587-2…동일로·중랑천 활용한 새로운 생활거점
광진구에서는 자양동과 함께 중곡동도 시범사업에 포함됐다.
다만 사업 방식은 다르다.
자양동이 대규모 성장거점이라면 중곡동 587-2는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대상지다.
면적은 **1983㎡**다. 동일로에 접한 제2종일반주거지역이다.
동부간선도로와 중랑천이 가깝다는 점이 특징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교통과 수변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했다.
복합개발을 통해 업무·상업·생활시설을 공급하고 동일로변의 새로운 생활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중곡동 사업은 서울시가 동일로 전체를 ‘성장잠재축’으로 설정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서울시는 동일로를 역과 역 사이 구간이 길고 버스 이용 수요가 집중되는 동북권 남북축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노후한 저층 상가가 밀집한 지역이라는 점도 사업 필요성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개별 중곡동 사업을 동일로 전체의 변화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 서울시 구상이다.
⑥ 독산동 1066-2…가산·구로디지털단지 배후 일자리·생활거점
서남권에서는 금천구 독산동이 첫 시범사업지로 선정됐다.
대상지는 **독산동 1066-2로 면적은 6982.5㎡**다. 4개 성장잠재권 활성화사업 대상지 가운데 가장 넓다.
시흥대로에 접한 제3종일반주거지역이며 가산·구로디지털단지와 연계할 수 있는 입지적 특성을 갖고 있다.
서울시는 주변 정비사업이 진행되면서 향후 생활·업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업무·상업·생활시설을 함께 공급해 서남권 간선도로변의 일자리·생활거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독산동은 시흥대로가 서울시의 6개 성장잠재축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는 점도 중요하다.
서울시는 시흥대로를 서남권의 남북축으로 보고 있다. 노후 건축물 비율이 높은 동시에 가산·구로디지털단지의 기능을 주변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도로로 판단했다.

6곳의 공통분모는 ‘고밀개발’보다 ‘기능의 복합화’
이번 6개 대상지를 함께 놓고 보면 서울시의 도시개발 방향이 보다 선명해진다.
역삼동과 자양동에서는 대규모 성장거점을 만든다. 성내동·창동·중곡동·독산동에서는 기존 비역세권 간선도로에 일자리와 상업·생활 기능을 공급한다.
결국 서울시가 추진하는 다핵도시 전략은 단순히 건물을 더 높게 짓는 정책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주거에 치우친 지역에는 일자리와 상업·문화 기능을 넣고, 기존 업무지역은 주변 교통축과 연결해 공간적 범위를 확장하는 전략에 가깝다.
서울시는 이를 6개 시범사업에 그치지 않고 2030년까지 성장거점 28곳과 성장잠재권 42곳으로 확대한다.
투자자라면 ‘1300%’보다 사업 단계를 먼저 봐야
부동산 시장에서는 역삼동과 자양동에 적용 가능한 ‘용적률 최대 1300%’와 성장잠재권 사업의 ‘최대 일반상업지역까지 용도지역 상향’에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숫자를 확정된 개발이익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서울시는 보도자료에서 시범사업지 선정이나 성장거점권장구역·성장잠재축 설정이 곧바로 사업 확정 또는 용도지역 상향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명확히 밝혔다.
성장거점권장구역의 경우에도 법령에 따른 지구 지정과는 별개다.
향후 토지등소유자 동의 등 사업 추진 여건을 갖춰야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의 법정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
서울시는 사업 과정에서 입지요건이나 제외요건에 맞지 않는 지역을 사업 대상인 것처럼 안내하거나 사업 추진 주체가 난립하면서 발생하는 허위 안내와 유언비어에도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관련 부동산을 검토할 때는 단순히 ‘성장거점 인근’이라는 설명에 의존하기보다 정확한 필지, 용도지역, 사업구역 포함 여부, 토지등소유자 동의, 공공기여 조건, 계획 수립 및 인허가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7년 1월부터 본게임…계획안이 첫 판단자료
앞으로 주목해야 할 시점은 2026년 12월과 2027년 1월이다.
서울시는 각 시범사업지에 사업시행예정자와 자치구, 서울시, 도시계획 전문가가 참여하는 ‘원팀(One-Team)’을 구성한다.
올해 12월까지 대상지별 계획안을 마련하고 2027년 1월부터 관계 행정기관에 계획안을 공식 제출하는 ‘입안 제안’을 추진한다.
이후 도시계획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쳐 계획 결정과 인허가 절차에 들어간다.
성장거점형 사업은 복합개발계획 수립과 도심복합개발혁신지구 지정 절차를 밟는다. 성장잠재권 사업은 대상지에 따라 지구단위계획이나 도시정비형 재개발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한다.
결국 현재 단계에서 6개 지역은 ‘개발 완료지역’이 아니라 서울시가 새로운 도시개발 방식을 실제 적용하기 위해 선정한 첫 시범사업지라는 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공개될 대상지별 계획안에서 실제 용도지역과 용적률, 건축계획, 공공기여, 업무·상업·주거시설 구성 등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각 지역의 변화 폭을 판단할 핵심 자료가 될 전망이다.
한국AI부동산 신문 용산지부장 오정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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