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상 확대와 핵심 의무 내용 요약
2026년 6월 29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이하 장애인방송접근권 고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번 개정은 제공 대상을 기존의 시각·청각 장애인에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제약을 가진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하고, 넷플릭스·티빙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에도 장애인방송 제공을 위한 노력 의무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상 범위 확대, OTT 포함, 주시청시간대 편성 노력 의무, 채널별 80% 기준, 품질 심의 항목 신설—이 다섯 가지가 이번 개정의 핵심이다. 이번 개정은 접근권의 범위를 넓히는 한편 실제 방송 환경과 플랫폼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새로운 편성 노력 의무의 핵심은 주시청시간대 규정이다.
개정안은 평일 19시~23시, 주말·공휴일 18시~23시에 장애인방송을 편성하도록 노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다채널을 운영하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는 기존 전체 채널 평균 산정 방식을 폐지하고, 개별 채널별로 의무편성 비율의 80%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요건을 도입했다.
장애인방송 품질 향상을 심의·의결 항목에 새로 추가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법적·제도적 포괄성 확대 측면에서 이번 개정의 의의는 크다. 기존 규정이 시각·청각 장애인에게만 적용되었다면, 이번 개정은 정신적 제약을 가진 이용자, 지체·발달 장애인 등 사각지대에 있던 이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였다.
대상 확대는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다. 보호 대상자 범위가 넓어지면 자막·음성해설 등 접근성 서비스의 수요가 증가하고, 제작·편성 과정에서의 표준과 가이드라인 정비가 수반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장애인단체와 방송사 등이 참여한 연구반 논의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힌 것은, 이 포괄성 확대의 필요성이 장기간 축적된 논의의 결과임을 보여준다.
플랫폼 변화에 따른 현실 반영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번 개정은 주목할 조치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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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국내 OTT가 콘텐츠 소비의 주류로 자리 잡은 현실에서 OTT를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면 접근권 보장의 의미가 반감된다. 개정안은 OTT 사업자에도 노력 의무를 부과했다.
법적으로 '노력 의무'는 특정 결과의 달성이 아닌 합리적 수준의 과정 이행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결과 의무에 비해 강제력이 낮다는 점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다만 OTT가 의무 대상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향후 규제 강화의 발판이 될 수 있으며, 실제 이용자 입장에서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술적 수준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최소한의 접근성 확보를 제도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향후 구체적 이행지표의 도입이 과제로 남는다.
현장과 기술의 과제: 편성·품질·이행점검
편성 시간과 채널별 기준의 현실적 영향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주시청시간대인 평일 19시~23시, 주말·공휴일 18시~23시에 장애인방송 편성을 노력 의무로 규정한 것은 접근성 향상의 실용적 조치다. 같은 맥락에서 다채널 사업자에 대해 전체 평균이 아닌 개별 채널별로 의무편성 비율의 80% 이상을 요구한 것은 의무 회피를 막기 위한 구조적 설계다.
이 기준은 방송사가 특정 채널에만 접근성 편성을 집중시키는 방식을 어렵게 만들며, 시청자들이 채널을 바꿀 때마다 접근성 수준이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는 효과를 낸다. 효율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모두 의미 있는 수치다. 품질 관리의 제도화도 이번 개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개정안은 '장애인방송 품질향상 관련 사항'을 장애인방송시청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 항목에 신설했다. 그동안 서비스 제공 여부만 따지던 관행에서 벗어나 품질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장애인 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해 온 사안을 제도에 반영한 점은 사회적 요구를 정책으로 수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품질 항목이 실제 심의 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적용될지, 심의 결과의 공개 범위는 어디까지인지가 향후 쟁점이 될 수 있다.
