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2편 무지외반증
2편 엄지발가락 휘었는데 교정기 끼면 돌아올까…무지외반증의 오해와 진실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고 발 안쪽 관절이 튀어나오면 흔히 무지외반증을 의심한다.
돌출된 부위가 신발에 닿아 붉어지거나 아프고, 변형이 심해지면 발가락이 겹치거나 걷는 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뼈가 자라 튀어나온 질환이 아니다.
엄지발가락과 첫째 중족골을 잇는 관절을 중심으로 뼈와 연부조직의 배열이 달라지는 변형이다.
엄지발가락은 둘째 발가락 방향으로 기울고 첫째 중족골은 반대쪽으로 벌어지면서 관절 안쪽이 돌출돼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변형의 정도와 통증이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엄지발가락이 많이 휘어도 별다른 통증이 없는 사람이 있는 반면, 변형이 크지 않아도 신발 압박이나 관절 주변의 염증으로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치료 여부를 판단할 때 발 모양뿐 아니라 통증과 보행 기능을 함께 살펴야 하는 이유다.

65세 초과 고령층 유병률 35.7% 추정…국내 수치로 단정은 금물
2010년 국제학술지 ‘족부·발목 연구 저널(Journal of Foot and Ankle Research)’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은 78편의 논문에 포함된 76개 조사, 총 49만6,957명의 자료를 종합했다.
분석 결과 무지외반증의 통합 유병률은 18∼65세 성인에서 23%, 65세 초과 고령층에서 35.7%로 추정됐다.
성별 자료를 종합한 추정치는 여성 30%, 남성 13%로 여성에게서 더 높았다.
다만 조사 대상과 표본 추출 방식, 무지외반증을 판정한 방법이 연구마다 달랐고 결과의 편차도 컸다.
연구진도 이러한 방법론적 차이를 해석상의 한계로 제시했다.
따라서 이 결과를 근거로 국내 고령자의 유병률도 35.7%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무지외반증이 여성과 고령층에서 비교적 흔하게 관찰된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하이힐만 신지 않으면 생기지 않을까
무지외반증의 원인을 하이힐 하나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유전적 소인과 발의 형태·관절 구조, 인대의 유연성, 염증성 관절질환, 신발 환경 등이 함께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신발의 영향을 무시할 수도 없다.
앞코가 좁거나 뾰족한 신발은 발가락을 한쪽으로 밀고 돌출된 관절 부위를 압박한다.
굽이 높은 신발은 체중을 앞발에 더 집중시켜 통증과 불편을 키울 수 있다.
미국정형외과학회(AAOS)는 앞코가 좁고 발에 맞지 않는 신발과 유전적 소인, 발의 형태와 구조 등을 무지외반증과 관련된 요인으로 설명한다.
결국 “하이힐 때문에만 생긴다”거나 반대로 “신발은 전혀 관계없다”고 단정하는 것 모두 정확하지 않다.
엄지가 휘면 반드시 계속 심해질까
무지외반증은 대체로 서서히 진행하는 변형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서 같은 속도로 악화하거나 반드시 심한 단계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변형이 진행되면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을 밀거나 위아래로 겹칠 수 있다.
발가락 사이에 굳은살이 생기고 앞발의 하중 분포가 달라지면서 둘째·셋째 발가락 아래쪽에 통증이나 굳은살이 나타나기도 한다.
반대로 변형이 있어도 통증과 기능 저하가 없다면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통증이 없는데 단순히 변형의 진행을 막거나 외관을 개선하기 위해 수술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다만 발가락이 빠르게 휘거나 신발을 신기 어렵고 걷는 데 지장이 생긴다면 진료를 통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교정기 끼면 엄지발가락이 다시 펴질까
온라인에서는 발가락 교정기, 실리콘 분리대, 야간 부목 등을 사용하면 무지외반증을 교정할 수 있다는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에게 이미 자리 잡은 뼈와 관절의 변형을 교정용품만으로 정상 위치에 영구적으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2021년 발표된 무지외반증 보조기 관련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에서는 발가락 분리 기능이 있는 일부 보조기가 통증과 무지외반각 개선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보고됐다.
그러나 포함된 연구의 수가 적고 보조기의 형태와 착용 기간, 연구 대상자의 상태가 서로 달라 모든 환자에게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교정기는 아무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일부 환자에게는 발가락 사이의 마찰과 돌출 부위의 압박을 줄이고 통증을 완화하거나 착용 기간에 발가락 정렬을 보조할 수 있다.
다만 굳어진 성인 무지외반증을 완전히 펴거나 영구적으로 교정한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교정용품이 두껍거나 발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신발 내부가 좁아져 돌출 부위의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착용 후 통증이나 피부 발적, 물집, 저림이 나타나면 사용을 중단하고 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깔창은 변형 치료제가 아니라 압력 조절 도구
기성 깔창이나 맞춤형 깔창도 무지외반증 자체를 되돌리는 치료제로 보기는 어렵다.
