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른 주택공급에 강북 노원·동대문구도 국민평형 분양권 18억
AI부동산경제신문 | 부동산

[서울=이진형 기자] 입주 물량 가뭄이 촉발한 전방위적 수급 불균형이 서울 부동산 시장 전반을 흔들고 있다. 강남과 한강변에서 발원한 상승 동력이 전세난을 타고 서울 외곽 및 강북 지역으로 맹렬히 번져가는 모양새다. 한때 미분양으로 외면받던 강북권 외곽 신축 분양권마저 단숨에 18억 원 선을 돌파하는 등 매매·전세·월세 시장이 한꺼번에 치솟는 ‘트리플 강세’가 고착화되고 있다.
12년 만에 최대 폭 뛴 전세, 월세까지 전 전… “세입자 선택지 사라졌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 종합 전셋값은 한 달 만에 0.91% 오르며 1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자 그 여파가 월세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가돼 서울 주택 종합 월셋값 역시 0.81% 상승,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아파트 유형의 월세 상승률은 0.95%에 육박했다.
이 같은 임대차 시장의 폭등세는 정주 여건이 우수한 강남권 대단지와 강북권 핵심 학군지가 나란히 견인했다. 송파구(1.62%), 성동구(1.44%), 노원구(1.40%), 성북구(1.30%) 등 전세 물량이 극도로 부족한 지역에서 월셋값도 똑같이 강세를 나타냈다. 임대차 불안 심리는 도미노처럼 연결되어 경기(0.51%)와 인천(0.27%) 등 수도권 전역의 전세난으로 확산 중이다.
현장에서는 다주택자 규제 기조로 임대 공급 주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이 늘고,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멸실 주택까지 증가하면서 시장에 유통되는 전월세 매물 자체가 ‘씨가 말랐다’고 증언한다.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2만 7,158가구)은 지난해보다 26.9% 감소했으며, 내년에는 1만 7,197가구로 추가 급감해 유통 매물 가뭄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고분양가 논란 딛고 ‘18억 돌파’… 노원·동대문 신축 분양권 급등
임대차 시장에서 밀려난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는 서울 외곽 신축·준신축 매수세로 옮겨붙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4년 분양 당시 고분양가 지적을 받으며 장기간 미계약 상태였던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아이파크' 전용 84㎡ 분양권이 지난달 18억 1,160만 원(44층)에 매매되며 지역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당초 분양가 상단 대비 4억 원 이상 웃돈이 붙은 액수다.
이러한 ‘외곽 신축의 반란’은 동대문구와 은평구 등지에서도 목격된다.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 입주권이 최근 18억 3,000만 원에 거래됐고, 인근 '래미안라그란데' 입주권도 17억 5,000만 원에 손바꿈하며 초기 분양가 대비 약 6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조합과 시공사 간의 공사비 증액 갈등 및 추가 분담금 리스크가 존재하는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 입주권마저 최근 15억 8,915만 원에 거래되며 견고한 강세를 유지했다.
15억 이하 경매 시장으로 터진 비명… 감정가 145% 낙찰 과열
일반 매매 시장의 문턱이 가파르게 높아지자 서민들은 법원 경매 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수요가 대거 집중되면서 경매 시장마저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낙찰 대란이 빚어지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개 단지 중 9곳이 대출 규제선 이내인 ‘15억 원 이하’ 중저가 주택이었다. 구로구 구로주공 전용 41㎡ 경매에는 매수세가 집중되며 감정가(4억 7,500만 원)의 145%에 달하는 6억 8,888만 원에 낙찰됐고, 강서구 가양9단지 전용 49.5㎡ 역시 감정가 대비 26.7% 비싼 9억 5,009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실제 자치구별 누적 상승률을 보면 올해 들어 성북구(7.02%), 강서구(6.65%), 관악구(6.09%), 구로구(5.83%) 등 서민층 선호 자치구가 전체 지가 상승을 압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공급 가뭄에 대한 공포심이 가라앉지 않는 한, 가을 이사 철을 앞두고 임대차 시장의 불안이 수도권 전역의 주택 매매 심리를 추가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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