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약과 건강기능식품은 달라…포장 표시 확인하고 필요하면 약사 상담
- ‘창고형·공장형’ 약국 명칭 제한 추진…대형 약국 영업 자체를 막는 건 아냐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대규모 매장에 진열해 소비자가 직접 둘러보며 고르는 이른바 ‘창고형 약국’이 등장하면서 의약품 구매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여러 제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지만, 의약품은 같은 용도로 보이더라도 성분과 함량이 다를 수 있고 다른 약과 성분이 겹칠 수도 있다.
가격과 포장 크기만 보기보다 유효성분과 함량, 용법·용량, 사용기한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약사에게 상담하는 것이 안전한 이용의 출발점이다.

‘창고형 약국’도 일반 약국…별도 법적 유형은 아니다
‘창고형 약국’은 약사법에서 별도의 약국 유형으로 정한 명칭이 아니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을 대규모로 진열해 소비자가 매장을 둘러보며 제품을 비교·선택하는 형태의 약국을 통상적으로 가리킨다.
매장이 크고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해서 의약품 판매에 적용되는 기본적인 법적 기준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현행 약사법에 따르면 약국개설자는 의사나 치과의사의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다.
반면 전문의약품은 원칙적으로 처방전에 따라 조제하는 경우가 아니면 판매할 수 없다.
약국이나 점포 이외 장소에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비교해 고를 수 있다는 점과 의약품을 일반 생활용품처럼 구매해도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첫째는 가격 아닌 ‘성분’…제품명 달라도 겹칠 수 있다
매장에 들어가 가장 먼저 비교할 것은 가격보다 유효성분과 함량이다.
약사법은 의약품 용기나 포장에 제품명뿐 아니라 유효성분의 명칭과 분량, 유효기한 또는 사용기한, 중량·용량이나 개수, 일반의약품 또는 전문의약품이라는 표시 등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표시 등에 관한 규정’도 일정 일반의약품의 정보표시면에 유효성분과 분량, 효능·효과, 용법·용량, 주의사항, 저장방법, 유효기한 또는 사용기한 등을 표시하도록 한다.
따라서 제품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성분까지 다르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특히 여러 성분이 들어 있는 복합감기약에 해열진통제나 알레르기약 등을 추가로 구매할 때는 유효성분이 겹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미 복용하고 있는 처방약이나 일반의약품이 있다면 제품을 고르기 전에 약사에게 알리는 것도 방법이다.
약사법상 복약지도에는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 진단적 판단을 하지 않고 구매자가 필요한 의약품을 선택하도록 돕는 행위도 포함된다.
정말 싼지는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야
창고형 약국을 찾는 소비자가 관심을 갖는 요소 중 하나는 가격이다.
그러나 매장이 크거나 제품을 대량으로 진열한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약품이 다른 약국보다 저렴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약사법은 소비자에게 직접 의약품을 판매하는 자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의약품 가격을 용기나 포장에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실제 가격을 비교할 때는 같은 제품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제품명이 같아도 포장 단위와 정수, 용량이 다르면 표시가격만으로 어느 쪽이 저렴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같은 성분의 제품을 비교할 때도 유효성분 함량을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10정과 20정 제품은 한 상자의 판매가격보다 1정당 가격을 계산하는 것이 비교에 도움이 된다.
다만 함량이나 제형 등이 다른 제품을 단순히 1정 가격만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결국 ‘창고형 약국이 더 싸다’가 아니라 동일 제품 또는 같은 성분·함량·규격을 기준으로 실제 판매가격을 비교해야 한다는 얘기다.
대용량 상비약, 싸더라도 다 쓰지 못하면 낭비
대용량 제품은 1정이나 1회 사용량 기준 가격이 낮아질 수 있지만, 필요한 양보다 많이 사는 것이 항상 경제적인 것은 아니다.
의약품 포장에는 유효기한 또는 사용기한과 중량·용량 또는 개수, 저장방법 등 소비자가 확인해야 할 정보가 표시된다.
평소 자주 사용하지 않는 상비약을 가격만 보고 대량으로 구입하면 사용기한 안에 쓰지 못하고 남길 수 있다.
제품에 표시된 저장방법을 지키지 않으면 적절한 보관도 어려워질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사용할 목적으로 대량 구매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해서 가족 모두에게 같은 의약품과 같은 복용량이 적합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용량 제품은 한 통 가격뿐 아니라 실제 복용 빈도와 필요한 양, 사용기한, 보관조건까지 확인한 뒤 선택하는 편이 낫다.
비타민이라고 다 같은 제품 아니다…일반약·건강기능식품 확인
대형 약국에서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이 한 공간에서 판매될 수 있다.
비타민이나 영양 관련 제품처럼 겉보기에는 비슷해도 법적 분류와 표시사항은 다를 수 있다.
일반의약품은 포장에서 ‘일반의약품’이라는 표시를 확인할 수 있다.
유효성분과 함량, 효능·효과, 용법·용량과 주의사항도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된다.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달리 질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허가된 제품이 아니다.
같은 ‘비타민’이나 ‘영양제’라는 표현이 붙어 있더라도 어떤 종류의 제품인지 확인한 뒤 비교해야 한다.
여러 약 먹고 있다면 장바구니보다 약사 상담 먼저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살펴보고 선택하는 매장에서도 약사의 역할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여러 일반의약품을 함께 사용하려는 경우, 어린이나 고령자가 복용할 제품을 고르는 경우에는 제품 표시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약사에게 현재 복용하는 약과 증상을 알리고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법적으로는 상황을 구분해야 한다.
약사는 의약품을 조제한 경우 환자나 보호자에게 필요한 복약지도를 해야 한다.
반면 처방전 없이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때는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복약지도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창고형 약국을 이용할 때도 단순히 제품을 골라 계산하는 데 그치기보다, 성분 중복이나 복용방법을 판단하기 어렵다면 구매 전에 약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창고형·공장형’ 명칭 제한…영업형태 자체를 금지한 건 아니다
창고형 약국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제도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8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약국의 기능을 왜곡하거나 소비자가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의약품의 과다 소비를 유도해 남용하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를 약국 고유 명칭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보건복지부는 소비자가 의약품을 공산품처럼 인식해 가격만으로 구매할 우려를 예방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제한할 표시는 하위 법령에서 정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개정은 대형 매장 형태의 약국 영업 자체를 금지하는 조치는 아니다.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쳐 공포 3개월 뒤 시행하며, 기존에 제한 대상 표시를 사용하는 약국에는 시행일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둘 예정이다.
대한약사회는 이번 법 개정을 환영하며 창고형 약국이 의약품의 과다 구매와 오·남용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는 약사단체의 입장으로, 창고형 약국에서 실제로 의약품 오·남용이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실증자료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많이 담는 것보다 ‘필요한 약을 제대로 고르는 것’
창고형 약국의 활용법을 ‘싸게 많이 사는 방법’으로만 접근하기는 어렵다.
여러 제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특성이 오히려 성분과 함량, 포장 단위와 가격을 비교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구매 순서는 간단하다.
일반의약품인지 건강기능식품인지 확인하고, 유효성분과 함량을 살핀 뒤, 현재 먹는 약과 성분이 겹치지 않는지 확인한다.
가격을 비교할 때는 같은 규격인지 살피고, 대용량 제품은 사용기한 안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모르거나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고 있다면 가격 비교보다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제품이 많고 매장이 커져도 의약품을 선택할 때 확인해야 할 기본 원칙은 달라지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