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기준금리 1.0%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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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그동안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글로벌 ‘돈줄’ 역할을 해왔던 일본이 본격적인 고금리 시대로 발을 들였다.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1.0%까지 끌어올리며 사실상 ‘엔저’에 기반한 완화적 금융 환경에 마침표를 찍었다. 30년 넘게 이어진 장기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한 이후, 예상보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일본 금융당국의 등 떠민 결과로 풀이된다.
31년 만에 맞이한 ‘금리 1%’ 시대… 쉼 없는 긴축 페달
일본은행은 16일 사흘간 진행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2024년 3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전격 종료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의 신호탄을 쏜 이후 네 번째 추가 인상이다. 이로써 일본의 정책금리는 1995년 9월 이래 31년 만에 처음으로 1%대 고지를 밟았다.
수장인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간 질환으로 입원해 사상 초유의 ‘총재 공석’ 상태에서 치러진 회의였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대로 인상 카드가 나왔다. 우에다 총재는 입원 전인 이달 초 강연에서 “중동 사태의 불확실성이 크더라도 금리 인상의 적절성을 단호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결정문을 통해 “향후 경제·물가·금융 거시 정세 변화에 발맞춰 정책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금융완화 정도를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하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두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 공포’에 경기 둔화 우려 덮었다
일본은행이 이처럼 강경하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행보를 이어가는 근본 원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수입 물가 압력에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장기화되면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이는 고스란히 일본 내 물가를 자극했다.
실제로 일본의 5월 기업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6%를 넘어서며 경고등이 켜졌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일본은행의 관리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 구조상, 역대급 엔화 약세 환경과 원자재 가격 폭등이 겹치며 서민 경제의 실질 구매력을 갉아먹자 경기 침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전 세계로 번지는 ‘2차 긴축 도미노’… 미국 연준 입에 쏠린 눈
일본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은 글로벌 자산시장의 판도를 바꿀 메가톤급 변수로 꼽힌다. 전 세계 금융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엔 캐리 트레이드(En-Carry Trade)’ 자금의 대규모 유출이다. 오랜 기간 영(0)에 가깝던 일본 금리가 1%대로 올라서고 엔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 해외 주식과 채권 시장에 투자됐던 천문학적인 엔화 자금이 일본 국내로 역류(청산)하면서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도 다시 ‘자금 회수’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지난 11일 예금 금리를 연 2.25%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3년 만에 매파적 전환을 알렸다.
한국은행: 대외 인플레이션 변수와 환율 방어를 위해 다음 달 9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카드를 검토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당장 16~17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신중론이 우세하지만,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가 4%대에 안착하는 등 인플레이션 불씨가 꺼지지 않아 향후 매파적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국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본마저 금리를 1%대로 올리며 전 세계적인 ‘2차 인플레이션 전쟁’이 본격화됐다”며 “고물가를 잡기 위한 주요국들의 동반 금리 인상 기조가 하반기 글로벌 자산 시장의 변동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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