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지 통보에는 지도가 붙어 있었다. 어디까지 가면 안 되는지, 선이 그어져 있었다. 그 선 안쪽에는 그가 오래 지켜 온 사원이 있다. 알아크사 출입 금지 처분을 받은 7명 가운데 한 사람은 그곳의 경비원이다. 유대 명절이 시작된 9월, 예루살렘·성전산·현상 유지를 둘러싼 긴장이 다시 숫자로 드러난다. 한쪽에서는 들어가는 발길이 늘고, 다른 쪽에서는 돌아서는 발길이 늘어난다. 같은 문, 다른 방향이다.
알아크사는 이슬람의 세 번째 성지이며, 유대교가 성전산으로 부르는 자리와 겹친다. 1967년 이후 관리는 요르단 와크프가 맡고 보안은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구도가 이어져 왔다. 비무슬림은 방문할 수 있으나 기도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오랜 현상 유지 원칙이다. 이 균형은 해마다 유대 명절 기간에 흔들린다. 올해 명절은 9월 12~13일 ‘로쉬 하샤나’로 시작해 21일 ‘욤 키푸르’, 26일부터 10월 2일까지 ‘수코트’, 10월 3~4일 ‘심하트 토라’로 이어진다.
9월 15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예루살렘 주정부는 이스라엘 당국이 하루 사이에 예루살렘 주민 7명에게 6개월간 알아크사 출입 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상에는 사원 경비원 사미르 아부 쿠웨이디르와 아민 알아바시가 포함됐다. 통보문에는 접근이 막힌 구역을 표시한 지도가 붙었고, 금지 범위는 경내 안뜰과 출입문, 그리로 이어지는 길까지 아우른다. 같은 날 실완과 수르 바히르 주민 3명에게도 동일한 기간의 처분이 내려졌으며, 통보는 왓츠앱으로 전달됐다.
주정부 집계로 올해 들어 알아크사 접근 제한 처분은 850건을 넘어섰다. 9월 첫 6일에만 약 15건이 나왔는데, 이는 7월과 8월을 합친 23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반대편 숫자도 있다. 1월부터 8월 말까지 유대인의 경내 진입은 4만 661건으로 집계됐고, 8월 한 달만 5,209건이다. 로쉬 하샤나 당일에는 593명이 마그리브 문을 통해 경찰 보호 아래 들어갔고, 그 시각 팔레스타인 주민의 출입문과 연령은 제한됐다. 주정부는 명절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현실을 굳히려는 시도라고 본다. 이스라엘 당국은 보안상 조치라는 입장이다.
숫자는 두 방향으로 갈린다. 들어가는 사람은 늘고, 들어가지 못하는 사람도 늘어난다. 한쪽 문이 넓어질수록 다른 쪽 문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 성지의 관리 규범은 조약이 아니라 관행에 기대어 버텨 왔다. 관행이 흔들릴 때 가장 먼저 부서지는 것은 돌이 아니라 신뢰다. 명절이 끝나는 10월 초까지, 예루살렘의 문 앞에서 확인될 것은 바로 그 신뢰의 잔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