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236화 사장과 직원의 차이

단순히 '테이블을 닦으라는 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손님이 기분 좋게 앉을 자리를 준비한다'고 생각한다면

일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지는 것

▲ 기사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ChatGPT]

 

사장과 직원의 차이는 직함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일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지난 주말,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들과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동안 떨어져 있었기에 오랜만에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저녁이었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외식을 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대형 카페에 들렀다. 아이는 먹고 싶은 빵을 하나 골랐고, 나는 저녁 식사의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다. 카페는 규모가 꽤 컸다. 주말이었지만 늦은 시간이어서 그런지 손님도 많지 않았다. 북적이지 않는 넓은 공간에서 우리 가족은 자리를 잡고 앉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한 직원이 우리 옆을 지나갔다. 테이블을 정리하기 위해 움직이는 듯했다. 평소 같았으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장면이었다. 그런데 우연히 직원이 테이블을 닦는 모습에 시선이 머물렀다. 분무기로 한 번 뿌리고, 행주로 슥. 그렇게 테이블 하나를 닦고 바로 옆 테이블로 이동했다. 그곳에서도 비슷했다. 분무기로 뿌리고 행주로 한 번 훑은 뒤 다음 자리로 이동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조금만 더 꼼꼼하게 닦으면 좋을 텐데.' 그리고 그 짧은 장면에서 생각 하나가 시작되었다.

 

내가 사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물론 내가 그 카페의 청소 방법이나 내부 지침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직원이 이미 앞서 깨끗하게 정리해 놓았을 수도 있고, 내가 잠깐 바라본 모습만으로 그 직원의 평소 업무 태도까지 판단할 수도 없다. 그저 그날 내가 본 짧은 장면에서 문득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을 뿐이다. '사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가 그 카페의 사장이라면 손님이 앉는 테이블 하나도 조금 더 꼼꼼하게 바라보지 않았을까. 음료가 흘러 있지는 않은지. 빵 부스러기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의자나 테이블 주변까지 지저분하지는 않은지. 다음 손님이 이 자리에 앉았을 때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을지. 아마 자연스럽게 한 번 더 살펴봤을 것 같다. 왜냐하면 그 공간에서 손님이 느끼는 작은 불편함 하나까지 결국 내 가게의 인상으로 남을 테니까. 그 순간 머릿속에 한 문장이 떠올랐다. '사장과 직원의 차이는 무엇일까.'

 

직책보다 마음가짐의 차이

처음에는 단순하게 '사장과 직원의 차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꼭 직책으로 나눌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모든 직원이 대충 일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장보다 더 꼼꼼하게 일하며 자신의 일처럼 책임감을 갖는 직원도 있을 것이다.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가게이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사장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날 느낀 차이는 사장과 직원이라는 직책의 차이라기보다 결국 마음가짐의 차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 '내가 책임져야 하는 일'이라고 바라보는 태도.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행동은 달라질 수 있다. 테이블 하나를 닦는 일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테이블을 닦으라는 일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면 정해진 행동을 끝내는 것이 목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다음 손님이 기분 좋게 앉을 자리를 준비한다'고 생각한다면 조금 다른 부분까지 눈에 들어올지도 모른다. 일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지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직원인가

'그렇다면 나는 지금 내 일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나 역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직원이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익숙함이 생긴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확인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몸에 익고, 별다른 생각 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익숙함은 분명 좋은 점도 있다. 일이 빨라지고 경험이 쌓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하지만 그 익숙함이 때로는 나를 느슨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어제도 이렇게 했으니까.'

'아무도 안 보는데 이 정도는 괜찮겠지.'

그런 마음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면 처음 가지고 있던 꼼꼼함도 어느 순간 줄어들 수 있다. 그래서 그날 카페 직원을 바라보다 오히려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누군가 보고 있을 때만 열심히 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무도 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충 넘어가는 일은 없는가. 익숙해졌다는 이유로 처음보다 확인을 덜 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른 사람의 태도를 평가하는 것은 쉽지만 정작 내 태도를 바라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날의 장면이 내게 의미 있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누가 보지 않아도 내 일은 남는다

직원이라고 해서 모든 일을 사장처럼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책임의 범위도 다르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도 다르며, 각자 맡은 역할 역시 다르다. 그럼에도 내가 맡은 일만큼은 내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사장이 보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내가 맡은 일이기 때문에 제대로 하는 것. 누군가 칭찬해주기 때문에 꼼꼼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한 일의 결과에 스스로 책임을 갖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직원의 자리에서도 가질 수 있는 주인의식일 것이다. 생각해 보면 아무도 보지 않는 순간의 태도가 오히려 그 사람의 일하는 방식을 더 잘 보여줄 수도 있다. 누군가 보고 있을 때 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에도 같은 마음으로 자신의 일을 해내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그런 태도는 결국 하루하루 쌓여 그 사람의 습관이 되고, 언젠가는 그 사람 자체를 보여주는 모습이 될 것이다.

