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시가 농촌 지역의 생활 환경을 획기적으로 탈바꿈하고, 지역 공동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대규모 '마을만들기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었다. 단순한 시설 보수를 넘어 거주민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 자치와 농촌 르네상스를 실현할 핵심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일 청주시 농업정책국에 따르면, 현재 시 전역에 걸쳐 총 14개 마을(관정2리, 상대1리, 추정1리, 용곡2리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정주 여건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다. 투입되는 예산만 총 60억 원 규모에 달한다. 2024년에 선정된 6개 지구와 2025년에 추가 선정된 8개 지구는 모두 오는 2026년 12월 최종 완공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주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생활밀착형 기반 시설'의 확충이다. 노후화된 기존 마을회관을 현대적으로 정비하고, 주민들이 언제든 모여 소통할 수 있는 다목적 광장을 새롭게 조성한다. 또한, 비좁고 불편했던 마을 안길을 넓히고 정비하는 한편, 농촌 지역의 범죄 및 사고 예방을 위해 CCTV를 비롯한 각종 안전망을 촘촘하게 구축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공간 업사이클링(Upcycling)이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마을의 미관을 해치던 폐경로당이나 유휴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하여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시설로 재탄생시킨다. 이는 한정된 자원과 공간의 활용도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쾌적한 농촌 환경을 조성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번 정책이 과거의 농촌 개발 사업과 확연히 구별되는 지점은 바로 '추진 방식'에 있다. 관할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사업을 지시하는 하향식(Topdown) 관행을 과감히 탈피했다. 대신 마을의 실거주자들이 직접 지역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발전 방향을 기획하는 '상향식 주민 주도형(Bottomup)' 모델을 전면 도입했다.
실제로 대상지 선정 단계부터 철저한 주민 참여가 이루어진다. 주민들은 사전 교육과 전문 컨설팅을 이수한 뒤, 스스로 예비 계획서를 작성해 대면 평가와 심층 발표 과정을 거쳐야만 최종 사업지로 낙점받을 수 있다. 설계부터 실행까지 모든 과정에 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구조다.
하드웨어(시설) 확충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프트웨어(인적 자원)를 강화하는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시는 마을별 고유한 특성을 반영한 다채로운 지역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맞춤형 문화·복지 프로그램과 차세대 마을 리더 육성 교육을 통해, 관 주도의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주민들 스스로 마을을 경영하고 자생력을 유지할 수 있는 튼튼한 토대를 구축하는 중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작금의 마을만들기사업은 쇠락해 가는 농촌의 겉모습만 단장하는 1차원적인 정비가 아니다"라며, "주민들이 주체적으로 마을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실현해 나가는 혁신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 체감도가 높은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누구나 정착하고 싶은 '청주형 행복 농촌'의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청주시는 현재 가동 중인 14개 지구의 기반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뒤, 2027년부터는 도농복합도시의 장점을 살린 '시민특별시 청주' 비전 구현에 매진할 방침이다. 농촌 고유의 정체성과 매력이 살아 숨 쉬는 정주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관련 사업을 중장기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청주시의 이번 사업은 지방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 농촌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단순한 예산 투입을 넘어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역량 강화를 유도함으로써, 농촌 공동체의 본질적인 회복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도농이 상생하는 '시민특별시 청주'의 청사진이 농촌 현장에서 어떻게 열매를 맺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