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하면 주소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출산·양육 지원, 청년정책, 대중교통이나 공공시설 감면부터 쓰레기를 언제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까지 생활에 필요한 정보도 달라진다. 문제는 이런 정보가 여러 부서와 사업에 흩어져 있어 주민이 직접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전입신고 단계에서 이런 정보를 한꺼번에 안내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특히 정부24로 온라인 전입신고를 하는 주민도 해당 지역의 생활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별도의 선택항목을 두는 방안이 제시됐다.
다만 당장 전국에서 시행되는 제도는 아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입자 생활정보 사전안내 강화 방안’을 마련해 행정안전부와 세종특별자치시, 제주특별자치도, 기초지방정부에 제도개선을 권고한 단계다. 해당 안건은 지난 7일 의결됐으며 16일 공개됐다.
지원제도 있어도 모르면 못 받는다
권익위가 주목한 것은 ‘정보의 사각지대’다.
새로운 지역으로 이사한 주민에게는 각종 행정절차와 지원사업, 생활혜택 등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지만 현재는 관련 내용이 부서별·사업별로 분산돼 있다. 이 때문에 주민이 필요한 정보를 일일이 찾아야 하고, 지원제도를 뒤늦게 알면서 신청 시기를 놓치는 불편도 발생했다는 것이 권익위의 설명이다.
제도가 존재하는 것과 주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다른 문제다. 특히 출산·양육 가구나 청년처럼 대상과 신청기간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지원이 달라지는 경우에는 ‘어디에 어떤 제도가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정책 이용의 첫 단계가 된다.
이번 제도개선은 주민에게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보라고 하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행정기관이 전입이라는 생활 변화 시점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먼저 안내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
출산·청년 지원부터 쓰레기 배출방법까지
권익위는 지방정부가 전입신고를 받을 때 누리집이나 전자책 등 지역 여건에 맞는 방법으로 생활정보를 종합 안내하도록 권고했다.
안내 정보에는 전입 후 확인할 사항을 비롯해 출산·양육·청년 등 주요 지원사업, 대중교통·공공시설 감면 등 생활혜택, 생활폐기물 배출정보, 민원 문의처 등이 포함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공할지는 지역 실정에 맞게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구성하도록 했다.
따라서 향후 제도가 실제 반영되더라도 모든 지역에서 동일한 복지사업이나 혜택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입한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제도와 생활정보를 주민이 보다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24 온라인 전입신고의 ‘정보 공백’도 개선
온라인 전입신고도 개선 대상이다.
현재 주민센터 등을 방문해 전입신고를 할 때는 신고서를 통해 전입 관련 생활정보를 휴대전화 문자로 받을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다. 반면 정부24를 통한 온라인 전입신고에는 생활정보 안내 여부를 선택하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이에 권익위는 정부24 온라인 전입신고 화면에 ‘전입지역 생활정보 안내(선택)’ 항목을 마련하도록 행정안전부에 권고했다. 온라인으로 주소 이전 절차를 마친 주민도 원하는 경우 새 지역의 생활정보를 함께 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금 정부24에서 바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아니다
이번 발표에서 주민이 가장 주의해서 볼 부분은 시행 여부다.
이번 조치는 국민권익위가 행정안전부와 지방정부 등에 내린 제도개선 권고다. 정부24에 ‘전입지역 생활정보 안내’ 항목이 이미 신설됐거나 전국 지방정부에서 새로운 종합안내가 일제히 시작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따라서 현재 이사를 준비하거나 전입신고를 하는 주민은 필요한 출산·양육·청년 지원이나 각종 감면제도가 있다면 해당 지방정부의 공식 누리집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확인할 대목은 행정안전부가 정부24에 권고 내용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 각 지방정부가 전입자에게 어떤 생활정보를 제공할지다.
좋은 제도를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필요한 사람이 그 제도를 제때 알게 하는 일이다. 이번 권고가 실제 행정서비스로 이어진다면 전입신고는 단순한 주소 변경 절차를 넘어 새로운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와 생활정보를 연결하는 첫 행정 창구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