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과 법원의 판결이 알려지며 대한민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세 모녀를 향해 무자비하게 흉기를 휘두른 범인은 다름 아닌 만 15세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었다. 사건의 잔혹성과 사전에 치밀하게 설계된 범행 계획, 그리고 무엇보다 국민의 법 감정과 크게 엇갈린 사법부의 판결은 미성년자 강력 범죄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거센 도화선이 되고 있다.
사건 당일 오전 9시경, 아파트 1층에서 외출을 준비하며 문을 나서던 40대 여성을 향해 가해 학생이 갑작스럽게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가해자는 곧장 열린 문을 통해 집 안으로 침입하여 피해 여성의 중학생, 초등학생 두 딸에게도 흉기를 휘두르며 끔찍한 살인 미수 행각을 벌였다. 세 모녀가 목숨을 잃을 뻔한 이 사건이 다행히 미수에 그칠 수 있었던 이유는 가해자가 스스로 범행을 멈추거나 반성해서가 아니었다. 오직 생명을 지키기 위한 피해자들의 필사적인 저항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범행의 동기와 과정은 10대 소년의 소행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악랄하고 치밀했다. 가해자는 단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남자 동급생이 자신을 무시했다는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특히 동급생의 여동생인 피해 여학생을 교묘하게 속여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집안에 성인 남성인 아버지가 부재한 시간대까지 사전에 파악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범행 당일에는 집 앞에서 무려 30분간 잠복하며 때를 기다렸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범행 전후의 정황이다. 가해 학생은 범행을 결심한 후 온라인을 통해 '살인 청부업자 고용 방법'을 은밀히 검색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는 "한 명을 죽이나 세 명을 죽이나 어차피 똑같다. 빨리 죽이고 발각되지만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며 인명 경시 태도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게다가 이번 살인 미수 사건 이전에는 앙심을 품었던 동급생을 대상으로 성 착취물까지 제작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지며, 범죄의 뿌리가 결코 가볍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에 검찰은 가해자의 범행이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야 마땅할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현행법상 소년범에게 내릴 수 있는 유기징역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재판부에 구형하며 사회적 격리의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가해자에게 장기 10년에 단기 7년의 부정기형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재판부가 내세운 주요 양형 이유는 가해자가 아직 만 15세의 어린 소년으로서 교화 및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점, 그리고 지능 지수가 경계선에 머물러 있다는 점 등이었다.
이러한 사법부의 판결이 전해지자 대중의 공분은 극에 달했다. 범죄의 무게와 피해자들이 평생 안고 가야 할 극심한 트라우마에 비해 형량이 턱없이 가볍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심 판결이 대법원까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가려 했던 가해자는 불과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다시 사회로 복귀하게 된다.
현재 사건 이후 미성년자 강력 범죄에 대한 엄정한 처벌과 관련 법 개정을 촉구하는 국민 청원은 단기간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정식으로 회부된 상태다. 법원은 정해진 양형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결을 내렸다고 설명하지만, 치밀하게 계획된 살인 미수와 성범죄를 저지른 소년범을 향한 관대한 처벌은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와 너무나도 큰 거리가 있다.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잔혹한 범죄에 면죄부나 감형을 주는 현행 제도가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피해자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 끔찍한 사건 앞에서, '교화의 가능성'을 이유로 내려진 관대한 처벌은 피해자에게 두 번의 상처를 주는 것과 다름없다. 20대 중반에 사회로 돌아올 가해자를 마주해야 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시대의 변화와 범죄의 흉포화에 발맞춘 소년법의 현실적인 개정과 사법부의 엄중한 법 집행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