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8편 통풍
8편 엄지발가락이 갑자기 붓고 아프다면…통풍, 음식만 조심하면 될까
전날까지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엄지발가락 관절이 밤사이 붓고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심하게 아프다면 통풍을 의심할 수 있다.
통증이 워낙 심해 양말이나 이불이 스치는 것조차 견디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통풍은 혈액 속 요산이 오랫동안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서 형성된 요산염 결정이 관절과 주변 조직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흔히 시작하지만 발등과 발목, 무릎, 손목, 손가락, 팔꿈치 등 다른 관절에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엄지발가락이 아프다고 모두 통풍은 아니다.
무지외반증과 퇴행성관절염, 외상, 감염성 관절염도 비슷한 부위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만 보고 통풍약을 복용하거나 단순한 발 통증으로 여겨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수 시간 안에 심해지는 통증…통풍 발작의 특징
통풍 발작은 빠르게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수 시간 안에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붓거나 붉어지며 열감이 나타날 수 있다. 움직이지 않아도 욱신거리고 가벼운 접촉조차 견디기 어려울 수 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엄지발가락과 발을 연결하는 제1중족지관절에 갑작스럽고 심한 통증과 발적, 부종이 나타나면 통풍을 의심하도록 권고한다.
엄지발가락 외에 발등과 발목, 무릎, 손과 손목, 팔꿈치 등에서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도 통풍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통풍 발작은 치료하지 않아도 1∼2주 안에 호전되기도 한다.
그러나 통증이 사라졌다고 몸속의 요산염 결정까지 없어진 것은 아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발작이 더 자주 발생하거나 오래 지속될 수 있고, 관절 주변에 통풍결절이 생겨 뼈와 연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통풍·무지외반증·족저근막염, 어떻게 다를까
통풍은 이 시리즈에서 다룬 무지외반증이나 족저근막염과 통증 위치가 일부 겹칠 수 있다.
특히 엄지발가락 관절이 아프면 통풍과 무지외반증을 혼동하기 쉽다.
| 구분 | 통풍 | 무지외반증 | 족저근막염 |
|---|---|---|---|
| 주로 아픈 곳 | 엄지발가락 관절, 발등·발목·무릎 등 | 엄지발가락 안쪽의 돌출된 관절 | 발뒤꿈치 바닥 안쪽 |
| 시작 양상 | 갑자기 시작해 수 시간 안에 심해질 수 있음 | 변형과 마찰에 따라 서서히 아픈 경우가 많음 | 아침 첫발이나 오래 쉰 뒤 첫걸음에서 심함 |
| 주요 증상 | 극심한 통증, 부기, 발적, 열감 | 엄지가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돌출 부위가 신발에 쓸림 | 발뒤꿈치가 찌르는 듯 아프고 걸으면 양상이 달라짐 |
| 신발과의 관계 | 신발이나 이불이 닿는 것조차 아플 수 있음 | 좁은 앞코가 압박과 통증을 악화할 수 있음 | 쿠션과 아치 지지가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 |
이러한 차이는 진료 방향을 판단하기 위한 참고사항일 뿐 자가진단 기준은 아니다.
한 사람이 무지외반증과 통풍을 함께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요산 수치가 높으면 모두 통풍일까
혈중 요산이 높다고 모두 통풍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고요산혈증은 통풍 발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조건이지만 증상 없이 요산 수치만 높은 사람도 많다.
반대로 통풍 발작이 진행 중인데도 혈중 요산이 진단 기준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
따라서 발작 중 한 번 측정한 요산 수치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통풍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NICE는 통풍이 의심되는데 발작 중 혈중 요산이 6㎎/dL 미만이라면 발작이 가라앉고 최소 2주가 지난 뒤 다시 검사하도록 권고한다.
진단이 불확실하면 관절액을 채취해 요산염 결정을 확인할 수 있다.
