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도 대장암 걸린다…‘젊은 대장암 급증’ 정말 사실일까

2023년 대장암 신규 환자 3만2610명…60대 26.6%로 가장 많아

20대 발생률 10만 명당 5.3명·30대 24.6명·40대 40.8명…연령별 차이 뚜렷

‘한국 젊은 대장암 세계 1위’는 과거 국제비교 결과…현재 순위로 해석해선 안 돼

  • 진료환자 증가와 신규 발생률 증가는 달라…통계 종류부터 구분해야
  •  
  • 국가암검진은 50세부터…혈변·배변 습관 변화 지속되면 나이와 별개로 확인 필요

 

 

‘한국은 젊은 대장암 세계 1위’, ‘20·30대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젊은 나이에도 대장암은 실제 발생하며 과거 국제 연구에서 한국의 50세 미만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 국제비교 결과를 2026년 현재의 순위로 받아들이거나 건강보험 진료환자 증가를 신규 대장암 발생률의 ‘급증’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젊은층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를 키우는 숫자보다 연령별 실제 위험과 지속되는 몸의 변화를 제대로 살피는 일이다.

 

30·40대 성인이 복부 건강과 평소 배변 변화를 살펴보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AI 제작)

 

2023년 대장암 3만2,610건…60대가 가장 많아

2026년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새로 발생한 암은 28만8,613건이다. 

 

이 가운데 대장암은 3만2,610건으로 전체 암의 11.3%를 차지해 세 번째로 많았다.

 

남성은 1만9,156건, 여성은 1만3,454건이었다. 남녀를 합친 연령별 구성비는 60대가 26.6%로 가장 높았고 70대 20.0%, 50대 19.7% 순이었다. 대장암이 여전히 중·고령층에서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젊은 나이에 발생하지 않는 암은 아니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의 연령군별 조발생률을 보면 대장암은 20~29세에서 인구 10만 명당 5.3명, 30~39세 24.6명, 40~49세 40.8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젊은층’으로 묶더라도 차이가 크다. 

30대 발생률은 20대의 약 4.6배, 40대는 약 7.7배다.

 

또 2023년 연령군별 주요 암 발생률을 보면 대장암은 20대에서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 30대와 40대에서는 갑상선암·유방암에 이어 세 번째였다.

 

따라서 ‘20·30대 대장암’처럼 젊은층 전체를 하나로 묶어 위험을 설명하기보다 연령에 따라 실제 발생률이 크게 다르다는 점을 함께 봐야 한다.

 

‘한국 젊은 대장암 세계 1위’라는 말은 어디서 나왔나

한국의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이야기에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2019년 국제학술지 Gut에 발표된 연구는 여러 국가의 암등록자료를 비교했다. 

2008~2012년 한국의 50세 미만 대장암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2.9명으로 연구에 포함된 국가·지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한국 젊은 대장암 세계 1위’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됐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조사 시점이다.

12.9명이라는 수치는 2008~2012년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결과다. 

이를 2026년 현재 한국의 국제 순위를 보여주는 최신 통계처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2024년 공개된 The Lancet Oncology 연구는 50개 국가·지역의 자료를 비교했다.

 

국가별로 가장 최근 5개년인 2013~2017년 등을 기준으로 25~49세 대장암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호주가 10만 명당 16.5명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15.2명, 뉴질랜드와 미국 14.8명, 한국 14.3명 순이었다.

 

한국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은 맞지만, 이 자료에서는 가장 높은 국가·지역이 아니다.

 

따라서 ‘과거 국제 연구에서 한국의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과 ‘한국이 현재도 세계 1위다’라는 주장은 구분해야 한다.

 

과거 증가했다는 사실과 ‘지금도 급증한다’는 말도 구분해야

세계적으로 50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조기발병 대장암(Early-Onset Colorectal Cancer)’은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국제 연구에서는 일부 국가에서 젊은 연령의 대장암 발생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한국 역시 과거 국제비교에서 높은 발생률을 보인 국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과거 증가했다’와 ‘현재도 같은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는 같은 말이 아니다.

 

특히 전체 대장암과 50세 미만 조기발병 대장암의 추세를 섞어서도 안 된다. 

 

국내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50~75세의 대장암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다 2012년 이후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이 결과를 그대로 50세 미만의 추세로 확대할 수는 없다.

 

국가와 조사기간, 연령, 성별, 결장암·직장암 등 발생 부위에 따라서도 추세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자료로는 ‘한국 젊은층에서도 대장암이 발생하며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왔다’고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다. 

 

반면 ‘20·30대 대장암이 지금도 급증하고 있다’고 단정하려면 같은 연령 기준으로 최신 발생률의 장기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진료환자가 늘었다’와 ‘새로 암에 걸린 사람이 늘었다’는 다르다

젊은 대장암 관련 통계를 볼 때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진료환자 수’와 ‘신규 발생자 수’다.

