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양의학의 역사에서 불로장생의 상징이자 원기 회복의 으뜸으로 꼽혀온 인삼은 오랜 세월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 보약재다.
시중에서 인삼이나 수삼, 홍삼, 백삼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며 판매되는 수많은 삼 제품들을 접한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이들이 완전히 다른 품종이거나 효능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착각하는 대중적 오해에 빠지곤 한다.
밭에서 갓 캐낸 생삼을 그대로 씹어 먹으면 홍삼보다 훨씬 강한 약효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신봉하여 미세 먼지나 흙이 묻은 상태로 무작정 생으로 섭취하는 안일한 섭취 습관이 만연해 있다.
영양분의 보고이자 독소의 은신처?!! 수삼 뇌두의 독성과 세척법
수삼을 손질할 때 가장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핵심 부위는 바로 줄기와 뿌리가 만나는 삼의 머리 부분인 뇌두(頭)다.
뇌두는 봄마다 새로운 싹을 피워내는 부위로 사포닌과 유용한 알칼로이드 성분이 집중되어 있는 영양의 보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한의학적·생리학적 관점에서 날것 형태의 수삼 뇌두에는 신경계와 위장에 강한 자극을 유발하는 독성 알칼로이드 성분인 인삼산 및 신경 자극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이를 익히지 않고 생으로 섭취하거나 과량 복용할 경우 강한 구토, 설사, 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킨다.
따라서 수삼을 생으로 섭취하거나 약재로 사용할 때에는 뇌두 부위를 칼로 완전히 칼질하여 잘라내어 제거하는 것이 절대적 안전 수칙이다.
다만 뇌두를 열로 충분히 익히거나 오랫동안 달여낼 경우 독성 성분이 열분해되어 사라지므로, 약탕기에 넣고 오래 끓이는 경우에는 뇌두를 포함하여 달여도 무방하다.
손질 전 수삼 세척 시에는 겉면에 묻은 흙과 미세 오염물질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수삼을 물에 10분간 담가 흙을 불린 뒤, 부드러운 칫솔이나 솔을 이용해 뿌리 사이에 낀 이물질을 결을 따라 살살 닦아낸다.
원형을 보존하기 위해 강한 수압이나 수세미로 벅벅 문지르면 유효 사포닌이 함유된 표피층이 벗겨져 약성이 손실되므로 섬세한 세척 수칙을 이행해야 한다.
사포닌 파괴 없이 효능을 200% 끌어올리는 조리법?!! 달여 먹는 법과 요리 활용
수삼의 핵심 유효 성분인 진세노사이드(사포닌)는 열에 반응하는 고유의 화학적 성질을 지니고 있다.
많은 이들이 약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팔팔 끓는 고온의 펄펄 끓는 물에 수삼을 넣고 오랫동안 오버보일링(Over-boiling)하곤 한다.
그러나 100도가 넘는 고온에서 수삼을 장시간 격렬하게 끓이면 사포닌의 화학 구조가 파괴되거나 휘발성 정유 성분이 날아가 약효가 대폭 감소한다.
수삼을 달여 먹을 때는 80~90도 상당의 미온 유지를 제공하는 저온 추출법을 적용해야 한다.
약탕기나 오크루를 활용하여 뭉근한 불에서 2~3시간 동안 은근하게 우려내는 것이 영양 손실 없는 정석적 달임 프로세스다.
달인 물 외에도 일상 요리에서 수삼의 영양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조합 수칙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수삼을 뇌두 제거 후 우유, 꿀과 함께 갈아 마시면 우유의 지방 성분이 지용성 사포닌의 체내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주며, 꿀의 당분이 수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중화시켜 유두하게 해 준다.
또한 여름철 삼계탕이나 해신탕에 수삼을 넣을 때는 닭고기의 단백질과 수삼의 진세노사이드가 결합하여 기력 회복 시너지를 발휘한다.

다만 금속 재질의 냄비나 가열 기구는 수삼의 유효 성분과 산화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내열 유리나 도자기, 약탕기를 사용하는 기구 선택의 지혜가 요구된다.
열이 많은 체질은 삼가야 할까? 체질별 부작용 차단법과 보관법
수삼을 비롯한 인삼류를 섭취할 때 가장 흔히 들리는 소문 중 하나는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이나 가슴에 화가 많은 사람은 삼을 먹으면 안 된다'는 체질적 금기설이다.
인삼은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체온을 상승시키는 온성(溫性) 약재다.
평소 고혈압이 심하거나 상초에 열이 몰려 얼굴이 붉어지는 체질의 경우, 생수삼을 다량 섭취하면 두통, 안구 건조, 두드러기, 혈압 상승 등의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체질의 경우 수삼보다는 찌고 말리는 과정을 거쳐 열성이 완화된 홍삼을 선택하거나, 전문 한의사의 진단에 따라 감초나 맥문동 등 열을 내려주는 약재와 병용하여 섭취하는 완충법을 적용해야 한다.
또한 수삼은 수분 함량이 80%에 달해 마트나 시장에서 구매한 후 방치하면 수일 내에 뇌두 부위부터 곰팡이가 피거나 썩어버리는 장기 보관의 취약성을 지닌다.
수삼의 싱싱함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입 즉시 세척하지 않은 상태로 분무기로 물을 살짝 뿌린 신문지나 이끼에 싸서 김치냉장고(0~2도)에 보관해야 한다.
이렇게 보관하면 약 1개월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더 오랫동안 보관하고자 할 때에는 뇌두를 제거하고 깨끗이 세척한 뒤 편으로 썰어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 보관해야 한다.
혹은, 꿀에 절여 수삼청 형태로 가공하면 1년 이상 약성을 온전히 보존하며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