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3편 족저근막염
3편 아침 첫발 디딜 때 ‘찌릿’…족저근막염, 무조건 쉬어야 할까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찌릿하게 아프다가 몇 걸음 걸으면 통증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다시 걸을 때 비슷한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족저근막염에서 흔히 나타나는 ‘첫걸음 통증’이다.
족저근막은 발뒤꿈치뼈에서 발가락까지 이어지는 두꺼운 섬유조직이다.
발의 아치를 지지하고 걸을 때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한다.
이 조직이 발뒤꿈치뼈 안쪽에 붙는 부위에 반복적으로 하중이 가해지면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름에 ‘염’이 들어가지만 오래 지속된 족저근막염을 단순한 염증성 질환으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조직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급성 염증보다 콜라겐 배열 변화와 미세손상 등 퇴행성 변화가 주로 관찰됐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족저근막병증’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따라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무조건 쉬는 것만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 발에 가해지는 하중을 조절하고 족저근막과 종아리의 유연성, 발과 발목의 근력을 함께 회복해야 한다.

왜 아침 첫발이 가장 아플까
족저근막염은 주로 발뒤꿈치 바닥 안쪽에 통증이 나타난다.
자고 일어난 직후나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심하고, 몇 걸음 걸으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이 대표적이다.
많이 걷거나 오래 서 있었던 날에는 오후나 저녁에 다시 심해질 수 있다.
자는 동안 발목은 자연스럽게 아래쪽으로 굽혀지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조직은 짧아진 자세로 머물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첫걸음을 내디디면 민감해진 족저근막 부착 부위에 체중과 장력이 갑자기 가해져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몇 걸음 뒤 통증이 줄어드는 것은 조직이 움직임에 적응한 결과일 수 있다.
통증이 잠시 덜하다고 질환이 나았거나 계속 걸어도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다.
많이 걸어서 생기는 병일까
걷기 자체가 족저근막염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평소보다 걷거나 뛰는 거리를 갑자기 늘렸거나, 단단한 바닥에서 장시간 서서 일하는 생활 등이 발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종아리 근육이 뻣뻣해 발목을 위로 젖히는 동작이 제한된 경우, 체중 증가로 발에 가해지는 하중이 커진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가정의학회가 발행하는 ‘아메리칸 패밀리 피지션’은 제한된 발목 가동범위와 높은 체질량지수, 장시간 서 있는 생활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제시한다.
평발이나 높은 아치 등 발의 구조적 특성도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특정한 발 모양만으로 족저근막염의 발생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걷기 운동을 시작한 뒤 발뒤꿈치가 아프다고 해서 걷기 자체가 몸에 해롭다는 뜻도 아니다.
운동량을 지나치게 빠르게 늘리지 않았는지, 신발이 발에 맞는지,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뒀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무조건 쉬기보다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부터 조절해야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오래 걷기와 달리기, 계단이나 오르막길 오르기 등 증상을 악화시키는 활동을 일시적으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발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장기간의 완전한 휴식이 기본 치료는 아니다.
걷는 거리와 속도를 줄이고 달리기 대신 수영이나 실내 자전거처럼 발뒤꿈치 충격이 적은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통증이 가라앉으면 활동량을 서서히 늘려야 한다.
통증을 참고 운동을 강행하거나 반대로 통증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하는 식의 대응은 피하는 것이 좋다.
활동 후 통증이 뚜렷하게 심해지거나 다음 날 첫걸음 통증이 악화한다면 운동 강도와 시간을 다시 조절해야 한다.
갑자기 심한 통증이 발생했거나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단순히 운동량을 줄이는 데 그치지 말고 다른 질환이나 손상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스트레칭과 근력운동, 무엇이 더 중요할까
2023년 ‘정형·스포츠 물리치료 저널(Journal of Orthopaedic & Sports Physical Therapy)’에 발표된 임상진료지침은 족저근막에 초점을 맞춘 스트레칭과 종아리 근육 스트레칭을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을 위한 주요 치료로 권고했다.
발과 발목의 저항운동도 치료에 포함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족저근막 스트레칭은 의자에 앉아 아픈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린 뒤 발가락을 발등 방향으로 천천히 당기는 방법이다.
발바닥 안쪽이 부드럽게 당기는 정도로 시행하되 심한 통증을 참으면서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아침에 바닥을 딛기 전이나 오래 앉았다가 일어나기 전에 하면 첫걸음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종아리 스트레칭은 벽을 짚고 아픈 다리를 뒤로 뻗은 뒤 발뒤꿈치를 바닥에 붙인 채 몸을 앞으로 기울이는 방식으로 할 수 있다.
무릎을 편 자세와 약간 굽힌 자세를 나눠 시행하면 종아리의 서로 다른 부위를 늘릴 수 있다.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되면 발뒤꿈치 들기와 같은 근력운동을 병행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양발로 시작해 적응 상태를 보면서 강도를 서서히 높여야 한다.