관절액 검사를 시행하기 어렵거나 진단이 여전히 불분명하면 엑스레이와 초음파, 이중에너지 컴퓨터단층촬영 등을 보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붉고 뜨거운 관절, 감염성 관절염 가능성도
통풍과 반드시 구별해야 하는 질환이 감염성 관절염이다.
세균 등이 관절 안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치료가 늦어지면 관절 손상이나 전신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절이 갑자기 붓고 뜨거워지면서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거나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면 신속하게 진료받아야 한다. 상처나 궤양 주변의 관절이 붓는 경우,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 인공관절이 있는 사람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발이 붉고 부은 것을 통풍으로 단정하면 감염이나 당뇨발 병변을 놓칠 수 있다.
처음 경험하는 심한 관절통은 과거 가족이나 지인의 통풍 증상과 비슷해 보여도 의료진의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발작 치료와 요산강하치료는 목적 달라
통풍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현재 발생한 염증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급성 발작 치료와 혈중 요산을 낮춰 재발과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장기 치료다.
급성 발작에는 콜히친과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글루코코르티코이드 등이 사용된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이를 통풍 발작의 주요 1차 치료로 권고한다.
어떤 약을 선택할지는 신장 기능과 심혈관질환, 위장관 출혈 위험, 복용 중인 약 등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고령자는 만성콩팥병이나 심혈관질환을 앓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소염진통제나 콜히친을 임의로 복용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처방된 약, 이전에 남은 약을 먹어서는 안 된다.
발작 중에는 아픈 관절을 쉬게 하고 발을 올려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냉찜질은 피부에 직접 대지 말고 수건으로 감싼 뒤 짧게 시행한다.
다만 당뇨병성 신경병증처럼 감각이 떨어졌거나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다면 피부 손상에 주의해야 한다.
통증이 사라져도 요산 관리가 필요한 이유
요산강하치료는 당장의 통증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다. '
혈중 요산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 관절에 쌓인 요산염 결정을 서서히 줄이고 다음 발작과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장기 치료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다음과 같은 경우 요산강하치료를 적극적으로 권고한다.
- - 통풍결절이 있는 경우
- - 통풍으로 인한 관절 손상이 영상검사에서 확인된 경우
- - 통풍 발작이 연간 2회 이상 반복되는 경우
첫 발작이라도 만성콩팥병 3단계 이상이거나 혈중 요산이 9㎎/dL를 초과한 경우, 요로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 상태와 선호를 고려해 요산강하치료를 검토할 수 있다.
반면 통풍 발작이나 통풍결절이 없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에 대해서는 모든 사람에게 약물치료를 일률적으로 시작하도록 권고하지 않는다.
요산 수치뿐 아니라 발작 경험과 통풍결절, 신장 기능, 결석, 복용약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목표는 일반적으로 요산 6㎎/dL 미만
대표적인 요산강하제에는 알로푸리놀과 페북소스타트 등이 있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알로푸리놀을 만성콩팥병 환자를 포함한 통풍 환자의 우선적인 1차 약제로 권고한다.
다만 환자의 병력과 부작용 위험에 따라 약제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요산강하제는 일반적으로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혈중 요산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용량을 조절한다.
통풍 환자의 일반적인 치료 목표는 혈중 요산 6㎎/dL 미만이다.
알로푸리놀은 드물게 피부와 점막이 심하게 손상되는 중증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면역체계가 알로푸리놀과 그 대사산물을 위험한 물질로 잘못 인식하는 반응으로, HLA-B*58:01 유전적 변이가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 위험이 높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한국인을 포함해 이 변이의 보유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집단에서 알로푸리놀을 처음 복용하기 전 유전자 검사를 고려하도록 권고한다.
다만 변이가 있다고 모두 부작용을 겪는 것은 아니며, 검사 여부와 약제 선택은 신장 기능과 과거 약물 부작용 등을 종합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한다.
요산강하제를 시작한 초기에는 요산 농도가 변하면서 발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줄이기 위해 일정 기간 콜히친이나 소염제 등을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약을 먹는 중 발작이 발생했다고 치료가 실패한 것은 아니며, 요산강하제를 임의로 중단해서도 안 된다.
