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걷기만으로 충분할까…65세 이상은 근력·균형운동 함께 챙겨야
- 무거운 중량보다 체력에 맞는 운동부터…시니어에게 중요한 ‘생활할 수 있는 힘’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지켜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건강검진이나 체성분검사에서 골격근량부터 확인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근육량이 많다고 반드시 힘까지 센 것은 아니다.
시니어의 근육 건강을 살피려면 근육의 양과 함께 악력, 걷기, 의자에서 일어서기처럼 실제 생활에서 힘을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근육량은 ‘얼마나 있나’, 근력은 ‘얼마나 힘을 내나’
근육량과 근력은 서로 관련돼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근육량은 몸에 있는 근육의 양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이중에너지 X선흡수계측법(DXA)이나 생체전기저항분석법(BIA) 등을 이용해 근육량을 평가할 수 있다.
근력은 근육이 실제로 힘을 발휘하는 능력이다. 악력검사와 의자 일어서기 검사 등이 근력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활용된다.
근육량은 근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지만 근육의 양만으로 실제 힘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 근육의 질과 신경계 기능 등 여러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니어의 근육 건강은 ‘근육량이냐 근력이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보는 문제가 아니다.
근육의 양과 실제 힘, 움직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한눈에 보는 근육량과 근력의 차이
| 구분 | 근육량 | 근력 |
|---|---|---|
| 의미 | 몸에 존재하는 근육의 양 | 근육이 실제로 만들어내는 힘 |
| 영어 | Muscle mass | Muscle strength |
| 주로 보는 것 | 골격근량, 근육의 양 | 악력, 근육이 발휘하는 힘 |
| 측정 예 | DXA, BIA 등 | 악력검사, 의자 일어서기 검사 등 |
| 나이가 들면서 | 감소할 수 있음 | 감소할 수 있음 |
| 시니어 건강에서 | 근육의 양·질을 확인 | 실제 힘과 기능을 확인 |
| 함께 살펴볼 것 | 근력과 신체수행능력 | 근육량과 신체수행능력 |
근감소증 평가에서 ‘근력’을 먼저 보는 이유
근육량과 근력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근감소증 평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럽 근감소증 전문가그룹(EWGSOP2)은 낮은 근력을 근감소증의 핵심적인 특징으로 보고 우선 평가한다.
악력이나 의자 일어서기 검사에서 낮은 근력이 확인되면 근감소증 가능성을 살핀다.
이어 근육의 양이나 질이 낮은지 확인해 진단하며, 신체수행능력까지 떨어져 있으면 중증 근감소증으로 평가한다.
악력과 의자 일어서기, 근육량과 보행능력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는 근육량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
근육의 양만으로 실제 신체기능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워 근력과 움직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체성분검사 정상인데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다면
시니어는 검사 결과뿐 아니라 일상에서 나타나는 신체기능의 변화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예전에는 쉽게 오르던 계단이 부쩍 힘들어지거나 의자에서 손을 짚지 않고 일어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장을 본 뒤 물건을 들고 이동하기가 버겁거나 평소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는 변화도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변화가 있다고 곧바로 근감소증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관절이나 신경계 질환, 균형 문제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체성분검사에서 근육량이 정상 범위로 나왔다고 해서 근력과 신체기능까지 정상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특히 이전에는 어렵지 않았던 일상 동작을 반복해서 수행하기 힘들어졌다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고 넘기기보다 신체기능이 달라진 원인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악력은 왜 근감소증 평가에 사용될까
악력은 근력을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정해진 방법으로 악력계를 쥐고 얼마나 힘을 낼 수 있는지 측정한다.
EWGSOP2는 악력과 의자 일어서기 검사를 낮은 근력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제시한다.
의자 일어서기 검사는 팔을 사용하지 않고 앉은 자세에서 반복해 일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하체 근력을 살펴보는 데 활용된다.