 

미래의 나에게도 남겨둔 질문

그날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미래로 이어졌다. 나는 언젠가 나만의 찻집을 운영하고 싶다.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그때는 지금과 반대로 내가 사장의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손님에게 차를 내어드리고, 테이블을 정리하고, 공간을 관리하며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그 사람과도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그때 나는 어떤 사장이 되어 있을까. 깨끗하게 관리하라고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원하는 기준이 있다면 말로 지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부족한 모습을 보였을 때 무조건 지적하는 것보다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손님이 앉는 자리니까 조금만 더 신경 써주세요." 단순히 테이블을 더 깨끗하게 닦으라는 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테이블에 앉게 될 사람을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것이다. 일을 시키는 것과 일의 이유를 공유하는 것은 다를 수 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그 일을 바라보는 마음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함께 일한다는 것

언젠가 내가 찻집을 운영하고 누군가와 함께 일하게 된다면 '내 가게니까 내 말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공간을 운영하고 싶지는 않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자신도 이 공간의 하루를 만들어가는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장인 나부터 행동해야 할 것이다. 내가 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만 요구할 수는 없다. 테이블이 지저분하면 먼저 닦고, 손님에게 필요한 것이 보이면 먼저 움직이고, 바쁜 순간에도 가능한 한 공간을 살피는 것. 그리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함께 맞춰가는 것. 사장이 모든 것을 직접 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함께 일하는 사람이 자신이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기준과 이유를 분명하게 나누는 것도 사장의 역할일 것이다. 결국 좋은 직원이 필요한 만큼 좋은 사장도 필요하다.

 

좋은 사장이 되는 연습은 이미 시작되었다

카페에서 테이블 하나를 닦는 모습을 바라보다 나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나는 직원이다. 훗날에는 사장이 되고 싶다. 두 위치는 분명 다르다. 하지만 일을 대하는 태도까지 완전히 달라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지금 내가 직원으로서 어떤 태도로 일하고 있는지가 훗날 사장이 되었을 때의 모습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지금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대충하는 사람이 사장이 되었다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꼼꼼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반대로 지금 맡은 일을 자신의 일처럼 책임감 있게 해내는 사람이라면 훗날 더 큰 책임을 맡게 되었을 때도 그 태도가 하나의 바탕이 되어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좋은 사장이 되는 연습은 찻집을 여는 날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이 자리에서부터.

 

함께 생각해볼 질문

나는 누군가 보고 있을 때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같은 태도로 일하고 있는가.

익숙하다는 이유로 예전보다 대충 넘어가고 있는 일은 없는가.

내가 맡은 일을 단순히 해야 하는 업무가 아니라 '내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언젠가 누군가와 함께 일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결국 직함보다 태도다

그날 카페에서 본 것은 아주 짧은 장면이었다. 분무기로 한 번 뿌리고 행주로 슥 닦는 모습. 어쩌면 아무 의미 없이 지나갈 수도 있었던 장면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사장과 직원의 차이를 생각했고, 결국 다시 나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다. 직원이라고 주인의식을 가질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사장이라고 저절로 주인의식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일 것이다. 누가 보지 않아도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익숙한 일일수록 한 번 더 살피며, 내가 맡은 결과에 책임을 갖는 것. 지금 직원으로 있는 자리에서는 그렇게 내 일을 해내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꿈꾸던 찻집의 문을 열게 되는 날이 온다면, 함께 일하는 사람에게 말로만 주인의식을 요구하는 사장이 아니라 내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결국 좋은 사장이 되기 위한 연습은 사장이 된 뒤에 시작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오늘 내가 맡은 일을 어떤 마음으로 해내고 있는가. 바로 그곳에서부터 시작된다.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6.09.17 09:10 수정 2026.09.17 09:13

