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일 전국 대다수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되며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침묵의 재앙’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기온 상승과 고습도가 결합된 극단적 폭염은 인체의 열 조절 기능에 과부하를 일으키며 목숨을 위협하는 온열질환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폭염 기간 발생한 온열질환자의 50% 이상이 야외 작업장, 논밭, 건설 현장, 길가 등 직사광선과 열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야외 공간에서 집중 집계됐다. 나아가 환기가 미흡하거나 냉방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실내 주거지에서도 열사병 환자가 잇따르는 등 폭염의 칼날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다.
보건의학 전문가들은 폭염을 단순한 계절적 불쾌감이 아닌 생체 시스템을 파괴하는 ‘보건 재난’으로 규정하며, ‘물·그늘·휴식’으로 대표되는 기본 행동요령의 철저한 준수만이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유일한 방파제라고 경고한다.
“갈증 느끼기 전 이미 탈수”... 온열질환 예방 ‘3대 생명 수칙’
질병관리청과 행정안전부가 제시하는 온열질환 예방 수칙은 체내 열 축적을 막고 수분·전해질 불균형을 예방하는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다.
1. 수분 충전: ‘20분마다 1컵’... 갈증의 착각을 넘어라 인체가 갈증을 인지했을 때는 이미 체내 수분의 1~2%가 손실된 경도 탈수 상태다. 따라서 무더위 속에서는 갈증 여부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야외 활동이나 노동 시에는 20분마다 종이컵 1컵(약 150~200ml)의 물을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다. 다량의 땀을 흘린 경우에는 맹물만 마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저나트륨혈증을 방지하기 위해 이온음료나 약간의 소금을 탄 물로 전해질을 동시에 충전해야 한다. (단, 신장 질환 등 수분 제한이 필요한 만성질환자는 전문의의 지도 아래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2. 체온 유지: 미온수 샤워와 ‘26℃ 실내 환경’의 미학 외출 시에는 직사광선을 반사하는 밝은 색상의 헐렁한 옷을 입고, 챙이 넓은 모자나 양산으로 두피와 목을 보호해야 한다. 외출 후 열기를 식히기 위해 찬물로 급격히 샤워를 하면 피부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하여 오히려 체내 열 방출이 방해받는다. 30~35℃ 안팎의 미온수로 체온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것이 심장 부담을 줄이는 정석이다. 실내 냉방은 적정 온도(26℃ 안팎)를 유지하되, 밀폐된 공기로 인한 호흡기 질환 및 유해물질 축적을 막기 위해 2~3시간마다 10분씩 환기해야 한다.
3. 외출 자제: 위험 시간대(12~17시) ‘그늘 우선 휴식’ 하루 중 태양열이 가장 강렬한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는 가급적 야외 작업이나 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 현장에 머물러야 하는 경우, 최소 1시간 작업 후 10~15분 이상 통풍이 잘되는 그늘이나 시원한 실내에서 필수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근무 환경이 보장되어야 한다.
‘열탈진’과 ‘열사병’의 결정적 차이… 생사를 가르는 응급처치
온열질환은 초기 증상을 정확히 인지하고 골든타임 내에 대처하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 열탈진(일사병): 과도한 땀 배출, 두통, 어지럼증, 구토, 근육 경련이 동반된다. 체온은 크게 높지 않으나 탈수가 주원인이다. 즉시 시원한 그늘로 이동해 몸을 압박하는 옷을 풀어헤치고, 이온음료나 수분을 천천히 마시며 휴식을 취해야 한다.
* 열사병(응급상황): 체온이 40℃ 이상으로 치솟으며, 체온 조절 중추가 마비되어 오히려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건조하고 뜨거워진다. 의식이 희미해지거나 발작, 환각 증상을 보인다. 이는 장기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 응급 상태다. 즉시 119에 신고한 뒤,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목, 겨드랑이, 사타구니 부위에 얼음주머니나 젖은 수건을 대어 체온을 강제로 낮춰야 한다. (주의: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물을 먹이면 기도로 들어가 질식을 유발하므로 절대 금물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잔인한 무더위… 기본 수칙 준수가 최고의 백신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의 기세와 빈도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옥외 노동자,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등 기후 취약계층을 향한 법적·제도적 안전망 확충과 함께, 개인 스스로가 일상 속 예방 수칙을 생명선으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