맥주만 피하면 된다?…다른 술도 안전하지 않아
통풍이 생기면 맥주와 내장류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맥주는 퓨린과 알코올을 함께 포함해 주의해야 하지만 다른 술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통풍 환자에게 술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전체 음주량을 줄이도록 조건부 권고한다.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과 과당이 많이 든 음료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있다면 무리한 단식보다 지속할 수 있는 식사와 활동 조절로 체중을 줄이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식습관만으로 통풍을 설명하거나 환자의 책임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요산 생성과 신장을 통한 배설 능력, 유전적 요인, 나이, 체중, 신장 기능, 복용약 등 여러 요소가 관여한다.
식사 조절이 혈중 요산을 낮추는 효과도 대체로 약물치료보다 제한적이다.
NICE는 특정 식단이 통풍 발작을 예방하거나 혈중 요산을 충분히 낮춘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권고한다.
식생활 개선은 통풍 관리의 한 부분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요산강하제를 대신하는 방법은 아니다.
물이나 건강식품만으로 치료할 수 없어
탈수는 통풍 발작의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어 평소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그러나 물을 많이 마시는 것만으로 관절에 쌓인 요산염 결정을 제거하거나 통풍을 치료할 수는 없다.
심부전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사람은 ‘물을 많이 마시라’는 일반적인 조언을 그대로 따라서는 안 된다.
자신의 질환과 복용약을 고려해 의료진이 안내한 범위에서 섭취해야 한다.
체리 추출물이나 비타민C 등을 통풍 치료제로 광고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미국류마티스학회는 통풍 관리를 위해 비타민C 보충제를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
건강식품을 복용하더라도 처방약을 대신해서는 안 된다.
이뇨제·아스피린, 임의로 끊으면 안 돼
일부 이뇨제와 저용량 아스피린 등은 혈중 요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진료할 때 통풍약뿐 아니라 고혈압약과 심혈관질환 치료제, 건강보조식품을 포함한 복용약 전체를 의료진에게 알려야 한다.
그렇다고 통풍이 걱정된다는 이유로 이뇨제나 저용량 아스피린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적절한 목적으로 처방받은 아스피린은 중단에 따른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미국류마티스학회도 요산을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적응증이 있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중단하지 않도록 권고한다.
약물 변경은 통풍뿐 아니라 원래 치료하던 질환의 위험까지 고려해 의료진과 결정해야 한다.
신발은 통증을 줄일 뿐 통풍을 치료하지 않아
엄지발가락에 통풍 발작이 생기면 신발의 압박만으로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발작 중에는 좁은 신발을 억지로 신고 걷기보다 관절을 쉬게 하고 진료받는 것이 우선이다.
발작이 가라앉은 뒤에는 앞코가 넓고 엄지발가락 관절을 압박하지 않는 신발이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신발을 바꾸는 것은 관절 압박을 줄이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 혈중 요산을 낮추는 치료는 아니다.
통풍은 단순히 ‘잘 먹어서 생기는 병’도, ‘엄지발가락만 아픈 병’도 아니다.
통증이 없는 기간에도 높은 요산 수치가 유지되면 요산염 결정이 계속 쌓일 수 있다.
갑자기 붓고 뜨거워진 관절은 먼저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고, 통풍으로 진단됐다면 발작 치료와 장기적인 요산 관리를 구분해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9편 발 건강과 낙상
다음 편은 ‘발이 아프면 왜 넘어지기 쉬울까’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마지막 9편에서는 발 통증과 발가락 근력, 감각 저하, 균형능력, 보행 변화가 낙상 위험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본다.
발 질환과 신발만 점검하면 낙상을 막을 수 있는지, 독립적인 일상생활을 유지하려면 어떤 근력·균형운동과 생활환경 개선을 함께 시행해야 하는지 의학적 근거와 함께 종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