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출국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여행지에서의 각별한 건강 관리가 요구되고 있다.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중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상위 10개 해외 여행지에 전체 여행객의 71.1%에 달하는 약 172만 명이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각 지역별 감염병 발생 특성을 분석한 '해외감염병 지도'를 공개하며 세심한 주의를 당부했다. 해당 지도는 모기매개감염병, 홍역, 고위험 감염병, 기본 개인위생 유의 지역 등 크게 네 가지 그룹으로 위험도를 분류하여 맞춤형 행동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및 대만, 모기매개감염병의 덫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인 싱가포르와 대만은 모기매개감염병 주의 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싱가포르는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대만은 뎅기열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각별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치쿤구니야열 등은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 등 바이러스를 품은 매개 모기에 물려 전파된다. 감염될 경우 발열, 두통, 극심한 근육통과 관절통 등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되어 단순한 감기몸살로 오인하기 쉽다.
특히 베트남,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은 모기매개감염병뿐만 아니라 홍역에 대한 주의까지 동시에 요구되는 지역이다. 이들 국가는 현재 홍역 검역관리지역으로 묶여 있다. 모기물림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외출 시 밝은 색상의 긴 소매 옷과 긴 바지를 착용하고, 노출되는 피부에는 3~4시간 간격으로 모기 기피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또한, 숲이나 산속 등 모기 서식 밀도가 높은 곳의 방문은 자제하는 것이 현명하다. 여행 중 모기에 물렸거나 의심 증상이 발현된다면, 귀국 시 검역 단계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신속진단검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전염성 강한 홍역과 오염된 식수 경고
홍역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전염력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발열, 발진, 기침, 콧물, 결막염 등의 증상을 유발하며,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에서 나오는 비말을 통해 순식간에 주변으로 퍼져나간다. 면역력이 없는 사람이 환자와 접촉할 경우 감염 확률이 90% 이상으로 치솟는다. 따라서 출국 최소 2주 전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홍역 예방백신(MMR) 2회 접종을 완료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귀국 후 3주 이내에 발진을 동반한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차단한 채 의료기관을 찾아 해외 방문 이력을 밝혀야 한다.
더불어 필리핀은 콜레라 검역관리지역으로도 지정되어 있어 식음료 섭취에 비상이 걸렸다. 콜레라는 독소형 콜레라균에 오염된 물이나 어패류를 섭취할 때 발생하는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이다. 감염 시 예고 없는 극심한 수양성 설사와 구토가 발생하며, 심할 경우 탈수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에 이를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길거리 음식 섭취를 피하고, 음식은 반드시 충분히 익혀 먹어야 하며, 식수는 끓이거나 포장된 생수만을 이용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고위험 동물성 감염병 도사려
미국과 중국의 특정 지역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고위험 감염병에 대한 경계 태세를 늦춰서는 안 된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주는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뉴멕시코주는 페스트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중국 역시 통계 집계 상위 10개국에는 포함되지 않았으나 광둥성, 쓰촨성 등 10개 성·시가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점검역관리지역으로 집중 관리받고 있다.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가금류나 돼지 등과의 접촉을 통해 발생하며, 결막염을 시작으로 발열, 기침 등 중증 호흡기 증상을 유발한다. 페스트는 페스트균에 감염된 쥐, 산토끼 등 야생동물이나 이들에 기생하는 벼룩에 물려 감염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림프절 부종과 고열, 피부 괴사 등을 동반한다. 해당 지역 방문객은 야생동물이나 가축 농장 방문을 철저히 금하고, 육류는 완전히 조리하여 섭취하며,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등 철저한 개인위생 수칙을 일상화해야 한다.
기본이 최선의 방어, 큐코드(QCODE) 작성 의무
일본과 홍콩은 별도의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워낙 많은 여행객이 몰리는 만큼 감염병 확산의 교두보가 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올바른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위생적인 음식물 섭취 등 감염병 예방의 가장 기초적인 수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점검역관리지역을 체류하거나 경유한 모든 입국자, 그리고 의심 증상을 보이는 여행객은 귀국 전 반드시 큐코드(QCODE) 시스템에 접속하여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하게 신고해야 할 법적, 도의적 의무가 있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해외여행 전 목적지의 감염병 정보를 사전 숙지하고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안전한 휴가의 첫걸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치명적인 감염병은 국경을 가리지 않으며, 방심하는 순간 일상의 행복을 앗아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해외여행의 설렘이 치명적인 질병의 고통으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서는 '아는 것이 힘'이라는 격언을 철저히 실천해야 한다. 방문 국가의 감염병 리스크를 정확히 파악하고, 백신 접종부터 모기 기피제 준비, 꼼꼼한 손 씻기까지 기본에 충실한 방어벽을 구축할 때 비로소 진정한 힐링 휴가를 완성할 수 있다. 귀국 후 건강 상태 신고와 자가 모니터링은 나 자신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백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