 

국가암등록통계의 암 발생자 수는 해당 연도에 새롭게 암을 진단받은 사람을 중심으로 집계한다.

 

건강보험 진료자료에서 집계한 환자 수는 성격이 다르다. 

이전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뒤 치료나 추적 관찰을 위해 의료기관을 계속 이용하는 환자가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일정 기간 30·40대 대장암 진료환자가 늘었다는 자료가 있더라도 이를 그대로 ‘30·40대의 신규 대장암 발생률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의미로 바꿔서는 안 된다.

 

암은 진단 이후 치료와 추적 관찰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다. 

어느 해에 의료기관을 이용한 환자 수와 그해 새로 암을 진단받은 사람의 수는 다른 지표다.

 

왜 젊은 나이에 생기나…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없어

젊은 연령에서 대장암이 발생하는 이유 역시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장암의 알려진 위험요인에는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비만, 음주, 흡연, 붉은 육류와 가공육 섭취, 만성 염증성 장질환 등이 포함된다.

 

최근 국내 40~49세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높은 체질량지수(BMI)가 조기발병 대장암 위험 증가와 관련된 요인으로 나타났다. 

 

다만 개별 위험요인이 젊은 대장암 증가 현상 전체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도 살펴야 한다.

린치증후군이나 가족성선종성용종증과 같은 유전질환은 대장암 발생 위험과 관련돼 있다. 

 

가족 중 특히 젊은 나이에 대장암이나 관련 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가족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젊은 대장암이 모두 유전 때문에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서구화된 식생활 때문에’, ‘배달음식 때문에’, ‘가공식품 때문에’처럼 특정 음식이나 생활습관 하나를 젊은 대장암의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혈변·배변 습관 변화 지속되면 ‘젊으니까’ 넘기지 말아야

‘젊은 대장암이 급증하고 있는가’라는 통계 문제와 별개로 30·40대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나이가 젊다는 이유만으로 지속되는 증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국가암정보센터가 안내하는 대장암의 주요 증상에는 갑작스러운 배변 습관의 변화, 설사와 변비, 혈변이나 점액변, 가늘어진 변, 복통과 복부 팽만, 체중·근력 감소, 피로감 등이 포함된다.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다.

 

혈변이 있다고 해서 대장암이라는 뜻은 아니다. 

대장 용종이나 치질, 게실증, 궤양성 대장염, 감염성 장염 등에서도 직장 출혈이 나타날 수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따라서 증상 하나만으로 대장암을 의심해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혈변이나 이전과 다른 배변 습관, 복부 불편감 등이 반복되거나 지속된다면 ‘젊으니까 괜찮겠지’라고 넘기지 말고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력도 함께 살펴야 한다. 

특히 가족 가운데 젊은 나이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의 위험도와 검사 시기를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국가암검진은 50세부터…증상이 있다면 별개의 문제

2026년 7월 갱신된 국가암정보센터의 국가암검진 안내에 따르면 대장암 검진 대상은 50세 이상 남녀다.

검진 주기는 1년이며 기본 검사는 분변잠혈검사다.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확인되면 대장내시경검사 등을 시행한다.

 

여기서 ‘검진’과 증상이 있을 때 받는 ‘진단을 위한 검사’를 구분해야 한다.

국가암검진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선별검사다. 

혈변이나 지속적인 배변 습관 변화 등 증상이 있어 원인을 확인하는 경우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따라서 ‘국가암검진이 50세부터이므로 30·40대는 대장암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증상이나 별도의 위험요인이 없는 모든 20·30대가 대장내시경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연령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증상과 가족력, 개인의 위험요인을 함께 살펴 필요한 검사를 의료진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1위·급증’보다 실제 위험과 몸의 변화 봐야

최신 국가암등록통계와 국제 연구를 종합하면 몇 가지 사실은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30·40대에서도 대장암은 실제 발생한다. 

2023년 발생률은 30대에서 인구 10만 명당 24.6명, 40대에서 40.8명이다.

 

한국의 젊은 대장암 발생률이 과거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 1위’로 알려진 대표적인 수치는 2008~2012년 자료에서 나온 결과다. 

 

더 최근 시기를 비교한 국제 연구에서는 한국보다 높은 발생률을 보인 국가·지역도 확인됐다.

또 

 

결국 30·40대에게 필요한 것은 ‘젊은 대장암 급증’이라는 표현에 막연한 공포를 느끼는 것도, 반대로 ‘젊으니 괜찮다’며 몸의 변화를 무시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연령대에서 실제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혈변이나 이전과 다른 배변 습관 등 지속되는 변화가 있다면 나이를 이유로 확인을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작성 2026.09.07 19:37 수정 2026.09.07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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