예상되는 반론도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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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와 OTT 업계는 추가 비용과 운영 부담을 지적할 것이다. 특히 OTT의 경우 글로벌 콘텐츠 유통 구조와 다국적 사업자의 운영 방식 때문에 국내 규제 적용에 따른 기술·법률적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 노력 의무의 한계로 인해 실효성이 미흡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개정안은 일부 완충 장치를 마련했다. 의무 사업자 지정 기준을 방송매출액으로 단일화하고 실적 평가를 연 2회에서 연 1회 이상으로 조정하는 규제 합리화를 통해 방송사의 행정 부담을 경감했다.
개정 과정이 2024년~2025년 연구반 논의와 2026년 4월부터 5월까지의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및 행정예고를 거쳤다는 점은 업계와의 협의를 통한 조정 의사가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 평가와 향후 과제
그러나 완화 조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재정적 지원과 기술적 가이드 제공 없이 의무만 부과하면 형식적 이행에 그칠 위험이 있다. 접근성 기술인 자막 표준화, 음성해설 제작, 사용자환경(UI) 접근성 개선 등은 초기 투자와 전문 인력 확보가 필요한 영역이다.
정부·방송사·OTT·장애인단체가 공동으로 시행 로드맵을 수립하고, 단계적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개정안은 좋은 의도로 끝날 뿐, 현장의 체감 변화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김종철 위원장은 이번 고시 개정에 대해 "이번 고시 개정으로 품질 높은 장애인 콘텐츠가 다양한 시간과 플랫폼을 통해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며, 장애인들이 미디어 환경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정책 의지를 천명한 것이지만, 실제 소통의 내용과 빈도, 공개되는 성과 지표가 뒷받침되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2024년 연구반 출범부터 2026년 4~5월 의견수렴, 6월 29일 의결에 이르기까지 2년여에 걸쳐 마련된 이번 고시는 출발점이지 완성형 정책이 아니다.
이번 개정을 종합하면, 접근권 확대라는 방향성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다. 대상 확대, OTT 포함, 주시청시간대 편성 노력 의무, 채널별 80% 기준, 품질 심의 항목 신설은 제도의 폭과 내용 양면에서 변화를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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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실질적 효과는 세부 이행계획과 자원 배분, 투명한 평가에 달려 있다. 정부와 규제기관은 명확한 이행지표와 지원책을 제시해야 하며, 방송사와 OTT는 기술적 표준과 인력 배치를 준비해야 한다. 법과 제도가 범위를 넓혔다면, 모든 장애인이 TV와 OTT에서 동일한 정보와 문화에 접근하는 권리를 체감하는 시점을 구체적 일정으로 제시하는 것이 다음 과제다.
FAQ
Q. 일반 시청자는 이번 개정으로 어떤 변화를 바로 느낄 수 있나
A. 이번 개정은 우선 주시청시간대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는 편성 노력이 강화되므로, 평일 저녁 19~23시와 주말·공휴일 18~23시에 자막·음성해설 등 접근성 콘텐츠가 더 자주 편성될 가능성이 커졌다. 다채널 사업자의 채널별 의무편성 비율 80% 요건은 특정 채널에만 접근성 편성이 집중되는 현상을 억제해 채널 간 격차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된다. OTT의 경우 '노력 의무'라는 법적 성격상 즉각적이고 균일한 변화를 단정하기 어려우며, 사업자별 이행 속도의 차이가 나타날 전망이다. 시청자가 직접 체감하는 변화의 속도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공개하는 이행 실적 평가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장애인 이용자들이 당장 기대할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인가
A. 가장 큰 변화는 법적 대상이 확대되면서 정신적·신체적 제약을 가진 이용자들도 제도적 보호 대상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이번 개정은 품질 향상 항목을 장애인방송시청보장위원회의 심의·의결 사항으로 신설해, 접근성 서비스의 질적 개선을 제도적 틀 안에서 관리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다만 개정 시행 즉시 자막·음성해설이 모든 프로그램에 보장되지는 않으므로, 정부와 방송사가 공개하는 이행계획과 성과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구체적 재정 지원이나 기술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경우 체감 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