RSS피드 기사제공처 : 보통의가치 미디어 / 등록기자: 김기천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Shorts NEWS 더보기
삼성전자가 평택에 5000억을 쏟아부은 진짜 이유?
계약갱신청구권 끝나면 길거리 나앉을 판… 최악의 전세난 해결책은?
대출 막혔는데 집은 어떻게 샀을까? 7개월 만에 7조 증발한 소름돋는 이..
삼성전자 끝났다던 전문가들, 10조 원 실적 폭격에 전부 침묵한 이유
내 집인데 왜 벌금을 내? 빈집세보다 무서운 이행강제금의 실체
"이게 진짜 성벽이라고? 230년 만에 완전히 뒤집어진 수원 야경
극과 극 수도권 집값... 분당 30% 폭등할 때 평택·이천 -7% 폭락..
여기 청주 맞아? 공항부터 무심천까지 싹 뜯어고친다
삼성전기 300만 원 간다? 개미들만 모르는 숨겨진 호재!
아파트 거래 반토막 났는데 집값은 폭등? 지금 서울 부동산 충격 실태
실거주 의무 1년 연장, 내 집 마련 꿈꾸던 무주택자만 바보 된 충격 상..
2026-2027 코로나19 국가예방접종 필수 전환 및 10월 12일 시..
청주시 작년 순유입 1,526명 돌파, 오송읍 청년층 블랙홀 현상 집중 ..
2026 이웃 산촌 체험 프로그램 역대급 무료 힐링 모집 | 괴산·청주 ..
역대급 가성비 축제! 청주 다함께농장 포도 수확... 포도즙 파격 할인 ..
2026 경기도 치유승마대회 성황… 말과 함께한 회복의 여정
서울 집값 20억 시대! 전세 버티기 vs 지금 당장 매수 (당신의 선택..
단축근무로 월급 줄어도 이거 할 사람? (경기도 폼 미쳤다 ㄷㄷ)
역대급 이른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주의보 발령, 고위험군 대응 지침
약 대신 피톤치드! 가을 피로 싹 날려줄 경기도 숲캉스 성지
외국인 노동자 10명 몫을 해낸다고? 농촌 살려낸 역대급 AI 농기계의 ..
생후 2주 만에 아이 목숨 살린 기적의 검사 (K-신생아 프로젝트)
썸남썸녀랑 여기 걷고 안 사귀면 유죄 ㄷㄷ
리더경제 “탈퇴했는데도 내 정보가?”️ 3,954만 명이 아닌 ‘중복 포..
월가도 삼킨 AI 자동매매, 개인 투자자에게 ‘구원투수’일까 ‘새로운 함..
한국군의 핵심 방패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팔라고?#리더 #경제 #리..
강남 불패 끝났다? 지금 노원으로 돈 몰리는 충격적인 이유
암세포만 골라 죽인다? 췌장암 19조 판도 바꿀 K-바이오
유튜브 NEWS 더보기

"이건 기적이다" 유럽 의사 오열하게 한 K팝 콘서트장 모세의 기적

일론 머스크의 경고, 2030년 당신의 책상은 사라진다

부의 이동심리, 타워팰리스가 던지는 경제적 신호

그대는 소중한 사람 #유활의학 #마음챙김 #휴식

나 홀로 뇌졸중, 생존 확률 99% 높이는 실전 매뉴얼

숨결처럼 다가온 희망. 치유.명상.수면.힐링

통증이 마법처럼 사라지다./유활도/유활의학/유활파워/류카츠대학/기치유

O자 다리 한국, 칼각 일본? 앉는 습관 하나가 평생 건강을 좌우한다

겨울마다 돌아오는 ‘급성 장폭풍’… 노로바이러스, 아이들 먼저 덮쳤다

아오모리 강진, 철도·항만·도심 모두 멈췄다… 충격 확산

경기도, 숨겨진 가상자산까지 추적했다… 50억 회수한 초정밀 징수혁신으로 대통령상 수상

간병 파산 막아라... 경기도 'SOS 프로젝트' 1천 가구 숨통 틔웠다 120만 원의 기적,...

100세 시대의 진짜 재앙은 '빈곤'이 아닌 '고독', 당신의 노후는 안전합니까...

브레이크 밟았는데 차가 '쭉'... 눈길 미끄러짐, 스노우 타이어만 믿다간 '낭패...

"AI도 설렘을 알까?"... 첫눈 오는 날 GPT에게 '감성'을 물었더니

응급실 뺑뺑이 없는 경기도, '적기·적소·적시' 치료의 새 기준을 세우다

GTX·별내선·교외선이 바꾼 경기도의 하루… 이동이 빨라지자 삶이 달라졌다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행복은 뇌에서 시작된다 신경과학이 밝혀낸 10가지 습관

자신을 칭찬할 수 있는 용기, 삶을 존중하는 가장 아름다운 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