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혁신위, 퇴원환자 관리·방문진료·재택의료와 통합돌봄 연계 권고
- 전국 인프라 확대 다음 과제는 지역별 접근성·서비스 격차
병원을 찾아가기 어려운 고령자가 살던 집에서 진료와 간호를 받고 요양·생활지원까지 연계받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제도가 전국적으로 시행된 데 이어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도 전국 229개 시·군·구 422곳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의료혁신위원회는 방문진료와 재택의료, 퇴원환자 관리를 지역보건·일차의료와 연결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병원과 생활공간 사이에서 의료·돌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체계가 구체화되고 있다.

3월 전국 시행…의료·요양·돌봄 한 사람 중심으로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노쇠·질병·장애 등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필요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연계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에 맞춰 지난 3월 전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용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각각 찾아다니는 대신 건강상태와 일상생활의 어려움 등을 조사하고 개인별 지원계획을 세워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지원 범위에는 방문진료와 방문건강관리 등 의료·건강지원뿐 아니라 방문간호·요양·목욕, 일상생활과 주거 지원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집에서 받는 의료’는 의사가 환자의 집을 방문해 진료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료와 간호, 요양, 일상생활 지원을 개인의 필요에 따라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행 100일 약 3만7000명에 맞춤형 서비스 연계
전국 시행 이후 실제 서비스 이용도 시작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통합돌봄 시행 100일을 맞아 약 3만7000명에게 개인별 지원계획에 따른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서비스 이용자가 늘어난 것과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재입원이나 응급실 이용이 줄었는지, 건강상태와 가족의 돌봄부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은 시행 이후 자료를 축적해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전국 시행 이후 실제 이용자가 서비스를 받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집으로…재택의료센터 422곳
통합돌봄에서 의료를 생활공간까지 연결하는 주요 기반 가운데 하나가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한 팀을 이뤄 거동이 불편한 장기요양보험 수급자의 가정을 방문한다.
의료진이 건강상태를 살피고 진료와 간호를 제공하면 사회복지사는 필요한 돌봄·복지서비스를 지역사회 자원과 연결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는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서 422개소가 참여하고 있다.
의료기관과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을 고려한 운영방식도 도입됐다.
의료취약지역에서는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인력을 나눠 담당하는 협업형 모델을 운영하고, 병원급 의료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했다.
고령자가 만성질환을 앓으면서 거동까지 어려워지면 병원 진료만으로 생활상의 문제까지 해결하기 어렵다.
재택의료센터는 이런 환자의 의료와 돌봄 수요를 함께 살펴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노인 3명 중 1명 혼자 살아…달라진 돌봄 환경
재택의료와 통합돌봄 확대는 노인의 생활환경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1인 가구, 이른바 독거노인의 비율은 32.8%였다.
2020년보다 13.0%포인트 증가했다.
혼자 사는 노인은 건강과 일상생활에서도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평가한 비율은 독거노인이 34.2%로 노인부부 가구의 48.6%보다 낮았다.
우울 증상이 있는 비율은 독거노인 16.1%, 노인부부 가구 7.8%였다.
생활상의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도 독거노인은 73.9%로 노인부부 가구의 48.1%보다 높았다.
이 때문에 고령자가 지역에서 계속 생활하려면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건강상태에 따라 간호와 요양, 재활, 식사·이동·가사 등 일상생활 지원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퇴원 뒤에도 끊기지 않게…방문진료·재택의료 연결
정부는 통합돌봄 전국 시행 이후 지역보건과 일차의료의 역할을 확대하는 후속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의료혁신위원회는 지난 8월 27일 제9차 회의에서 ‘초고령사회 대응 예방적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보건·일차의료 혁신 권고안’을 심의했다.
위원회는 노쇠 예방과 다제약물 관리, 퇴원환자 관리, 방문진료·재택의료를 통합돌봄과 연계하고 지역보건과 일차의료의 참여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예방부터 치료·돌봄, 생애말기까지 필요한 서비스를 지역에서 이어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향이다.
특히 고령자는 입원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만성질환 관리나 투약, 간호와 재활이 필요할 수 있다.
혼자 식사를 준비하거나 의료기관을 다시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생활지원도 필요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은 이런 환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환자나 가족이 각각 찾아다니도록 하는 대신 병원 퇴원 이후 지역 의료기관과 방문진료·간호, 장기요양, 생활지원 등을 연계하는 것이다.
재택의료가 병원 진료를 대신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응급하거나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생활공간으로 돌아온 뒤에도 필요한 의료와 돌봄이 이어지도록 병원과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데 초점이 있다.
전국 422곳 갖췄지만…‘얼마나 이용할 수 있나’가 다음 과제
전국 모든 시·군·구에 재택의료센터가 참여하면서 제도적 기반은 확대됐지만 지역별 서비스 공급 여건까지 같아진 것은 아니다.
재택의료는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방식과 달리 의료진이 직접 이동해야 한다.
특히 농어촌과 의료취약지역에서는 이동거리가 길고 의료기관과 인력도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다.
따라서 센터가 있다는 것과 필요한 사람이 충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앞으로는 센터 수뿐 아니라 실제 이용자 수와 방문진료 제공량, 의료취약지역의 접근성, 퇴원환자의 재택관리 연계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입원과 응급실 이용, 건강상태, 가족의 돌봄부담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장기적인 평가 대상이다.
현재 확인된 공식자료만으로 이러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난 3월 전국 시행 이후 제도의 틀을 만드는 단계에서 현장에서 얼마나 작동하는지를 확인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초고령사회 의료체계의 변화는 병원 진료를 집으로 옮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병원이 필요할 때는 치료받고,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의료·간호·돌봄이 끊기지 않도록 지역 안에서 연결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