고령자는 균형을 잃지 않도록 벽이나 의자를 잡고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통증이 심하거나 운동 방법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면 의료진이나 물리치료사의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깔창만 넣으면 치료될까
깔창은 발바닥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하고 통증을 줄이는 보조수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깔창만 사용한다고 족저근막의 기능이 회복되거나 모든 환자의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023년 임상진료지침은 기성품이나 맞춤형 깔창을 단기간의 단독 치료로 사용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다만 스트레칭과 운동, 신발 조정 등 다른 치료와 함께 사용하면 통증 감소와 기능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싼 맞춤형 깔창이 모든 사람에게 기성품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근거도 부족하다.
가격이나 ‘아치 복원’과 같은 광고 문구보다 깔창을 넣었을 때 발이 눌리지 않는지, 실제로 통증이 줄고 걷기가 편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신발은 발뒤꿈치와 발의 중간 부분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 발가락이 움직일 공간이 충분해야 한다.
밑창이 지나치게 닳았거나 뒤틀린 신발, 발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는 얇은 슬리퍼를 장시간 신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쿠션이 지나치게 푹신한 신발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도 아니다.
쿠션과 안정성, 착용감을 함께 살펴야 한다.
야간부목은 첫걸음 통증이 계속될 때 고려
야간부목은 잠자는 동안 발목이 아래쪽으로 처지는 것을 막아 족저근막과 종아리가 짧아진 자세로 오래 머무르지 않도록 돕는 보조기다.
2023년 임상진료지침은 아침 첫걸음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1∼3개월 동안 야간부목을 사용하는 방안을 권고했다.
다만 착용감이 불편해 수면을 방해하거나 피부 압박을 일으킬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야간부목은 발과 발목 상태에 따라 적합성이 다르므로 의료진과 상의해 사용 여부와 착용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착용 중 저림이나 피부색 변화, 통증 악화가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소염진통제와 주사, 근본 치료는 아냐
소염진통제는 통증이 심한 시기에 증상을 줄이기 위해 사용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하중이나 발의 기능 문제까지 해결하는 치료는 아니다.
고령자는 신장·위장·심혈관질환이 있거나 항응고제 등 다른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주사는 통증을 빠르게 줄이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연구에서는 효과가 주로 단기간에 그치며 시간이 지나면 이점이 줄거나 위약 주사와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경우도 확인됐다.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주사는 족저근막을 약하게 만들 수 있으며 드물게 족저근막 파열이나 발뒤꿈치 지방패드 위축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도 이러한 위험 때문에 주사 횟수를 제한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주사치료는 단순히 통증이 있을 때마다 반복하는 치료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스트레칭과 운동, 신발 조정 등 보존적 치료를 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될 때 진단을 다시 확인하고 기대효과와 위험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
체외충격파나 혈소판풍부혈장(PRP) 주사 등도 만성 족저근막염에 사용되지만 치료 방식과 대상자에 따라 연구 결과가 다르다.
특정 치료가 모든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엑스레이에서 ‘뼈 돌기’가 보이면 제거해야 할까
발뒤꿈치 엑스레이에서 뼈가시처럼 보이는 골극이 발견되기도 한다.
이를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발뒤꿈치 골극은 통증이 없는 사람에게서도 관찰된다.
미국정형외과학회는 골극 자체가 족저근막염 통증의 원인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형적인 족저근막염은 증상과 진찰을 중심으로 판단할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초음파검사가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다만 통증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다면 엑스레이나 초음파, MRI 등을 이용해 피로골절이나 족저근막 파열 등 다른 원인을 확인할 수 있다.
영상검사의 종류는 증상과 진찰 결과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뒤꿈치 통증을 모두 족저근막염으로 보면 안 돼
첫걸음 통증과 발뒤꿈치 바닥 안쪽의 압통은 족저근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다.
그러나 증상만으로 확진할 수는 없다.
발뒤꿈치 중앙이 멍든 것처럼 아프고 딱딱한 바닥에서 통증이 심하면 지방패드 문제를 살펴야 한다.
갑자기 통증이 시작됐거나 발뒤꿈치뼈 깊은 곳이 아프고 체중을 싣기 어렵다면 피로골절 가능성을 확인해야 한다.
화끈거림이나 저림, 감각 이상이 동반되면 신경 압박이나 말초신경병증도 감별할 필요가 있다.
발이 붉게 붓고 뜨거워지거나 발열과 오한이 동반되면 통풍이나 감염 등 다른 질환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 상처나 피부색 변화, 감각 저하가 나타났다면 통증이 약하더라도 진료를 미뤄서는 안 된다.
갑작스러운 외상 뒤 통증이 발생했거나, 휴식 중 또는 밤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수주 동안 관리했는데도 호전되지 않는다면 의료진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족저근막염 관리의 핵심은 ‘무조건 쉬기’가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는 활동을 조절하면서 스트레칭과 근력운동으로 발이 견딜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데 있다.
깔창과 야간부목, 약물과 주사치료는 각자의 역할과 한계를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에 선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4편
다음 편은 ‘뒤꿈치 아프면 모두 족저근막염?’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4편에서는 족저근막염과 혼동하기 쉬운 발뒤꿈치 통증의 원인을 살펴본다.
발뒤꿈치 지방패드 문제와 종골 피로골절, 신경 압박, 아킬레스건 질환은 통증 위치와 양상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증상이 나타날 때 자가관리보다 진료가 필요한지 등을 의학적 근거와 함께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