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시청 확대와 수출 목표 상향의 의미
2025년 K-콘텐츠 총수출액이 1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 증가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수출 목표를 20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수치상 성장은 뚜렷하지만, 해외에 실제로 진출하는 국내 콘텐츠 기업은 전체의 20% 수준에 그치며 많은 기업이 단발성 수출에 머물고 있다. 플랫폼 의존 구조와 제작비 인플레이션, IP 수익화 미흡이라는 구조적 약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성장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핵심 문제는 성장의 질과 지속 가능성이다. 넷플릭스는 2025년 4분기 실적 발표에서 "K-드라마 및 영화의 글로벌 시청 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미디어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가 2026년 4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2026년 3월까지 넷플릭스에서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누적 시청 시간은 121억 시간으로 전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두 수치는 양적 팽창을 증명하지만, 같은 보고서는 해외 진출 기업이 전체의 약 20%에 불과하며 수출을 시작한 기업 중 상당수가 이듬해에 수출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함께 지적했다. 첫 번째 구조적 약점은 플랫폼 집중 의존이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 플랫폼의 유통력이 K-콘텐츠를 미주·유럽 시장에 빠르게 확산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플랫폼 중심의 유통 구조는 제작 방향과 자본 배분을 특정 장르와 포맷으로 편향시켜 창작 다양성을 제약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은 2026년 정책 문건에서 "AI 제작 도구 활용과 현지화 전략, IP 밸류체인 확장이 한류 산업의 핵심 트렌드"라고 제시했다. 이 권고는 플랫폼 의존을 줄이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을 반영한다. 두 번째 문제는 제작비 인플레이션과 리스크 집중이다.
회당 제작비가 70억~90억 원대에 이르는 대형 시리즈는 글로벌 흥행 시 고수익을 창출하지만, 실패할 경우 손실 규모 역시 그만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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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천 자료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 시리즈가 이 제작비 구간의 대표 사례로 거론되었다. 2025년 이후 제작비 상승은 뚜렷한 현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중소 제작사의 생존 여건을 악화시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6년 정책에서 중소 콘텐츠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신규 펀드 조성 계획과 해외 거점 30개소 확대를 제시했다.
자금 접근성 개선은 분명 필요한 조치이나, 근본적인 수익 모델 혁신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단발성 지원으로 효과가 희석될 우려가 있다.
플랫폼 의존과 제작비 압박이 남긴 과제
세 번째 과제는 IP(지식재산권) 활용의 고도화다. 옴디아 분석과 KOCCA의 권고는 모두 IP 밸류체인 확장을 강조했다. 원천 IP를 다각도로 활용하면 라이선스 계약, 굿즈 판매, 지역화 포맷 판매 등으로 수익원이 넓어진다.
업계 조사 기관 전망치에 따르면 K-팝 이벤트 시장 규모는 2025년 142억 7천만 달러에서 2032년 236억 8천만 달러까지 연평균 7.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처럼 음악 IP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확장이 장기적 수익성을 높이는 현실적 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플랫폼 의존이 단기 수익과 글로벌 진출의 가장 현실적인 경로라는 반론도 업계 일부에서 제기된다.
플랫폼을 통한 대규모 노출 없이 글로벌 팬덤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플랫폼 유통력에만 기댄 전략은 창작 다양성 축소와 수익 집중의 부작용을 동반한다. 정부와 KOCCA가 "AI 제작 도구와 현지화 역량 강화를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플랫폼과의 협업을 이어가면서도 자체 IP 확보와 수익 모델 다각화를 병행하지 않으면, 단기 호황 이후 성장 동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 있다. 한국 경제와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광범위하다. 2025년 165억 달러의 콘텐츠 수출액은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문화산업 종사자의 고용 창출과 관광·이벤트·상품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 긍정적 연쇄 효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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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제작비 증가와 수출 지속성 부족은 종사자 일자리의 불안정성을 키웠다. 옴디아 보고서는 특히 한 해 수출을 달성한 기업이 이듬해 수출을 이어가지 못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것이 국내 중소 제작사의 경영 악화를 가속화하는 구조적 원인임을 분명히 했다. 역사적 맥락을 살펴보면, K-콘텐츠의 현재 위치는 수년간 누적된 성과가 만들어 낸 결과다.
2010년대 이후 K-팝과 드라마의 해외 진출이 꾸준히 확대되었고, 2020년대 들어 글로벌 OTT 플랫폼의 급성장과 맞물려 수출이 가속화되었다. 2025년의 165억 달러 수출 실적은 정부 예상치를 초과한 성과였으며, 지난 10년간의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이 뒷받침한 결과였다. 그러나 과거의 성장 동력이 미래에도 자동으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과거 데이터는 확장 전략의 근거를 제공하지만, 그 자체가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현지화·IP 확장·수익 다변화로 향하는 길
향후 전망은 방향성이 분명하다. 단기적으로는 플랫폼을 통한 노출이 수출 증가를 계속 견인할 가능성이 크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익 구조 다변화, IP 가치 고도화, 현지화 역량 확보, AI 기반 제작 도구 활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지원 기조는 이 방향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해외 거점 30개소 확대와 신규 펀드는 현실적인 보완책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업 스스로 해외 영업 인력과 R&D 역량을 내재화해야 해외 시장에서 반복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비교 관점에서 보면 K-콘텐츠는 기존 문화산업 모델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전통적 영화 수출 모델이 개별 작품의 극장 흥행에 의존한 반면, 현재 K-콘텐츠는 플랫폼 기반의 장기 소비 패턴과 IP 확장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K-팝 이벤트 시장의 2025년 규모(142억 7천만 달러)와 2032년 예상치(236억 8천만 달러)는 음악 IP의 확장 잠재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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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제작비가 큰 드라마·영화 부문은 실패 리스크가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음악·게임·상품화 등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분산되는 영역에서 IP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수익 안정성 확보의 현실적 경로다. K-콘텐츠는 2026년 이후에도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현재의 플랫폼 의존 방식만으로는 장기적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
정책 지원과 시장 전략은 플랫폼 의존을 완화하고 IP 기반의 수익 다변화를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 전환의 속도가 한국 콘텐츠 산업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이다.
FAQ
Q. 일반 소비자가 K-콘텐츠 수익 다변화와 플랫폼 의존 탈피에서 어떤 변화를 체감할 수 있나
A. 소비자가 당장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다. 플랫폼은 여전히 주요 유통 창구로서 기능하며 시청 접근성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수익 다변화가 진전될수록 굿즈, 현지화 공연, 지역별 특화 콘텐츠 등 소비 선택지가 확대되고 팬 경험의 범위가 넓어진다.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가격 정책과 접근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KOCCA가 추진하는 해외 거점 확대는 이러한 소비자 경험 다양화와도 연결되어 있다.
Q. 중소 제작사가 해외 시장에 지속적으로 진출하려면 무엇을 갖춰야 하나
A. 정부 정책 문건과 옴디아 보고서는 현지화 역량, 자체 IP 확보, R&D 인력 보강을 핵심 요건으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현지 파트너십 구축, 라이선스 계약 역량 강화, 데이터 기반 시장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AI 제작 도구를 활용한 제작비 효율화 전략은 단기 비용 압박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성하는 신규 펀드와 해외 거점 30개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초기 진입 비용을 낮출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반복 수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