그러나 집에서 병뚜껑을 잘 열거나 의자에서 쉽게 일어난다는 이유만으로 근감소증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전문적인 평가에서는 정해진 측정 방법과 기준을 적용한다.
필요한 경우 근육량과 보행속도 등 다른 지표도 함께 확인한다.
한국 지역사회 거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한국 노인노쇠코호트(KFACS) 연구에서도 악력, 의자 일어서기, 보행속도와 근육량 등을 이용해 EWGSOP2 기준에 따른 근감소증을 평가했다.
걷기만 열심히 하면 근력운동은 필요 없을까
걷기는 시니어가 비교적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다.
하지만 걷기를 꾸준히 하는 것과 주요 근육의 근력을 충분히 유지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에게 주요 근육군을 사용하는 중등도 이상 강도의 근력 강화 활동을 일주일에 2일 이상 하도록 권고한다.
65세 이상은 성인 권고에 더해 기능적 균형과 근력운동을 강조하는 다양한 복합 신체활동을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도록 권고한다. 이는 신체기능을 높이고 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시니어의 운동을 ‘오늘 몇 보를 걸었는가’만으로 평가하기보다 걷기와 근력, 균형을 함께 관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근력운동, 꼭 무거운 기구를 들어야 할까
근력운동이라고 하면 헬스장에서 무거운 바벨이나 운동기구를 드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근력 강화 활동의 핵심은 근육이 저항에 맞서 힘을 쓰게 하는 데 있다.
미국 국립노화연구소(NIA)는 근력 강화 활동이 신체기능을 높이고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의자에서 일어나기, 계단 오르기, 장 본 물건 들기처럼 일상에서 필요한 동작과도 연결된다.
처음부터 무거운 중량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체력에 맞춰 시작하고 운동에 적응하면서 무게나 반복 횟수 등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작은 활동량부터 시작해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특정 운동이 자신의 건강 상태에 적합한지 확신하기 어렵다면 의료진과 상담할 필요가 있다.
70대에도 근력을 높일 수 있을까
나이가 들면 근육량과 근력, 신체수행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고령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력운동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NIA는 활동적인 생활이 노화에 따른 근력과 신체능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많은 고령자가 운동을 통해 근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젊은 사람과 같은 운동능력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니어에게는 스스로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고, 필요한 물건을 들고, 외출하는 데 필요한 신체기능을 가능한 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다.
다만 개인별 건강 상태는 다르다.
심혈관질환이나 관절·척추질환 등으로 운동에 제약이 있다면 운동 종류와 강도를 자신의 상태에 맞춰야 한다.
통증이나 어지럼증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는데도 무리해서 운동을 계속해서는 안 된다.
‘몇 ㎏ 들 수 있나’보다 생활 속 변화를 살펴야
특별한 운동 기록이 없어도 이전의 자신과 비교하면 신체기능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예전에는 손을 대지 않고 일어나던 의자에서 이제 팔걸이를 밀어야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계단을 오를 때 다리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자주 생기는지, 이전에 어렵지 않게 들던 장바구니가 부쩍 무거워졌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평소보다 걷는 속도가 느려졌거나 넘어지는 일이 반복되는지도 살펴볼 변화다.
이런 변화는 근감소증을 스스로 진단하는 기준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신체기능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근육 건강의 목표는 결국 ‘내 생활을 지키는 힘’
시니어에게 근육량은 여전히 중요한 건강 지표다.
그러나 체성분검사에서 골격근량이 정상이라는 결과를 받는 것만으로 근육 건강 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근육량과 함께 실제 힘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 걷고 일어서는 능력이 유지되는지, 균형을 잡고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근력운동의 목표 역시 몸의 근육을 크게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내 다리로 걷고, 스스로 의자에서 일어나고, 계단을 오르고, 필요한 물건을 들 수 있는 힘을 오래 유지하는 것.
나이가 들수록 근육 건강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에서 ‘얼마나 잘 사용할 수 있는가’까지 넓혀 살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