다만 발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을 분산하고 특정 부위에 집중되는 압력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평발이나 발의 과도한 회내 등 다른 문제가 동반됐거나 앞발 통증이 함께 나타날 때는 깔창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비싸거나 맞춤 제작됐다는 사실만으로 효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깔창을 넣은 뒤 신발 내부 공간이 좁아지면 돌출 부위와 발가락이 더 눌릴 수도 있다.
‘무너진 아치를 복원한다’거나 ‘수술 없이 변형을 완전히 교정한다’는 광고보다는 실제로 압박과 통증이 줄고 걷기가 편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신발
통증이 있는 무지외반증의 초기 관리에서는 발가락이 움직일 공간이 충분한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코가 넓고 발볼을 조이지 않으며, 굽이 지나치게 높지 않고 발뒤꿈치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신발이 적절하다.
신발은 표시된 치수만 보고 고르기보다 직접 신고 걸어봐야 한다.
양쪽 발 크기가 다르면 큰 발을 기준으로 고르고, 발이 붓기 쉬운 오후에 신어보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꽉 끼는 신발을 “신다 보면 늘어나겠지”라고 생각하고 구매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다.
돌출 부위에 붙이는 보호 패드는 마찰을 줄일 수 있지만 너무 두꺼우면 신발 안의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진통소염제는 통증 완화에 사용될 수 있으나 고령자는 신장·위장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에 따라 주의가 필요하므로 의사 또는 약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술은 변형 각도보다 통증과 기능이 기준
무지외반증이 있다고 모두 수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신발 교체와 보호 패드, 깔창 등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했는데도 통증이 계속되고 걷거나 신발을 신는 데 지장이 있을 때 수술을 검토한다.
진단과 수술 계획에는 서 있는 상태에서 촬영하는 체중부하 엑스레이가 활용된다.
체중이 실렸을 때의 발가락 정렬과 변형 각도, 관절염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수술 방법은 변형의 위치와 정도, 관절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수술의 주된 목적은 발 모양을 보기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통증을 줄이고 정렬과 기능을 개선하는 데 있다.
변형 각도가 크더라도 통증이나 기능 장애가 없다면 수술을 서둘러야 할 근거는 부족하다.
반대로 겉으로 보이는 변형이 크지 않더라도 통증이 지속돼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전문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갑자기 붉고 뜨겁게 아프다면 통풍과 감염도 살펴야
엄지발가락 관절이 아프다고 모두 무지외반증은 아니다.
무지외반증은 변형이 서서히 진행하고 돌출된 관절 부위가 신발에 반복적으로 눌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통풍 발작은 엄지발가락 관절에 갑작스럽고 강한 통증이 발생하면서 붓기와 열감, 피부 발적이 동반될 수 있다.
미국 국립관절염·근골격·피부질환연구소(NIAMS)는 통풍 발작이 밤에 갑자기 시작되기도 하며 첫 발작이 엄지발가락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혈중 요산 수치가 높다고 모두 통풍이 생기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과 검사 결과를 종합해 진단해야 한다. 미국 국립관절염·근골격·피부질환연구소 통풍 안내
관절에 갑작스러운 심한 통증과 부기가 나타나고 발열이나 오한까지 동반된다면 관절 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평소 무지외반증이 있더라도 새로운 양상의 급성 통증을 기존 변형 때문이라고 자가진단하지 말고 신속하게 진료받아야 한다.
무지외반증, 이것만은 구분해야
| 궁금증 | 확인해야 할 내용 |
|---|---|
| 하이힐 때문에만 생기나 | 아니다. 좁고 높은 신발은 발가락 압박과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전적 소인과 발 구조 등도 관련된다. |
| 엄지가 휘면 반드시 계속 심해지나 | 서서히 진행할 수 있지만 진행 속도와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
| 교정기를 끼면 완전히 펴지나 | 통증과 마찰 감소, 제한적인 각도 개선 가능성은 있지만 성인의 굳어진 변형을 영구적으로 정상화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 |
| 비싼 맞춤 깔창이 더 좋은가 | 가격만으로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 압력과 통증이 줄고 보행이 편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
| 변형이 크면 바로 수술해야 하나 | 외관이나 각도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비수술적 치료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과 보행·신발 착용의 어려움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
| 갑자기 엄지 관절이 붉고 뜨거우면 | 통풍이나 관절 감염 등 다른 질환을 감별해야 한다. |
[웰라이프타임즈 건강기획]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3편
다음 편은 ‘족저근막염, 무조건 쉬어야 할까’
「나이 들수록 발이 중요하다」 3편에서는 아침에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가 찌릿하게 아픈 족저근막염을 살펴본다.
왜 자고 일어난 뒤 통증이 심한지, 단순한 염증으로만 볼 수 있는지, 무조건 쉬는 것이 좋은지, 스트레칭과 근력운동·깔창·야간부목·주사치료는 언제 고려해야 하는지 등을 의학적 근거와 함께 짚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