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취약지역 547개 읍·면…시니어 의사만으로 대체하기엔 규모 한계
- 공보의 감소 장기화 전망…채용 숫자보다 취약지 배치·지속근무 관건
지역 의료현장을 담당해 온 의과 공중보건의사가 올해 593명으로 1년 만에 37.2% 감소했다.
정부는 퇴직하거나 퇴직을 앞둔 숙련 의사를 지역·필수의료에 활용하는 ‘시니어의사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실제 채용은 목표 인원의 약 77%에 그쳤다.
공보의 감소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니어 의사 확대가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역의 공백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는 실제 배치와 지속근무 실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가 공보의 감소에 대응해 시니어 의사와 지역필수의사,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등 기존 의료인력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원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시니어의사 지원 사업은 이미 임상경험을 갖춘 의사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난해 채용 실적이 정부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
공보의 감소 규모와 비교해 지원 규모에도 차이가 있어 공보의를 대신할 단일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공보의 945명→593명…신규 편입은 98명
지역의료 인력 문제를 키운 직접적인 요인은 공보의 감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의과 공보의는 593명으로 지난해 945명보다 352명 줄었다.
감소율은 37.2%다.
올해 새로 편입된 의과 공보의는 98명에 불과한 반면 복무를 마친 인원은 450명이다.
새로 들어온 인원이 빠져나간 인원의 약 22%에 그친 셈이다.
정부는 현역병과 공보의의 복무기간 차이 등에 더해 2024~2025년 전공의 수련과 의대생 교육 차질이 올해 공보의 감소 폭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공보의 부족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다.
정부는 수련·교육 공백이 해소되고 지역의사제로 양성된 인력이 현장에 진입하는 2030년대 초반까지 의과 공보의가 약 300~500명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의료취약지역 547개 읍·면…공보의 감소 영향 집중
공보의 감소는 민간 의료기관 이용이 어려운 농어촌에서 의료 접근성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민간 의료기관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일차의료 접근성을 조사한 결과, 의료이용이 취약해 집중적인 대응이 필요한 지역은 전국 547개 읍·면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에는 보건지소 532곳이 있다.
정부는 공보의 배치가 어려운 지역에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을 투입하고 시니어 의사와 지역필수의사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추경에서는 보건진료 전담공무원 150명과 지역필수의사 132명, 시니어 의사 20명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시니어 의사 확대하지만 지난해 채용률 77%
시니어의사 지원 사업은 퇴직하거나 퇴직을 앞둔 숙련 의사를 지역·필수의료 분야와 공공의료기관에 연결하는 정책이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국립중앙의료원에 ‘시니어의사 지원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참여 의사 인력풀을 구축하고 의료기관과 연결하며 지역·필수의료 관련 교육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예산에 반영된 지원 규모가 실제 채용으로 모두 이어지지는 않았다.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시니어 의사 110명 채용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채용은 85명에 그쳤다.
목표 대비 약 77%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의료인력의 지역 근무 기피 등이 채용실적이 목표에 미치지 못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또 신규 채용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사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시니어 의사 인력 매칭 플랫폼인 ‘닥터링크’ 기능을 개선하는 등 구체적인 참여 유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리 마련’과 ‘취약지 근무’는 다른 문제
시니어 의사 정책의 핵심 과제는 지원 규모 자체보다 실제 의료취약지역에 의사를 배치할 수 있느냐다.
시니어 의사는 공보의와 달리 고용계약을 통해 근무한다.
근무지역과 근무조건, 생활여건 등이 참여 여부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의료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농어촌과 산간지역일수록 근무 희망자를 확보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채용 목표를 채우지 못했다는 사실은 예산과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만으로 지역 의료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시니어 의사 채용 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수도권이나 도시지역에 집중되고 의료취약지역 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업 본래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확인된 자료에는 시니어 의사 85명의 지역별·진료과별 배치 현황이 제시돼 있지 않아 실제 취약지역 배치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공보의 감소 352명…시니어 의사만으로 대체는 한계
정책 규모를 비교해도 시니어 의사를 공보의의 직접적인 대체 인력으로 보기는 어렵다.
올해 의과 공보의는 전년보다 352명 감소했다.
지난해 실제 채용된 시니어 의사는 85명이며, 올해 추경을 통해 추가 지원하는 시니어 의사는 20명이다.
공보의와 시니어 의사는 근무 형태와 배치 방식, 역할이 달라 인원만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현재 지원 규모를 고려하면 시니어 의사만으로 공보의 감소분 전체를 충원하는 정책은 아니다.
정부가 시니어 의사뿐 아니라 지역필수의사와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을 함께 확대하고, 공보의 순회진료와 보건지소·보건진료소 기능 조정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한계를 반영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몇 명 채용했나보다 ‘어디서 얼마나 오래 일하나’
시니어 의사는 오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의사를 양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의료현장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지역의료 정책으로서 성과를 판단하려면 단순 채용 인원 이상의 지표가 필요하다.
실제 의료인력이 부족한 지역에 몇 명이 배치됐는지, 지역에서 필요한 진료과 의사를 확보했는지, 얼마나 오래 근무했는지, 정부 지원이 끝난 뒤에도 진료를 이어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현재 확보된 자료만으로는 지역별 배치율과 진료과별 충원 현황, 평균 근무기간, 지원 종료 후 계속 근무율을 확인하기 어렵다.
이 자료가 없다면 시니어 의사 확대가 지역 의료공백을 어느 정도 줄였는지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공보의 감소가 2030년대 초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시니어 의사 지원은 지역 의료인력 부족에 대응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사업의 성과는 지원 인원이나 예산 규모보다 의사가 부족한 지역에 실제 인력을 배치하고 안정적으로 근무하도록 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